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원하는 감독을 사실상 내정뒀다.”
새로운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진행 중인 대한축구협회가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 과정과 같은 길을 걷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몽규 회장이 원하는 감독을 찍어 놓고 거기에 전력강화위원회가 형식적으로 맞추는 감독 선임 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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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출범한 한국축구지도자협회는 1일 입장문을 통해 “정몽규 회장이 원하는 감독을 사실상 내정해 뒀다”며 “전력강화위원회가 정몽규 회장 의중에 다른 감독을 추천했고, 이에 정몽규 회장은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 뿐만 아니라 전력강화위원회를 불신하고 부담스러워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는 것이 매우 공정한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포장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정해성 전 위원장 선임부터 사실상 경질에 이르는 과정은 정몽규 회장의 협회 운영이 얼마나 주먹 구구고 땜질식인지 증명한다”고 비판했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 2월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4강에서 패한 뒤 클린스만 전 감독을 경질하고 마이클 뮐러 전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 후임으로 임명하고 대표팀 선임 작업을 맡겼다. 협회는 “정해성 전 위원장이 임명될 무렵 축구협회와 정몽규 회장에 대한 여론의 평가는 극도로 악화된 상황이었다”며 “64년 만의 우승을 목표로 했던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참패했고, 이 원인을 선수단 내 내분과 갈등으로 몰고가려다 세계적 망신을 줬다”고 돌아봤다. 협회는 정해성 전 위원장이 수습에 나섰다고 소개했다. 협회는 “한국축구가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낼 때 정해성 전 위원장은 전력강화위원들과 고비, 고비마다 전면에 나서 온갖 비난을 감수하면서 기자회견 등 부담스런 자리를 피하지 않았다”며 “촉박한 일정 탓에 궁여지책으로 월드컵 예선경기를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겸직하게 하였는데 결과적으로 올림픽 출전이 좌절되자 당시 정해성 위원장과 황선홍 감독이 이 모든 비난의 화살을 오롯이 받았다”고 평가했다.
협회는 “정몽규 회장이 향후 축구협회를 이끌어갈 수장 자격이 있는지 심한 우려와 회의감이 든다”며 “축구인들은 정몽규 회장의 위선적 행태를 지적하고 본인의 치적, 4선 연임을 위해 축구인들을 들러리로 세워 소모품으로 활용하고 폐기하는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2월부터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이끌어온 정해성 전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자리에서 물러났다. 축구계에서는 새 감독 선임 작업에 대한 의견이 최고위층과 맞지 않아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정해성 전 위원장이 물러나자 여러 의원 역시 사퇴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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