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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대교 수호천사'의 극단 선택

드루와 0

233명 투신 막아 상까지 받은 그 경찰관


수년간 자살을 시도한 사람 200여 명을 구해 '최고의 경찰관'으로 상(賞)까지 받은 어느 경찰 간부가 자신의 생은 극단적 선택으로 마감했다. 자신을 상대로 한 성추행 고소장이 접수돼 대기발령 조치를 받은 지 하루 만이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21일 오전 5시 50분쯤 마포경찰서 소속 A(58) 경감이 강서구 화곡동 자택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가족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A 경감이 가족에게 남긴 자필 유서를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A 경감이 신변을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본다"며 "별다른 타살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부검은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했다.



 


어찌 된 일일까. 본지 취재 결과, 지난 19일 오후 A 경감이 근무하던 서울 마포경찰서에 'A 경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이 접수됐다. 다음 날 A 경감에 대한 대기발령 조치가 내려졌고, 당일 오후 마포경찰서는 해당 사건을 인근 은평경찰서로 넘겼다. '관할 내 직원 관련 수사를 할 수 없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조사는커녕 피고소인에게 고소장 접수를 알릴 틈도 없었다"면서도 "대기발령 조치가 내려지면서 (A 경감이) 고소장이 접수된 상황을 알게 됐을 것"이라고 했다. 유서엔 성추행 혐의로 직위 해제된 것을 비관하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A 경감이 사망함에 따라 해당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예정이다.

A 경감은 2013년 7월부터 작년 하반기까지 마포대교를 담당하는 용강지구대에서 순찰팀장으로 근무했다. 당시 경위였던 그는 수년에 걸쳐 자살 기도자 233명의 생명을 구해 '자살 대교 수호천사'로 불린 의인(義人)이었다. 하루에 자살 기도자 3명을 구한 적도 있는 A 경감은 이 공으로 2016년 1월 한 언론사가 군인·경찰·소방관 등에게 상을 주는 행사에서 대상(大賞)도 받았다. 당시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하면 한겨울에도 온몸에 땀이 난다"며 "안타까운 죽음을 막기 위해 동료들과 함께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후 A씨는 경감으로 특진했고, 대기발령 직전까지 마포경찰서 관할 다른 지구대 대장으로 근무했다. A 경감을 잘 아는 한 동료 경찰관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A 경감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주변에서도 몹시 황망해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기우 기자]

[황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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