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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시사기획 창 "불평등 사회가 586에게"

마이너왓 0 187 0 0

"사람은 기억이 지배하는거 같아요.


(민주화운동을 할 떄) 그 울분을 계속 간직하고 있던 사람들,


당연히 그 울분의 맥락에서 이 사회를 바라보고 행동할 것이라 생각하구요.


하지만 그 울분만을 가지고 현재 사회 지도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이 있다면,


굉장한 해악이 되겠죠"


"여전히 '악을 청산 해야한다. 악을 청산하지 않고서는 우리가 한 발도 나아갈 수 없다'는 인식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거에요."


제가 썻던 글이나 댓글보시면 저의 성향을 아실 수 있으시겠지만, 놀랍게도 전 민주당 지지자였습니다. 대학교 들어와서 얼마전까지요. 그랬던 저를 바꿔준 큰 사건을 꼽으라 한다면 인천국제공항 정규직 전환과 조민의 의대입학이였습니다. 이 두 사건을 보면서 느꼈습니다. 이 정부는 손익을 따지거나 옳고 그름을 보는게 아니라 좋다 나쁘다로 세상을 나누는구나 하구요. 그리고 이것에 동조를 하는 대부분의 지지자들을 보고, 나와는 생각이 다른 분들이 계신곳이구나 하고 발을 뺏습니다. 정규직 전환, 의대 입학. 좋죠. 좋습니다. 하지만 옳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기업이 의도적으로 계약직사원들을 부조리하게 대하는 것은 법과 제도적인 장치로 그 '계약직의 부조리함'을 바로잡아야 하는 것이지, 계약직은 나쁜거잖아 그러니까 좋은 정규직으로 전부 전환시켜!로 해결될 일이 아닌거죠. 실제로 21세기 들어와서 한중일 이 세 나라만 벗어나면, 평생직장이란 개념을 가진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심지어 미국의 은행들은 공채로 뽑은 사람들에게 계약직으로 할래 정규직으로 할래 선택하게 합니다. 기업이 계약직들에게 휘두를 수 있는 횡포를 이미 법으로 모두 막아놓았거든요


다시 돌아와서, 인공국 정규직 전환을 보며, 솔직히 이 정부가 체계적이고 논리적이고 빈틈없는 법과 제도로 더 나은 나라를 만들겠구나 하는 희망은 상당히 희미해졌습니다. 마치 부장님이 "오늘은 내가 쏜다!" 하는 식으로 "인천공항 계약직? 내가 전부다 정규직으로 쏜다!" 하는 느낌이랄까요. 문제의 근본원인은 건드리지 못한 채, 국민여론을 의식해서 일단 나빠보이는 것들 보기 좋은걸로 바꾸자는 식으로 국정을 운영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구에서 태어나서 대구에서 거의 평생을 살아온 저희 아버지는 저보다 극성이셨습니다. 뉴스에 보수당이야기만 나오면 욕을 하셨죠. 조것들 전부 나쁜놈들 이라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판결 나온 날엔 제 손 붙잡고 우셨습니다. 드디어 저=아들한테 공정하고 선한 대한민국을 물려줄 수 있다고 하시면서요. 


이런 아버지인데 제가 어떻게 "아버지 저 더이상 민주당 지지자 아닙니다"라는 말을 할수 있겠어요..ㅎ 그러던중에 유튜브 알고리즘 추천으로 KBS 다큐프로그램인 '시사기획 창'이라는 프로그램을 알게되었고, 너무 재밌어서 정주행 하다가 제가 소개하고 싶은 다큐, "불평등 사회가 586에게"라는 다큐를 보게되었습니다. 그래서 이걸 그냥 아버지께 보여드렸습니다.


보여드린 후에도 뭐 극적으로 달라지신건 없으세요. 여전히 민주당 지지자입니다. (다만 이번 유력 대선 후보님은 좀 싫어하시는듯 합니다...ㅎ) 그런데 영상 보신 이후로 뉴스에서 정치 이야기 나오시는걸 별로 안좋아하시더라구요. 특히 제가 속한 20-30대의 정치성향에 대한 뉴스가 나온 날엔 저한테 묻는게 많아지십니다. 


제가 글 처음에 적어놓은 인용문구는 93년 서울총학생연합 의장을 지내신 분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저의 아버지께서 영상을 끝까지 보게만든 말이기도 하구요. 


여러분들께서도 한번 보시면 좋겠습니다. KBS 공식 계정이니 채널홍보 같은거 절대 아니고, 민주당 나쁜놈들 하는 우파 방송도 아닙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v7MKTtUm0lM&t=27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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