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위기라고 했는데, KIA 타자들은 그런 말에 동의하지 않는 것 같다. KIA는 7월 마운드의 숱한 위기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을 내며 리그 선두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20일 대전 한화전에서 승리하면서 2위 LG와 경기차가 6.5경기까지 벌어졌다.
마무리 정해영이 어깨 부상으로 이탈하고, 셋업맨 최지민이 경기력 조정차 2군에 갔다. 여기에 선발 로테이션을 돌던 윤영철이 허리 부상으로 빠지면서 마운드에 큰 구멍이 뚫린 것처럼 보였다. 이미 이의리가 팔꿈치 수술로 시즌아웃된 상황에서 공백이 너무 커 보였다. 하지만 마운드가 잘 버티는 것은 물론, 타격이 폭발하며 승수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실제 KIA는 최근 5연승 과정에서 타선이 승리에 필요한 점수를 내주며 달려 나갈 수 있었다. 7월 14일 SSG전에서 13득점을 올린 것에 이어 17일과 18일 삼성전에서 연속 10득점을 했다. 19일 한화전에서 7득점, 20일 한화전에서 8득점을 기록하며 역시 여유 있게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상당수 경기에서 경기 초반 타선이 힘을 내며 마운드의 어깨를 가볍게 해준 것은 덤이다.
이범호 KIA 감독은 현재 타선 구성이 팀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이었던 2017년 못지않은, 오히려 그 이상이라고 평가한다. 당시 선수였던 이범호 감독은 치는 것 자체만 놓고 보면 2017년이 나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작전과 기동력까지 가미된 타선이라고 말한다. KIA 타선은 올해 팀 타율 0.299라는 대단한 성적을 기록 중이고, 리그 최다인 109개의 홈런에 87개의 도루까지 보탰다. 구성만 놓고 보면 10개 구단 중 짜임새가 으뜸이다.
심지어 KIA 투수들도 동료 타자들과 상대하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여길 정도다. 투수들이 봐도 동료 타자들의 타격 능력이 대단한 것이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KIA 타선의 폭발력을 인정하면서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여유가 생기자 휴식도 잘 돌아간다. KIA는 21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릴 예정인 한화와 경기를 앞두고 선발 라인업을 발표했다. 이날 KIA는 서건창(1루수)-최원준(중견수)-소크라테스(좌익수)-최형우(지명타자)-나성범(우익수)-김선빈(2루수)-한준수(포수)-변우혁(3루수)-홍종표(유격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올 시즌 내내 쉼 없이 달려왔던 주전 3루수 김도영과 주전 유격수 박찬호가 하루 휴식을 취한다.
김도영은 시즌 91경기에서 타율 0.346, 24홈런, 69타점, 29도루, OPS 1.040의 대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올해 리그의 유력한 MVP 후보다. 하지만 벌써 411타석을 소화하는 등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시기가 왔다. 김도영은 체력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고 있으나 지치기 전에 관리해주는 게 정석이다. 박찬호도 시즌 85경기에 나갔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 포지션에 많이 뛰는 선수다보니 역시 에너지 소모가 심한 축에 속한다.
이범호 KIA 감독은 "도영이도 그렇고 찬호도 그렇고 우리가 내야수들이 별로 없어서 빼주지를 못했다. 오늘 도영이와 찬호는 휴식을 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일(월요일 휴식일)까지 하면 이틀 정도 편하게 있을 수 있으면 회복이 많이 되지는 않아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도영 박찬호는 팀이 이기고 있는 상황이라면 승부처에 대타 혹은 교체 출전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주로 1루를 봤던 변우혁이 3루로, 백업 1번 내야수인 홍종표가 유격수로 나선다. 이 감독은 "어떤 선수든지 간에 출전을 하면 경기에서 잘 하려고 하는 모습들을 항상 보여줬었다. 오늘도 자기들이 나가서 어떻게든 잘 치려고 하고 팀에 보탬이 되려고 하고 아마 그런 마인드로 경기에 출전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정해영과 최지민의 복귀도 임박했다. 이 감독은 두 선수가 23일 2군 경기에 등판한다고 예고했다. 애당초 최지민은 열흘 조정 예정으로 열흘을 채우면 다시 1군에 등록할 예정이었다. 어깨가 좋지 않아 2군에 갔던 정해영은 20일 2군 경기에 등판할 예정이었지만 경기가 비로 취소되며 23일 등판 뒤 몸 상태를 면밀히 체크할 예정이다.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 1군 복귀 시점이 잡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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