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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기모노는 정말 벗기기 쉽게 만든 옷일까?

욤미 0 118 0 0
정보) 기모노는 정말 벗기기 쉽게 만든 옷일까?

캡처.JPG 정보) 기모노는 정말 벗기기 쉽게 만든 옷일까?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모대학 의상학과 졸업을 앞두고 있고, 디자인보단 의복사에 관심이 많아 졸업쇼를 거르고 학사논문을 썼답니다.

우연찮게도 제 졸업논문 주제가 동아시아 민속복식의 유사성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따라서 기모노에 대해 꽤 깊이 공부할 기회가 됐고 학교 어학당에서 많은 동아시아 친구들도 만날수 있었어요.


그러던중 포텐에서 위 글을 봤습니다.

찐따계열 특성상 아는게 나오면 가만히 있을수 있겠습니까?

진짜 기모노가 퀵ㅅㅅ하고자 만들어진 옷인지 알아봅시다.


0. 기모노의 정의


20140103162332.jpg 정보) 기모노는 정말 벗기기 쉽게 만든 옷일까?

여러분들이 기모노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는 대표적으로 위 이미지겠죠?

하지만 기모노는 일본 전통의복의 총칭입니다. 

일본 온천가면 입어보는 유카타도, 스모할때 입는 T팬티 처럼 생긴 마와시도, 왜구 하면 떠오르는 훈도시도 모두 기모노의 일종입니다.

우리가 배자와 저고리를 구분짓지만, 외국인에겐 모두 한복으로 불리는것과 같습니다.


위 옷은 후리소데입니다. 후리는 흔들리는(후리) 소매(소데)라는 뜻으로, 소매가 길며 그 길이가 길수록 격식이 높습니다.

(최근엔 엄격하진 않지만)미혼 여성만 입을수 있으며 기혼여성은 소매가 짧은 토메소데를 입습니다.

아마 위 판녀가 말한 기모노는 이 후리를 의미하는 것이겠죠?


1. 후리소데는 여자를 소유물로 생각한 남자들이 고의적으로 불편하게 만든 옷이다?


팩트만 말하자면 후리는 고의적으로 불편하게 만든 옷이 맞습니다. 착용법도 엄격하며 답답하고 길이도 길어서 활동에 지장이 큽니다.

하지만 여자를 소유물로 생각했기 때문에 불편하게 만든 옷은 아닙니다.


稚児大師図.jpg 정보) 기모노는 정말 벗기기 쉽게 만든 옷일까?


후리가 등장한 기록중 가장 오래된것은 가마쿠라 시대(1185~1333) 작품입니다.

바로 위 그림인데, 꽤 오래됐죠? 하지만 보시는것 처럼 소매가 길지 않고 간소해 보입니다.

우리가 알고있는 소매가 길고 치마폭이 좁으며 두꺼운 허리띠를 메고있는 "불편한 후리"는 에도 시대(1603~1868)에 처음 등장합니다.


그 이유는 에도시대가 이전과 달리 강력한 중앙집권하에 사회가 안정된 시절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일본문화가 꽃핀 대표적인 시절인데요, 현대 일본이 자랑하는 전통문화는 많은부분이 에도 시대때 완성됐습니다.

이 당시 예술에 대한 민중의 관심이 매우 높아졌는데요, 특히 그림과 무용이 대중화에 성공합니다.

더 아름다운 몸짓을 위해 소매는 점차 길어졌고, 옷에 한폭의 그림을 그려넣으며 화려해진 시기가 바로 이때였습니다.


즉 아름다움을 위해 후리소데는 점차 불편해진 것입니다.

고전미술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자포니즘 작품중 후리소데가 동양의 아름다움인양 꽤 자주 쓰였던걸 알고 계실겁니다.

서양의 예술가들 눈에 후리가 아름답게 보이는덴 납득할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었죠.


결혼한뒤 더이상 춤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어지며 집안일을 하기 위해 후리의 소매를 잘랐고 그것이 토메소데가 됐다는 설이 가장 지지받고 있습니다. 이후 근대화에 성공하며 '블랙 포멀' 개념이 열도에 자리 잡히고 토메소데는 검정색이 가장 격식있는 것이 된거죠.


저고리 패턴.JPG 정보) 기모노는 정말 벗기기 쉽게 만든 옷일까?



2. 후리소데는 벗기기 쉬워서 퀵ㅅㅅ가 가능했다?


동아시아의 전통의복들은 평면재단인 경우가 많습니다. (절대적은 아닙니다.)

주로 직선과 사선으로 신체에 맞게 재단한뒤 원하는 실루엣 만큼만 곡선을 사용합니다.

즉 서양의 플랫 패턴과는 다르게 동양의복은 다트를 쓸일이 없었어요.

(이해를 돕자면, 치파오가 대표적인 타이트 다트가 들어간 의복입니다. 치파오는 서구권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청나라 시기 의복이에요.

따라서 신체의 곡선이 들어납니다. 치파오의 원형인 창파오를 보면 동서양 의복의 비교가 더 쉬워질 것입니다.)

재단법은 다르지만 한복과 기모노도 대표적인 평면재단 의복입니다.


평면재단 의복의 대표적인 특징은 여밈의 형태가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처럼 수많은 민족이 섞여있는 지역은 그 형태가 수십가지나 됩니다.

따라서 동아시아 지역은 여밈을 고정해주고 옷의 매무새를 단정히 해줄 고정장치가 필요했습니다.

한복의 고름, 포의 반뉴, 기모노의 오비 등등이 그 기능을 했습니다.


그리고 동아시아의 여밈장치중 (민간에서 사용 했던 것중) 가장 복잡하며 사치스러웠던게 기모노의 오비입니다.

그 전통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면,레이온,실크,리넨, 그리고 각 지역 특산직물까지 온갖 오비가 만들어집니다.

화려한 장식끈(오미지메)으로 고정하며 그 장식끈도 고정하는 장치(오비도메)가 또 따로 있습니다.

기모노를 입기 어렵다는 속설은 이 오비 때문이 큽니다. 숙련자가 아니면 오비를 혼자 메는건 대단히 수고스러운 일이었어요.


오히려 후리는 벗기기 어려운 옷중 하나입니다.


3. 후리는 속옷을 안입는다?


입습니다. 그 종류도 여러개 입니다.

아예 기모노의 형태인 나가주반, 고정용 끈이 있는 랩 슬립스커트 형태의 수소요케, 그 안에 또 입는 하다주반 까지 있습니다.


4. 후리는 매춘부들의 옷이다?


C_nlP1RUMAAoHeD.jpg 정보) 기모노는 정말 벗기기 쉽게 만든 옷일까?
(오이란은 오비의 매듭과 장식이 앞(배쪽)으로 향해 있습니다.)

당연히 아닙니다. 민간에서 입은 격식이 높던 의복입니다. 지금도 격식이 가장 높습니다.

물론 매춘부(오이란)들이나 게이샤도 입었습니다.

다만, 정식 화대를 받는 오이란은 오비(허리띠)를 반대로(앞으로) 착용 했습니다.

이는 에도시대때 완성된 문화로서, 과거부터 지금까지 오비를 뒤로 메는것이 정조를 지킨다는 관습성 문화가 남아 있습니다.


즉,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후리소데의 착장법은 오히려 정조를 지킨다는 의미를 내포 하고 있습니다.

혼자 입고 벗기가 대단히 어렵기 때문입니다.


5. 오비(허리띠)를 풀면 ㅅㅅ 하기 위한 이불이 된다?


오비의 폭은 10~15cm 정도로 눕기 어렵습니다.

또 오비를 두툼하게 만들어주는(판녀들이 베게라고 주장하는) 오비마쿠라는 메이지유신 말기~다이쇼 시대에야 최근과 같은 형태로 완성 됩니다. 생각보다 얼마 안됐죠? 그 이전엔 없거나, 단단한 면직물등을 사용해 고정했습니다.


후리가 등장한지 900년이 지난 이후에야 갑자기 야외ㅅㅅ가 꼴려서 솜베게를 등에 달기 시작했다는 의견보다

편안함과 장식적인 이유로 등장했다는 설이 조금 더 설득력 있지 않을까요?


세줄요약


1. 후리소데는 불편한 옷은 맞다.


2. 입기도 벗기기도 어렵다.


3. 오해하지 말아줘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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