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레이어 알림

팝업레이어 알림이 없습니다.
  자유/유머게시판

유튜브와 다양한 의견에 대한 뻘글

스몰디아소 0 335 0 0
동생과 유튜브의 영향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나는 다음과 같은 논지로 이야기했다. 예전과 다르게, 유튜브는 상당히 미시적인 주제로 불특정 다수의 많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컨텐츠 생산자들은 원하는 길이로 얼마든지 영상을 올릴 수 있으므로, 과거에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라디오나 티비 방송에 나와서 시간에 쫓겨가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극도로 압축해서 전달했다면, 유튜브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만큼 충분히 긴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매우 다양한 컨텐츠 크리에이터들이 다양한 시각으로 영상을 만들어 올리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그에 따라 다양한 시각의 의견과 관점을 접할 수 있다고.

그렇지만 동생은 '확증편향'의 오류가 유튜브 시스템에 있다고 지적했는데, 유튜브의 추천 시스템은 사용자가 과거에 시청한 동영상을 토대로 그 사람이 좋아할 법한 영상이 올라오고, 또 맘에 들지 않는 동영상은 '관심 없음'으로 배제해 버리므로 그 사람의 취향, 정치적 스탠스, 기호를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동영상이 제공된다는 것이었다. 타당한 지적이라고 느끼면서도 나 자신은 꽤 다양한 시각을 새로 접했다고 생각하면서 넘어갔는데, 오늘 동생의 주장을 강하게 뒷받침하는 근거를 찾고 말았다.

'xx를 이루게 해 주는 주파수' 같은 영상들인데, 예전에 유행했던 '시크릿'같은 책이 떠오르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어처구니없다고 느낄 주제이다. 그렇지만 그 동영상의 좋아요/싫어요 비율을 확인해 보면, 50:1 ~ 100:1였는데 이것은 별 논란 없이 조회수가 높은 동영상에서 흔히 보이는 비율이었다. 댓글에도 효과를 봤다거나 1일차, 2일차를 적어놓는 댓글들이 많았다. 진지하게 동영상을 비판/비난하는 댓글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니까 그 동영상이 터무니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애초에 그 영상에 접근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하긴 양극단으로 치우친 정치 유튜브들을 보더라도 좋아요/싫어요 비율은 거의 비슷하며, 댓글에서는 그쪽에 치우친 지지자들이 각자의 진영을 지지하는 댓글만 존재할 뿐 서로 싸우거나, 논쟁하는 것을 보는 경우가 드물다. 동영상의 관점에 반대되는 의견을 내비쳤다가는 집단 린치를 당하거나, 그냥 삭제되고 마는 듯 하다. 이미 치우친 사람들이 갈려서, 더욱더 치우친 의견들을 각자의 진영에서 제시하고 있는 것 뿐이다. 그러니까 유튜브에는 분명 다양한 시각의 의견들이 존재하지만, 그것을 통해 사람들이 더 다원화된 다양한 관점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매우 회의적이다. 

하긴 나 자신도 아무런 쿠키나 캐시가 없는 상태에서 유튜브에 처음 들어가면 메인 화면의 거의 모든 추천 동영상에 '관심 없음' 표시를 한다. 그렇게 하면서 유튜브에서는 학습을 통해 내가 원하는 컨텐츠를 발굴해내어 추천해 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컨텐츠의 댓글 창에는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동영상을 칭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면서 내가 최근에 보면서 유익했다고 생각하는 영상들이 정말 나에게 유익을 주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그저 내 취향에 맞았기 때문에 그렇게 느꼈는지 의심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내린 결론: 
1. 유튜브에 다양한 관점, 다양한 사람,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것은 맞는 것 같다.
2. 그렇지만 그것이 유튜브 이용자들을 다양한 의견에 열린 사람들로 만드는 것인지는 굉장히 회의적이다.
3. 댓글 창에서의 동조가 절대로 그 동영상의 관점이 옳다는 것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0
0
신고
0 Comments
번호 제목
Categ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