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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린다고 다 칭찬 듣는거 아니다.txt (feat. 심폐소생술)

내가슴반쪽 0 114 0 0


CPR 로 환자 살린 간호사 보니까 

나도 CPR 한 경험 있는데 


결말은 안 좋게 끝난 썰을 풀어보려 한다. 



2021년 8월 7일

서울 7호선라인의 어린이대공원에서 있었던 일이다. 


공원이 집 근처라 산책이나 하려고 책 들고 마실 나갔다가 

평소에는 사람들이 잘 지나다니지 않는 샛길에 

할머니 4-5분, 할아버지 한분께서 한곳을 응시 하면서 웅성웅성 대고 있으셨다.


호기심에 그쪽으로 가보니 

40-50대 정도 돼 보이시는 아저씨가 풀숲에 누워 계셨다. 


딱 보니까 

할머니 할아버지분들은 

응급치료를 배운 적 없어 봬 셨고 

하실 수 있는게 없으니까 119에 신고만 해놓고 아저씨만 쳐다보고 계셨다. 


내가 막 사건의 현장에 앞에 닿은 순간  

오지랖이 넓으신 (인정많은) 할머니께서 나 보고 


"젊은총각 이 아저씨 좀 어떻게 해봐" 라고 말씀하셨는데 

이게 모든 시선이 나한테 쏠리니까 

부탁을 거부 할 수가 없더라. (심폐소생술 교육할때 왜 특정 사람 지칭하는지 알겠음)


그리고 본인은 심장 질환자라서 평소에 CPR 뿐만아니라 다른 응급치료에도 관심이 많아서

완전 모르는 일반인 보다는 지식이 있는 상태 였다. 


그럼에도 막상 환자가 눈 앞에 있다고 생각하니

머리가 하얗게 됐음.


구라 하나도 안 보태고 아주 멋있게 상황 통제 하면서 침착하게 대처 할 수 있는 사람 손에 꼽는다. 


난 다행히도 정신 부여잡고

기존 심폐소생술 가이드에 따라서 했음. 

(ㄹㅇ 하면서도 이렇게 해서 살아날까 생각듦)


한 1-2분 정도 하니까 숨이 돌아 오셨는지 눈도 뜨시고 눈알도 이리저리 굴리시더라. 


그래서 119 대원 올때까지 말 걸어드리면서 

보호자 있는지, 평소에 드시는 약 있는지 뭐 이것저것 물어봤지. 


(사업 말아먹었고, 이혼당했고, 어머니랑 살고 있고 

니트로글리세린 복용하고 있다고도 알게 됨.)


근데 

자기가 알아서 할테니까 가라더라 엄청 귀찮아하면서  

119도 부르지말고, 제발 좀 가라고 하길래 

이대로 가면 아저씨 또 위험 해 질수 있다고 걱정하면서 얘기했다.


그러니까 

"나 왜 살렸어"


이러시더라고


순간, 이게 뭐지..싶은기분이 강하게 들었음.


이후에 인터넷에서 알게 됐는데 DNR (심폐소생거부)이라고 문신 새기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는걸 알게됨. 

물론 이 아저씨는 그런 문신이 없어서 몰랐음.


아파서 가슴은 계속 부여잡는데 

119 구급 대원 와도 가기 싫다고 계속 실랑이벌이는거 지켜보다가

그냥 집에 돌아왔다. 



누구는 심폐소생해서 표창 받는데

나처럼 심폐소생 해놓고도 칭찬도 못듣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혹시나 내가 cpr 하다가 갈비뼈 뿌러뜨려서 그사람이 나 고소하면 어떡하나 하는 병신같은 생각만 

가득 안고 집으로 돌아온 기억이 있다.


무튼 그 계기로 나도 제대로 cpr 교육 받아보고자 따로 적십자사에 심폐소생교육 신청해서 자격증 땀. 



IMG_0849.PNG 사람살린다고 다 칭찬 듣는거 아니다.txt (feat. 심폐소생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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