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역사에 기록할 것이다.
지난 3일 밤 윤석열이 위헌적이고 반민주적인 계엄령을 선포했다.
이승만이 여수, 순천에서 법적 근거도 없는 계엄령을 발동한 지 76년 만이다.
제주 중산간 마을을 불태우기 시작한 지 76년 만이다.
전시 부산에서 크레인으로 국회의원을 연행한 지 72년 만이다.
독재에 항거한 4월혁명 속 계엄령이 선포된 지 64년 만이다.
박정희가 군사 쿠데타를 일으키며 계엄령을 선포한 지 63년 만이다.
한일회담 반대 시위를 탄압하기 위해 계엄령을 발동한 지 60년 만이다.
유신 장기독재를 획책하며 계엄령을 선포한 지 52년 만이다.
“내란수괴”가 광주에서 시민을 학살한 지 44년 만이다.
우리는 반세기 만에 역사의 퇴행을 목격한다.
윤석열은 반국가 세력,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한국 현대사에서 종북과 빨갱이를 내세우며 국민을 학살한 자가 누구인지를. 민주주의를 참칭하고 사회 혼란을 조장하며 허위 선동을 일삼은 자가 누구인지를.
바로 지금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진정한 반국가 세력은 누구인지 역사는 그 답을 알려주고 있다.
우리는 총을 메고 국회로 쳐들어간 계엄군과 국회를 봉쇄한 무장 경찰을 기억한다.
우리는 찬 바람을 맞으며 국회로 달려간 시민을 기억한다.
우리는 비무장 상태인 시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군인과 맨몸으로 맞선 시민을 기억한다.
우리는 계엄령을 지지하기 위해 담을 넘은 국회의원과 비겁하게 뒤로 숨은 국회의원을 기억한다.
우리는 동이 터올 때까지 잠못 이룬 시민과 지난 밤이 해프닝이라며 웃었던 이들을 기억한다.
그리고 우리는 지난 3일 밤만을 기억하지 않을 것이다.
역사를 공부하는 우리는 결의한다. 잊지 않을 것이다. 당신들을 기록할 것이다.
우리의 항거는 역사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끝까지 항거할 것이다.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대학원생 연구회는 요구한다.
하나, 내란 속에 윤석열을 즉각 퇴진하고 법의 심판을 기다려라!
하나, 국회는 군사 쿠데타를 공모하고 헌정질서를 유린한 자들을 탄핵하라!
하나, 윤석열 정권은 국가가 자행한 죽음과 폭력에 대해 사죄하라!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대학원 연구회.
2024년 12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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