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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19 + 장문주의) 이거 헤어짐 사유 될까...?

복면대장 0 118 0 0

20대 여자고, 평소에 눈팅 위주로 하는데 심각한 고민이 생겨서 글 써봄. 글이 길어질 것 같아 편의상 음슴체로 씀.

약 1년 반째 교제 중인 남자친구가 있음. 이제까지 관계를 할때는 무조건 콘돔 사용 + 피임약 복용, 이 두가지를 지켜왔음. 이유는 내가 원래 생각도 많고 불안한 것도 많은 성격인데 혹시라도 임신할까봐서. 콘돔 사용해도 터지거나 새거나 뭐 이런 경우도 아주 드물지만 있긴 하다 들어서 피임약도 늘 먹음. 생리주기가 불규칙해서 이렇게 안 하면 불안하더라고.

아무튼 그랬는데 두 달 전부터 남자친구가 노콘으로 하고 싶다고 얘기를 함. 난 미안하지만 그건 불안해서 안 될 것 같다 얘기했고, 당시에는 남자친구도 그냥 내 입장 이해해준다 하고 넘어갔음. 근데 최근 들어서 노콘으로 하고 싶다는 요구가 좀 늘었음. 난 매번 하고 싶어하는데 요구 못 들어줘서 미안하다 했는데 나보고 예민하다 함. 결국 이 문제로 싸우다가 어느순간 서로 소리만 꽥꽥 지르고 있는 걸 발견하고 진지하게 대화를 시도해 봤음. 근데 문제는 나나 남자친구나 둘 다 물러설 생각이 없다는 점임. 

내 입장: 솔직히 콘돔 사용해도 불안해서 할때마다 피임약도 챙겨먹고 있는데 콘돔 안 쓰면 불안해서 안 될 것 같다. 네 요구 못 들어주는 건 미안하지만 솔직히 난 콘돔 안 쓰면 하고 싶지 않다. 그 불안을 감수하면서까지 노콘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노콘 말고 다른 거 해보고 싶은 거 있으면 차라리 그런 거엔 응해주겠다. (19게시판이 아니라 노골적으로 적긴 그렇지만 코스프레라던가 다양한 체위 등등...)

남친 입장: 사후피임약 먹으면 어차피 피임확률 거의 100%다. 임신확률도 거의 없고, 만에 하나 한다 쳐도 내가 너 책임질거다. 아니면 네가 정 애는 아직 낳기 싫다 하면 최후의 수단으론 지워도 된다. 매번 노콘으로 하자는 것도 아니고 어쩌다 한 번 노콘으로 하고 싶다는 거다. 안에다 한다는 것도 아니고 알아서 조절해서 밖에다 하겠다. 솔직히 나도 네 입장 이해해주고 싶은데 그렇게까지 불안해하는 거면 그건 좀 과하게 예민한 것 같다. 

추가로 남친 하는 말로는 어쨌거나 촉감? 여튼 기분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남자들이라면 대부분 노콘을 선호할거고, 내가 설령 다른 남자 만난다 쳐도 분명 지금과 같은 문제가 생길텐데 그때마다 치고박고 싸우다가 헤어질거냐고, 그냥 자기랑 천천히 익숙해져가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함. 

알아본 바로는 실제로 감촉에 차이가 좀 크다고도 하고 심지어 여자들 중에도 이것 때문에 노콘 선호하는 여자들도 있다고 하더라. 근데 암만 감촉 차이가 있어도 감촉이랑 불안감은 결국 별개라고 생각해서 기분 잠깐 좋자고 후에 계속 불안하고 싶지는 않음... 혹시라도 애 들어설까봐 걱정임. 애 낳기 싫은 건 아니지만 적어도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음. 나이도 아직 어리고 여러가지로 준비가 안 되어있다고 생각해서. 그렇다고 해서 지우는 것도 사실 기록으로 남는데다 몸에 문제 생겨서 나중에 내가 진짜로 애를 가지고 싶을때 못 가지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잖아. 이런 경우의 수를 생각하다 보니 콘돔 없는 섹스가 끔찍하게까지 느껴짐.

그래서 피임 도구 없이는 절대 하고 싶지 않은데 내가 지금 남자친구가 처음 사귄 남자임. 그렇다보니 남자친구 말이 맞고 내가 예민한가 싶기도 함. 그냥 남자친구 말대로 내가 익숙해져야 되는 문제인가 싶기도 한데... 막상 마음 먹을라 하면 불안감이 앞서서 좀 이기적일지 몰라도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음. 노콘으로 하느니 그냥 남자 안 만나고 관계 안 하고 사는 게 낫겠다 싶고, 남자친구랑 아무리 대화를 많이 해봐도 오히려 갈등만 더 생기지 도무지 의견이 좁혀질 기미가 안 보여서 아직 많이 사랑하지만 헤어져야 하는 문제인가 고민 중임. 

근데 문제는 이게 헤어질만한 사유가 되는걸까... 남자친구 말대로 안에다 한다는 것도 아니고 알아서 조절한다는데 내가 과하게 불안해하고 예민하게 구는 것 같다는 생각 들어서 남자친구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남자친구가 앞뒤 꽉막힌 여자친구 만난 피해자 같은데 이걸 감히 내쪽에서 헤어지자 해도 되는걸까. 근데 그렇다고 내 불안감이 가시는 건 아니라서 요구를 들어주기도 도저히 결심이 안 서는 상황이라 이도저도 못하고 있음. 한 1주일 전쯤엔 관계를 하려는데 남자친구가 콘돔이 없대서 그럼 그냥 내가 가서 사오겠다니까 꼭 그렇게까지 해야겠냐고, 안 쓰면 죽냐고 하더라. 그것 때문에 기분 확 상해서 또 서로 언성 높이다가 결국 관계도 안 가지고 지금 약간 냉전 중인데 도무지 뭘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모르겠다...

내가 예민한게 문제인건지, 내가 예민한 거라면 어떻게 해야 되는 문제인건지... 차마 알고 지내는 사람한테 못 물어볼만한 낯부끄러운 문제인 거 같아서 지인한테 상담도 못하겠고, 상담할만한 온라인 커뮤니티 찾아보다가 그나마 내가 아는 곳 중엔 이 곳이 어느한쪽에 편향적이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바로 얼마전에 여자분이 고민 글 쓰신 게 보여서 아 여자도 써도 괜찮겠구나 해서 의견 듣고자 왔음. 최근 들어 내가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자주 들어서 많이 미안하긴 한데 진짜 아무리 생각하고 고민해봐도 도무지 노콘으로는 안 될 것 같음... 근데 이게 남자친구도 아니고 계속 요구 거절하는 내쪽에서 헤어지자 해도 될만한 문제인지를 모르겠음... 요구 못 들어주고 있는 건 내쪽인데 내가 헤어지자 해도 되는 걸까, 아니면 내가 예민한 거라면 그냥 눈 딱 감고 어떻게든 맞춰가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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