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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만 해도 영입 어려웠다" ML도 끝없이 탐낸 156㎞ 우완 파이어볼러, SSG는 어떻게 데려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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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왼쪽부터 LA 다저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밀워키 브루어스를 거친 미치 화이트. 
AFPBBNews=뉴스1, 밀워키 브루어스 구단 공식 SNS 갈무리
 
 
 
 
메이저리그(ML)에서도 끝없이 탐냈던 우완 강속구 파이어볼러를 SSG 랜더스가 품었다. SSG의 정성과 노력이 최악의 한 해를 보낸 선수의 상황과 맞물려 영입이 성사됐다.

SSG는 16일 "새로운 외국인 투수 미치 화이트(30·Mitch White)와 총액 100만 달러 전액 보장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발표했다.

지난 2년간 활약한 로에니스 엘리아스(36)를 대신한 영입이었다. SSG 구단은 2024시즌 후반부터 드류 앤더슨(30)보다 나은 1선발 투수를 찾아 나섰고, 오랜 기간 관심을 보였던 화이트를 떠올렸다.

화이트는 지난해만 해도 영입이 어려웠던 현역 빅리거였다. 투수 유망주를 잘 키우기로 소문난 LA 다저스가 2016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로 지명할 때만 해도 탄탄대로를 걷는 듯했다. 하지만 트리플A에서 좋지 않은 성적과 두꺼운 선발 투수진에 밀려 수없이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고 가길 반복했다. 2022년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은 그에게 최악의 순간이었다. 3시즌 간 24경기 출전에 그쳤고 1승 6패 평균자책점 7.26을 기록하면서 평가가 급락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한때 메이저리그 전체 톱100에 들었던 다저스 톱 유망주에 대한 기대는 여전했다.

SSG 구단 관계자는 화이트 영입 발표 후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사실 화이트가 한국에 올 정도의 선수는 아니었다. 지난해만 해도 메이저리그에 대한 미련이 있어 영입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4월 토론토에서 방출된 후 더욱 커리어가 꼬이면서 화이트의 마음도 달라졌다. 현금 트레이드로 고향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단했으나, 3주도 안 돼 다시 지명 할당 처리된 뒤 밀워키 브루어스로 트레이드됐다. 밀워키에서도 패전 처리로 활약하며 5월 말 마이너리그로 향했고 시즌 후에는 방출돼 FA가 됐다. 빅리그 통산 71경기 4승 12패 평균자책점 5.25, 185이닝 155탈삼진. 마이너리그에서는 126경기에 출전해 471⅔이닝 동안 26승 21패 평균자책점 3.93의 성적을 거뒀다.


LA 다저스 시절 미치 화이트. /AFPBBNews=뉴스1
 
 
 

SSG는 이 틈을 노렸다. 꾸준히 연락하면서 한국계 3세인 화이트가 어머니의 나라에서 뛰고 싶은 마음을 알아챘다. SSG 구단 관계자는 "화이트 선수가 10월쯤에 FA가 됐다. 솔직히 (영입할 수 있을 거란) 기대는 안 했지만, 우리가 쭉 관찰했던 선수라 FA로 풀린 10월 초부터 매주 연락했다"며 "꼭 데려오고 싶은 마음에 상세히 알아보는 과정에서 화이트 선수도 어머니의 나라에서 한번 뛰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된 걸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이트 선수가 가진 기량에 비해서 성적이 안 나왔다. 그래도 포기 하지 않고 계속 도전했는데 최근에 팀을 자주 옮기면서 선수가 지쳤다. 그래서 메릴 켈리의 사례를 들어 화이트 선수를 설득했다"고 덧붙였다.

SSG는 KBO 외국인 선수 역수출 신화의 신호탄을 터트린 구단이다.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메릴 켈리(36·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SSG에 오기 전까지 빅리그 문턱도 밟지 못한 선수였다. 그러나 SSG에서의 4년간 커터 등 새 구종을 습득하고 기량을 발전시키면서 2018시즌 종료 후 2+2년 최대 145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하고 메이저리그로 금의환향했다.

켈리는 2020시즌부터 애리조나의 1선발 노릇을 하면서 옵션을 모두 채운 것을 비롯해 연장 계약을 체결하는 등 성공적인 커리어를 써 내려갔다. 이후 에릭 페디(31·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브룩스 레일리(36) 등 KBO에서 메이저리그로 재입성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입지가 불안한 AAAA급 선수들에게 한국은 새로운 기회의 장으로 여겨지고 있다.

화이트가 마음을 먹자 영입 과정은 일사천리였다. SSG는 100만 달러 전액 보장이라는 화끈한 계약 조건으로 신뢰를 줬다. 오랜 기간 지켜본 만큼 SSG도 믿음이 있었다. 해외 파트 스카우트들이 화이트의 선발 등판 경기를 보기 위해 직접 3번 이상 미국으로 날아가 확인했다. 영입 후보군의 다른 선수들도 있었지만, 서로 다른 스카우트들의 1순위는 화이트로 일치했다.


미치 화이트.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 구단 관계자는 "화이트 선수는 편하게 던져도 시속 150㎞가 나온다. 하드웨어도 괜찮고 투심 패스트볼과 커터가 괜찮고 스위퍼도 나쁘지 않다. 빅리그에서는 아쉬웠지만, 한국에서는 충분히 통할 구위와 변화구 완성도를 가진 선수라 판단했다. 오래전부터 앤더슨보다 더 괜찮은 1선발급 선수를 찾는 걸 목표로 했고, 화이트와 앤더슨이 원투펀치를 해주면 어느 구단에도 밀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SSG 구단 소개에 따르면 화이트는 올 시즌 평균 152㎞, 최고 156㎞에 달하는 포심 패스트볼을 구사했는데 회전력도 좋았다. 투심 패스트볼은 큰 각도와 예리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고, 하이 패스트볼과 각이 큰 커브의 조합은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 환경에서 큰 장점으로 발휘될 것으로 여겨졌다.

무엇보다 어린 시절부터 외조부모와 함께 살아 한국 문화에 익숙한 점이 빠른 KBO 리그 적응도 도울 것으로 판단됐다. SSG 구단 관계자는 "화이트 선수의 어머니가 9살 때 미국으로 가셔서 한국말을 곧잘 하신다. 화이트 선수는 한국말은 잘 모르지만, 진중한 성격에 예의범절을 배워 한국 문화에도 적응이 아주 어렵지 않을 거라 보고 있다. 7살 이후 한국에 오지 못했는데 한국에서 야구하고 싶다는 마음은 늘 있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메디컬 테스트 중인 화이트는 내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펼쳐질 SSG 스프링캠프에서 합류할 예정이다. 화이트는 구단을 통해 "KBO 리그 무대에서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SSG 구단에 감사드린다. 어머니의 나라에서 꼭 한 번 선수 생활을 해보고 싶었다. 그만큼 한국에서 야구를 할 수 있게 돼 의미가 남다른 것 같다. 하루빨리 리그에 적응해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팀에 합류한 소감을 밝혔다.

 
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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