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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자살 사이트 후기 썰.ssul

우리히포 0 616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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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자살 사이트의 정모에 참가했다.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상당히 귀엽게 생긴 여자애가 있어서 놀랐었다. 


그리고 서서히 분위기가 고조되어 모두들 왜 자살하고 싶은지에 대해 앞다투어 이야기를 쏟아붓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남들에게 나 좀 잡아달라고 하는 듯한 제스처같기도 했다.

마치 누가 더 불행한가 불행자랑대회처럼 되었는데,
우연히 바로 옆에 앉은 그 귀여운 애가 나한테 '왜 자살하려고 하세요?' 하고 물었다.

나는 솔직하게
'사실 여자들한테 전혀 인기가 없어서, 아직까지 동정이에요'하고 말했다.

계속 살아봤자, 자존감만 더 깎여 나갈 것 같다고. 


사실 그 때가 나의 마지막 20대이던 해의 12월이었다. 남들 한창 신나있을 때. 
난 그런 고민을 하면서 자살을 생각했었지.


그러자 그 여자애가'그런 일로 자살을 생각하다니, 바보같네요'라며,
둘이서 따로 빠져 나와 그대로 모텔로 직행. 그렇게 첫 경험을 했다.

첫 경험을 하자, 그런 일로 고민하고 있던 나 자신이 너무나 바보같았다.


그동안 사람구실 못하고 난 인간의 탈을 쓴 개미따위의 존재가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아무튼 그걸 깨닫게 해 준 그녀가 너무 고마웠다.


이후 관계가 지속되지는 않았지만, 계속 살고자 용기를 얻었다. 
며칠 후, 그녀에게 문자로 '정말로 고마웠어요. 그런데 OO씨는 왜 자살하려고 했어요?'라고 물었다.

'실은 저, 에이즈라서 이제 얼마 안 남았어요. 그냥 편하게 죽고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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