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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84 연재중단 요구는 패륜" 女만화가 원수연 여혐 반박 [전문]

드루와 0

박하윤도 "맥락 끊고 부분만 평가, 불편하면 보지 말라"



원수연 작가 /페이스북

 



인기 웹툰 작가 기안84(본명 김희민·36)의 네이버 웹툰 ‘복학왕’이 여성 혐오 논란에 휩싸이며 일각에선 연재 중단 요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문화·방송계에서는 이를 “나쁜 검열”이라며 지나치다는 반응이 만만찮다.

기안84는 최근 자신의 웹툰 복학왕에서 ‘능력이 없는 여성 구직자가 귀여움을 무기로 입사’ ‘정규직으로 전환되기 위해 남성 상사에게 성(性) 상납을 한 것처럼 묘사’하는 연출로 논란이 됐다.

기안84는 논란이 불거지자 대사와 그림을 일부 수정하고 “더 많이 고민하고 원고작업을 했어야 했는데, 불쾌감을 드려 독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작품에서의 부적절한 묘사로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기안84의 사과와 작품 수정에도 불구하고 웹툰 연재 중단을 요구하는 주장이 이어졌다.



웹툰 작가 기안84 /MBC 나혼자산다 영상 캡처

 


 

"여성 혐오 웹툰 연재 중단" 기자회견에 靑 국민청원까지

기본소득당 젠더정치특별위원회·만화계성폭력대책위원회·유니브페미 등은 지난 19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웹툰 본사 앞에서 기안84의 연재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여혐왕 기안84 네이버 웹툰은 혐오 장사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기안84의 웹툰 연재 중단을 요구했다. 또한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 아래 묵인되고 방조됐던 혐오할 자유를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지난 12일 ‘(기안84의 복학왕) 웹툰 연재 중지를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본인보다 나이가 20살이나 많은 대기업 팀장과 성관계를 해 대기업에 입사를 한다는 말도 안되는 내용을 희화화 하며 그린 장면이 심각하다고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21일 오후 현재 해당 청원은 11만5000여 명이 동의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풀하우스’ 원수연 작가 “가장 나쁜 검열”


기안84의 웹툰에 대해 ‘연재 중단 요구’가 이어지자 드라마로도 제작된 ‘풀하우스’의 원작 만화가 원수연씨는 이를 “가장 나쁜 검열”이라고 평가했다. 원씨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작가들이 같은 작가의 작품을 검열하고 연재중단 시위를 벌이는 초유의 사태가 만화계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검열 중에서도 가장 잔인하고 나쁜 검열은 문화든 이념이든 바로 그 안에서 벌어지는 내부 총질”이라고 했다.

원씨는 “현재 여성단체들과 결을 같이하고 있는 이들의 연재중단 운동은 만화 탄압의 역사, 즉 50년이 넘도록 심의에 시달려 온 선배님들과 동료작가들이 범죄자로 몰리면서까지 투쟁해서 쟁취한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거꾸로 돌리는 행위이며 만화계 역사의 치욕스런 암흑기를 다시 오게 하려는 패륜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원수연 작가 페이스북

 



이어 “만화계성폭력대책위 ‘여만협(한국여성만화가협회)’ 성수현 회장과 이태경 부회장은 작가의 검열 행위를 당장 중단하기 바란다”면서 “스스로 공적 지위라 이름 붙이고 객관적 판단 없이 종횡무진 여기저기 애정 없는 비난 질로 동료 만화가들의 작품을 맥락도 없이 장면만 떼어 내 트집 잡으며 낄낄거리는 행위를 중단하시라. 예전 심의실보다 더 질이 낮은 비판과 조롱은 이미 도를 넘어 섰다”고 덧붙였다.

원씨는 “작가와 작품의 검열과 내부로 향한 총질을 당장 거두시라”고 거듭 요청하면서 “캐릭터를 규정하고 창작범위를 스스로 좁히는 당신들의 주장은 같은 창작인들로서 자격상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체의 문화는 배려하지 않고 오직 젠더 문제만 파고드는 당신들이 진정한 창작자가 맞는지 되돌아보시기 바란다”고 했다.
 

박하윤 기상캐스터 “국민청원까지 하는 건 너무한 것 아닌가”
 



박하윤 기상캐스터 /'매불쇼' 유튜브 영상 캡처

 



연재 중단 요구 논란에 대한 박하윤 기상캐스터의 발언도 화제가 됐다. 박씨는 최근 ‘팟빵 매불쇼 오피셜’(매불쇼)에 출연해 “(기안84의 연재 중단과 관련해) 국민청원까지 하는 것은 너무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방송에서) 기안84를 보고 굉장히 멋있다고 생각했다. 잘생긴 것도 아닌데, TV를 보면 항상 자존감도 있어 보이고 자신에게 있어 어떠한 행동을 해도 당당해 보였고, 그 모습이 만화에도 나타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표현해서 전달한 것을 국민청원까지 (제기해) 이슈화 시키는 건 너무한 게 아닌가”라며 “제가 욕을 조금 먹을 순 있겠지만 국민청원까지는 너무 한 것 같다. 내용이 불편하신 분들은 안 보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복학왕 웹툰은) 20~30대의 힘든 취업상황을 그림을 그린 것이고, 그 과정에 한 부분이 성적 암시를 하는 부분들이 들어있었던 것 같다”면서 “맥락을 끊고 성관계 장면을 여성 비하로 표현한다면, 이 세상 문화콘텐츠 어디에서도 저는 다 잡아낼 수 있다”고 했다.

또 “한 부분을 잘라놓고 판단을 하고 맥락을 끊고 이야기하면 평가가 정확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원수연 작가 페이스북 글 전문

#만화계 이야기.
작가들이 같은 작가의 작품을 검열하고 연재 중단 시위를 벌이는 초유의 사태가 만화계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검열 중에서도 가장 잔인하고 나쁜 검열은 문화든 이념이든 바로 그 안에서 벌어지는 내부총질 입니다.

대체 누가 이들에게 함부로 동료작가들을 검열하는 권한을 준 것일까요?
이들은 만화계에서 오랫동안 벌어졌던 검열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일까요?

아래는 이들 작가들이 만든 “성평등 작품을 위한 주의점”입니다. 다른 작가들이 여기에 얼마만큼 동의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경악할 만한 문구들은 마치 유신헌법 긴급조치 9호를 보는듯 합니다. 당시 대한민국의 재능있는 많은 문화예술인들은 국민총화를 위한 창작 말살 정책 때문에 금서와 금지곡등으로 서민들과 멀어졌습니다.

현재 여성단체들과 결을 같이하고 있는 이들의 연재중단 운동은, 만화 탄압의 역사. 즉 50년이 넘도록 심의에 시달려 온 선배님들과 동료작가들이 범죄자로 몰리면서까지 투쟁해서 쟁취한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거꾸로 돌리는 행위이며 만화계 역사의 치욕스런 암흑기를 다시 오게 하려는 패륜적 행위입니다.

게다가 칼질도 모자라 작품의 연재중단 시위에 작가단체가 참여 독려를 한다는 것은.... 자율심의 기구를 다시 태어날 수있게 자발적으로 자승자박의 길을 터주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이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요? 과연 그만큼의 자각이 있을까요?

‘만화계성폭력대책위’ ‘여만협’의 성수현 회장과 이태경 부회장은 작가의 검열 행위를 당장 중단하기 바랍니다. 스스로 공적지위라 이름 붙이고 객관적 판단 없이 종횡무진 여기저기 애정 없는 비난질로 동료 만화가들의 작품을 맥락도 없이 장면만 떼어 내 트집 잡으며 낄낄 거리는 행위를 중단 하십시요. 예전 심의실 보다 더 질이 낮은 비판과 조롱은 이미 도를 넘어 섰습니다.

당신들이 해야 할 가장 설득력있는 방법은 당신들이 그런 모범적 작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야 작가로서 인정 받는 것입니다. 그 보다 더 확실하게 많은 사람들을 설득 시키는 방법은 없을 것입니다.

또한 이태경은 피해자 중심주의 뒤에 숨어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는 행위를 하면서 만화계를 어수선하게 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과를 통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 바랍니다. 이태경작가는 지금이야 말로 날뛰지 말고 자중자애 할 때 입니다.

만화계에 동의도 없이 스스로 자기검열의 덮개를 씌우게 하는 행위는 같은 창작인으로서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창작의 결과는 취사선택의 사항이지 강압적 제공이 아닙니다. 독자는 선택의 권한이 있으며 스스로 혐오를 느끼며 비판할 권한 역시 오롯이 독자의 몫으로 돌아가게 해야 합니다.

비판과 자아 성찰 없이 문화는 발전 할 수 없습니다. 또한 창작물에 모범을 강요하는 나라는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창작은 그 시대의 불편함을 그릴 자유가 있으며 우리는 이를 보며 그 시대의 도덕적 가치와 판단의 잣대를 키우고 다양성 속에 객관적 기준을 가지는 것입니다. 이게 문화인 것입니다.

같은 우물물을 먹어도 소는 우유를 만들고 뱀은 독을 만든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여성혐오와 범죄는 한 작가의 세계관에서 영향 받아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기관과 플랫폼은 등급제로 작품을 나누고 독자들은 자신들의 기호에 따라 작품을 선택하고 혜택과 비판의 무대위에 올라가 매서운 판단을 받는 것 역시 작가의 몫입니다.

당신들의 잣대라면 역사에 남아 인생의 등불이 된 수많은 명작들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는 90년대 청소년보호법에 의한 만화 죽이기를 경험한 역사적 사실이 있습니다. 50년을 넘게 문화적 안목이 없는 공직자들에 의해 눈썹의 굵기 작은 피 한 방울조차 마음대로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YWCA 아줌마들까지 만화 검열에 당당히 나섰고 매서운 칼바람은 서점에 만화책 걷어내기 운동을 만들었습니다.

공영방송이나 주류 언론에선 툭하면 사회 정화의 환기로 만화책을 들고 나와 범죄의 원흉이라 지목했습니다. 한 때 만화는 범죄를 부주킨다 지목 받았었는데 지금은 여성혐오를 부주 킨다고 공격을 받습니다. 뭔가 데자뷰 현상이 일어나 아찔해 집니다. 현명한 독자들을 창작물과 리얼리티도 구분 못하는 사람들로 만드는 주장을 거두고 선택의 자유를 훼손 시키지 말아야 합니다. 만화계 흑역사의 고통은 우리가 스스로를 심의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여기저기 치인 작가들은 스스로 자기검열에 위축 되어 비좁은 장르와 타협해야 했으며 만화는 하위문화라는 사회적 인식 때문에 타 국가에 비해 경쟁력에서 훨씬 뒤지는 엄혹한 시대를 거쳐 왔습니다.

현 정부는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겠다”는 문화의 기조정책을 갖고 있습니다.

성폭력대책위 여만협에 경고합니다.
작가와 작품의 검열과 내부로 향한 총질을 당장 거두십시오.

캐릭터를 규정하고 창작범위를 스스로 좁히는 당신들의 주장은 같은 창작인들로서 자격상실 입니다. 전체의 문화는 배려하지 않고 오직 젠더 문제만 파고드는 당신들이 진정한 창작자가 맞는지 되돌아보시기 바랍니다.

한번 피를 뭍힌 칼날은 더 힘을 받아 성인시장과 비엘시장까지 쳐들어 올 것입니다. 밉던 곱던 우리는 같은 창작인들로서 오랫동안 지켜온 가치를 스스로 훼손시키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는 것을 경고합니다.



[서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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