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이인성 '다알리아'
그림 하단에 검은 붓으로 'son'
이인성 1949년작 '다알리아'(72.5x99㎝). 그림 하단에 출처를 알 수 없는 'son'이라는 검은 글씨가 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
'다알리아' 하단 확대본.
“이게 뭐지?”
최근 화가 이인성(1912~1950)의 그림 ‘다알리아’를 두고 미술계가 수군대고 있다. 이 그림은 지난 4월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돼 서울관에서 전시 중인 ‘이건희 컬렉션’ 중 하나지만, 전시 도중 그림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희한한 서명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그림 하단 중앙에는 이인성의 서명 대신 검은 붓으로 쓴 알파벳 ‘son’으로 추정되는 영문 글씨가 적혀있다.
‘다알리아’는 이인성 탄생 100주년이던 지난 2012년에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된 바 있지만 ‘서명 논란’이 불거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최근 전시장에 방문한 전문가들의 지적으로 최근에야 이 사실을 파악했다. 미술관 관계자는 “2012년 당시 외부 위원들을 초빙해 진위(眞僞) 문제를 검증했다”며 “이인성의 작품이 틀림없다”고 했다. 이 그림은 올해 초 한국화랑협회 감정위원회에서도 진품 판정을 받았지만, 한 감정위원은 “이인성 그림에서 이런 서명은 처음 본다”며 “권위자들이 진품으로 인정하긴 했으나 후속 연구가 꼭 필요한 그림”이라고 말했다.
이 그림은 한국 서양화의 단초를 마련한 화가의 말년작(1949)답게 풍요로운 색채로 다알리아 꽃이 핀 어느 마당을 묘사했다. 취재 과정에서 “1970년대 말 로비스트 박동선씨가 구매했던 작품”이라거나 “그림 속 항아리 등의 터치가 조금 어색하다” “화가 손일봉(1907~1985)의 서명과 유사하나 화풍이 다르다” 등의 여러 증언과 분석이 나왔지만 누구도 서명(‘son’)에 대한 속 시원한 답은 내놓지 못했다. 이인성은 영문 서명의 경우 이름 전체를 표기해왔다. 윤범모 관장 역시 “화가 사후 지인들이 그림에 서명을 대신 하곤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면서도 서명의 출처와 의미는 설명하지 못했다. 문제는 국립미술관이 이 같은 중대한 미스터리를 파악했음에도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대신 대외적인 소란이 생길까 쉬쉬하는 분위기라는 점이다. 본지 취재가 시작되자 미술관 측은 “연구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후략
차기 대통령 손흥민이네
손감록,소니위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