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팀의 화합이 정말 괜찮고 (신태용 감독과의) 관계는 좋습니다."
열띤 경기를 하고도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승리를 얻지 못했던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가 일을 냈다.
인도네시아는 19일 오후(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조별리그 C조 6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2-0으로 이겼다.
1승3무2패, 승점 6점이 된 인도네시아는 사우디, 바레인, 중국과 승점 동률이지만, 골득실과 다득점에서 모두 사우디에 앞서 3위로 올라섰다. 2위 호주(7점)와도 1점 차에 불과하다.
2위까지 주어지는 직행 티켓은 사실상 1장 싸움으로 좁혀졌다. 일본(16점)이 매우 압도적으로 거의 8부 능선을 넘었다. 인도네시아 입장에서는 본선 직행은 물론 4위까지 부어지는 플레이오프 티켓도 노릴 수 있는 상황이다.
꽤 놀랍게 출발했던 인도네시아다. 사우디와 1차전 원정에서 1-1로 비겼고 이어진 호주와의 홈 경기도 0-0 무승부였다. 바레인 원정 2-2 무승부로 지지 않는 팀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하지만, 중국 원정에서 오심성 판정에 1-2로 졌고 지난 15일 일본과의 홈 경기에서는 0-4로 완패했다. 이 때문에 신태용 감독 경질설이 흘러나왔지만, 사우디에 완승을 거두며 의심을 잠재웠다.
무엇보다 향후 사우디와 승점이나 골득실, 다득점 동률 시 승자승 원칙에서 1승 1무로 우위를 점해 순위 싸움에도 유리한 조건을 만들었다. 내년 3월 호주 원정과 바레인 홈 경기를 잡는다면 6월 중국을 홈으로 불러 충분히 이길 자신감까지 충전한다. 일본과의 원정 최종전 전에 많은 승점을 버는 것이 중요해졌다.
신 감독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선수들의 생각도 나오고 있다. 네덜란드 에레디비지 네이메헌 주전 수비수인 칼빈 베르동크는 이중국적자다. 네덜란드 연령별 대표팀을 뛰다가 인도네시아의 귀화 정책을 따랐다.
인도네시아 매체 '데틱'과 만난 베르동크는 "(사우디전은) 정말 중요한 경기였다. 이 경기를 이겨야 했고 시작도 좋았다. 초반부터 힘이 넘쳤다. 팬들의 응원으로 좋은 경기력과 힘을 발휘했다"라며 사우디라는 이름값에 눌리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사우디는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을 이탈리아로 돌려보내는 경질의 칼날을 휘두른 뒤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우승팀 아르헨티나를 꺾을 당시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했던 에르베 르나르 감독과 재회했다. 르나르가 팀을 단단하게 만들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인도네시아의 정신력을 넘지 못했다.
경기 기록에서도 인도네시아가 볼 점유율 23%-77%, 슈팅 수 13-25, 패스 시도 185-596으로 절대 열세였다. 심지어 후반 44분 수비의 핵 저스틴 후브너(울버햄턴)이 경고 누적 퇴장으로 이탈했다. 높이를 앞세운 사우디는 페널티지역 안으로 계속 크로스를 집어넣었지만, 정확도가 떨어졌다. 유효 슈팅은 6-3으로 인도네시아가 앞섰다.
사우디를 단조롭게 경기하도록 만든 것은 신 감독의 전략이었고 성공으로 이어졌다. 베르동크는 일본전 완패 이후 따른 비판을 두고 "선수대기실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서로 주기적으로 대화하고 있고 믿었다. 서로 도우니 전체적인 조합도 괜찮다. 신 감독과도 좋다. 물론 진지해야 할 순간에는 진지하다"라며 어떤 압력과 비판에도 신 감독을 믿고 가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이날 경기 후에는 관중들이 신 감독의 이름을 "씬따이용" 또는 영어 이름 "에릭"을 외치며 응원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승리가 모든 것을 다 흡수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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