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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못잊는 내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 애완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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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못잊는 내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 애완동물

초등학교 시절, 나는 동물을 매우 좋아하는 학생이었다.


그런데, 우리 집은 부모님이 동물을 극도로 싫어하셔서 아무리 투정부리고 떼를 써고 못키우게하셨다.

그러던 어느날 학교 끝나고 집으로 가는데 학교 앞에서 병아리를 팔더라고.

그래서 그냥 덜컥 천원 주고 두마리를 사왔다.

살때는 "내가 키우겠다는데 어쩔겨!" 했는데, 집이 가까워질수록 "내가 키워지고있는 팔잔데 어쩐댜;" 싶더라고.

걱정을 뒤로한채로 일단 집에 들어갔는데,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병아리랑 놀고있다가 도어락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리니까 뇌정지 오더라고.

일단 병아리보고 조용히 하라 한다음에 방 창문 틈에 넣어놨다.

그러고 창문을 닫으니까 생각보다 소리가 안나더라고?

안심하고 뒤를 돌아보니까 엄마가 놀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계셨어.

속으로 '아, 이제 쫓겨나가겠네' 하고 있는데, 엄마가 한숨을 쉬시더니 그렇게 키우고 싶냐 하더라고.

그래서 회사 면접보는거마냥 자기어필했지 내가 청소도 하고 밥도주고 산책도 시키겠다고.

엄마가 마지못해 알겠다고 하셔서 키우게 됬다.

키운지 3일쯤 지나고 학교 수학여행을 갔다왔는데, 갑자기 부모님이 내 눈치를 보는거야.

처음엔 '왜 그러시지?' 했는데 갑자기 불안하더라.

그래서 병아리 키우던 베란다로 가니까 한마리만 남아있는거야.

부모님한테 울먹이면서 나머지 한놈 어디갔냐고 여쭤보니까 내가 수학여행 간 당일에 죽었다고 하시더라고.

처음엔 충격받아서 눈물도 안나오고 멍하게있다가, 눈물이 주르륵 흐르면서 한시간동안 울었던거같다.

그래도 간놈은 간거고 산놈은 살아야지 어쩌겠냐.

일단 남은 한놈이라도 잘 키워보려고 눈물 닦고 베란다로 나가니까 이놈이 기지개를 피더라고?

아, 이놈도 찌뿌둥 한가보다 해가지고 가만히 보고있는데 씨벌 기지대를 핀 상태로 움직이질 않는거야.

쥐가 난건가 싶어가지고 손으로 툭툭 쳐보는데 눈을 감운 상태로 가만히 있는거야.

그제서야 알았지 아, 얘도 갔구나.

너무 충격받아서 그상태로 거실 소파에 털썩 앉으니까 아버지가 무슨일이냐고 여쭤보시더라.

근데 말이 안나와서 그냥 멍하니 아버질 바라보다가 또 눈물 주르륵 주르륵 훌리면서 몇시간동안 울었다.

그 이후로 동물을 키울 엄두가 안나더라.

동물을 너무 좋아하는데, 걔네가 먼저 떠나면 내가 얼마나 힘들어할지를 아니까 겁이나더라고.

그때 내가 데려온 병아리들한텐 아직도 미안하다.

내가 좀더 공부하고 잘 알아본다음에 키웠으면 더 오래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괞히 데려왔나 싶기도 하고.







3줄 요약
1. 삐약이 두마리
2. 키운지 일주일만에
3. 둘다 눈 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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