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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라노의 입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하이바 0 916 6 0

며칠 전 올라왔던 티라노의 입술

https://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data&no=1982828

 

 

좀 추가된 정보가 있어 퍼옵니다

 


 

 

 

 


티라노사우루스가 속한 계통인 수각류 공룡들의 입술 유무 논쟁은 오랜 역사를 자랑함



왜냐하면 입술은 화석화되기가 어려운 국소조직이며 따라서 파편화된 자료들을 가지고 


입술 찬성파와 반대파로 나뉘어 수십년간 논쟁했기 때문

 

 

 

 

 


 


대중에게 가장 유명한 쥬라기공원 시리즈만 봐도 

티렉스는 입술이 없는데 정작 같은 작품의 벨로시랩터는 입술이 있는 걸 볼 수 있음. 


그만큼 수각류의 입술은 보통 예술가 재량에 따라 그려짐

 

 

 

 

 

 

 

 


그래도 2000년대 넘어서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보존률 좋은 표본들이 발견되면서 


최근 10여년간은 입술설이 많은 지지를 받는 추세임. 



고증을 중시해 입술을 그린 여러 팔레오아트들이 많다.



이제 입술설 반대파의 주장과 그에 대한 반박주장을 알아보자.



 

 

 

 

 

입술 반대파의 주장을 먼저 알아보자면, 

현생동물 중 공룡과 가장 가까운 생물은 같은 지배파충류에 속하는 새와 악어인데, 

알다시피 새는 부리가 달렸고 악어는 입술이 없음. 


티라노사우루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수각류들은 조류보단 

악어의 두개골과 해부학적 형태가 비슷하기에 

악어처럼 입술이 없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주장함

 

 

 

 

 

 

그리고 2017년 티라노사우루스아과 공룡인 다스플레토사우루스 호르네리종이 새로 명명됐는데, 


이 표본의 주둥이 홈이 마치 악어의 외피 감각기관 형태와 유사해


악어처럼 입술 없이 단단한 케라틴 피부조직으로 덮혔을 것이라고 주장함



그 외에 이빨의 크기가 너무 길어 입술로는 그 이빨들을 다 덮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도 내세움



 

 

 

 

(악어상목에 속하는 원시 위악류 프로토수쿠스)



그러나 악어의 선조들은 현생 악어와는 두개골 모양이 많이 다름. 


즉 악어와 공룡, 조류의 안면조직은 서로 독자적으로 진화했을 가능성이 커 


다스플레토의 두개골 화석이 악어와 일부 유사하다고


악어처럼 입술이 없다고 주장하기엔 너무 섣부른 추측. 



그리고 다스플레토의 두개골 표본 역시 자세히 분석해보면 


악어의 감각기관 흔적과는 차이가 큼. 자세한 건 후술

 

 

 

 

 

(입술이 있는 크로커다일 모니터)



또한 악어는 수생~반수생 생활을 하는 특수한 생태양식을 보이는 동물이며 


다른 대형 파충류, 더 나아가 대부분의 사지동물은 입술이 제대로 달려있음. 



악어가 독특한 생태지위를 차지한 경우인 것.



그리고 이빨의 법랑질은 적절한 수분이 유지되지 않으면 쉽게 손상되기 때문에 


이빨 관리를 위해서라도 입술 없이 지내기는 쉽지 않음.

 

 

 

 

 

 

그리고 중구난방으로 뻗어자라는 악어의 이빨과는 달리 

티라노사우루스 등의 수각류는 이빨이 곧게 정렬해 아래턱뼈의 구멍과 맞물리는데, 

이것은 입술을 지닌 다른 파충류와 유사함

 

 

 

 

 

(A: 이노스트란케비아, B: 티라노사우루스, C: 스밀로돈, D: 크로커다일 모니터, E: 맨드릴, F: 하마)


위 자료는 고생물학자 마크 위튼의 해부학 그림. 


파란선은 입술이 맞닺는 위치를 표현한 그림인데, 

맨드릴과 하마처럼 이빨이 길고 커다란 현생동물들도 

무리없이 입술로 이빨을 잘 덮고 다니는 점을 볼 수 있음. 


따라서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빨 사이즈도 충분히 입술로 커버가 가능함.


이처럼 반박이 일부 존재하기는 하나 입술설이 대세였는데 그러던 중, 

어제 입술을 연구한 최신 논문이 나왔다.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bo7877

 

 

 

 

 

위 자료는 인룡류와 지배파충류의 두개골 모양, 상악골 형태의 비교임


티라노사우루스의 주둥이에 위치한 혈관&감각기관 홈은 이빨 근처로 배열되는 형태를 띄는데 

광범위하고 무작위적으로 배치되어있는 악어의 감각기관 흔적과 차이가 크며 

비늘 조직으로 입술을 덮고 있는 다른 인룡류의 홈과 유사함을 확인 가능



또한 이번에는 법랑질 마모 정도를 분석한 결과 


티라노사우루스의 이빨에서는 섬세한 톱니가 비교적 멀쩡히 남아있는데, 


이는 외부에 드러나 마모될대로 마모되어 뭉툭한 악어의 이빨과는 차별화됨



게다가 수각류 공룡들의 치아 발달과 교체율은 1년을 훌쩍 넘는다고 하니 

악어처럼 이빨을 쉽게쉽게 교체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입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짐

 

 

 

 

 

 

위 자료는 앞에서도 몇번 나왔던 크로커다일 모니터와 다른 현생 모니터류, 

그리고 멸종한 수각류 공룡들의 두개골과 이빨 크기의 상관관계를 비교한 표임. 


거의 일직선 위에 놓인다는 점을 알 수 있음. 


따라서 이빨의 크기가 크다고 입술로 다 덮지 못한다는 주장은 쉽게 반박됨.

 

 

 

 

 

 

이번 최신 논문은 획기적인 새로운 증거 발견은 없으나 

새로운 각도의 분석 및 여태까지 나왔던 입술설 찬성측의 주장을 집대성해서 

제대로 결론내린 점이 의의라고 볼 수 있음.


 여기저기 파편화된 정보를 추려서 확실하게 정리하는 것도 좋은 업적이니깐.

 

 

 

 

 

 

 

(입술설을 채택한 2022년 애플TV 다큐 <프리히스토릭 플래닛>의 티라노사우루스)



개인적으로는 입술설을 지지했는데 이번 논문이 만족스럽다. 


입술 달린 티라노가 더 실존하던 생명체같고 동시에 우아한 느낌을 풍긴다 생각함

 

 

 

 

 

 

다만 스피노사우루스와 같이 악어와 유사한 생태를 보이는 공룡은 

입술이 없도록 진화했을 가능성이 여전히 있음. 


대부분의 팔레오아트도 그걸 감안해서 그려지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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