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언 기자]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2차 주포인 김모 씨는 2021년 9월 중순부터 한 달 정도 도피했습니다.
검찰 수사망이 좁혀올 때입니다.
김씨는 같은 해 10월 즈음 A4 용지 3장 분량의 편지를 썼습니다.
김건희 여사 계좌 관리인으로 알려진 민모 씨에게 주려고 했던 겁니다.
검찰이 김씨의 도피를 돕던 측근 A씨의 주거지에서 확보한 겁니다.
편지에서 김씨는 김건희 여사를 직접 언급합니다.
"잡힌 사람들은 구속기소가 될 텐데 내가 가장 우려한 김건희 여사만 빠지고 우리만 달리는 상황이 올 수도 있고…"라고 합니다.
앞뒤 문맥을 고려할 때 '달린다'는 표현은 구속이 되거나, 재판에 넘겨지는 걸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본인들은 처벌을 받고 김 여사만 처벌을 피하는 상황을 우려하는 걸로 보입니다.
검찰 수사에 대비하며 고민한 내용들을 언급하다 나온 겁니다.
"갑자기 3명 영장을 청구했다길래 정말로 아무도 출석하지 않기를 기대했고 간절히 바랐다"며 "지극히 상식적으로 호랑이가 입을 벌리고 있는데 아무 대책도 없이 출석하는 것은 바보짓"이라고 썼습니다.
그러면서 "도대체 형님이 왜 나갔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합니다.
형님은 당시 구속영장이 청구돼 법원 실질심사에 나간 이종호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말합니다.
김씨는 붙잡힌 뒤 검찰 조사에서 "이종호가 왜 출석했는지 원망스럽다고 했는데 맞냐"는 검찰의 질문에 맞다고 했습니다.
'형님'이 이종호라는 걸 인정한 겁니다.
이어 "'나는 잘못 없어요. 누가 시키는 대로 했어요'라고 답한다면 그게 바로 자백"이라며 "나도 또 전략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고 적었습니다.
김씨는 검거 뒤 검찰 조사에서 이 편지를 본인이 쓴 내용이라고 인정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후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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