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바비`, 제주·전남 할퀴며 북상…"내일 수도권 출근 영향"(종합)

바비, 매우 강한 상태로 오후까지 북상…27일 새벽 서울 최근접
27일 수도권 출근길 영향…“강풍에 2차 피해까지 우려”
“진로 변해도 영향은 변함없어…역대급 강풍으로 기록될 수도”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제8호 태풍 ‘바비’가 초속 50m가량의 강한 바람으로 제주를 할퀴며 북상하고 있다. 서해상을 따라 북상하면서 오는 27일 출근길 수도권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피해가 우려된다. 태풍의 진로가 바뀔 가능성도 있지만 강풍반경이 넓어 우리나라 영향범위는 변함이 없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자료=기상청 제공

바비, 매우 강한 상태로 오후까지 북상…내일 수도권 출근길 영향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바비는 제주 서귀포 서남서쪽 약 210km 부근 해상에서 시속 19km로 북진하고 있다. 현재 바비의 중심기압은 945hPa, 최대 풍속 초속 45m, 강풍반경은 330km로 강도 ‘매우 강’의 태풍으로 발달했다.

이어 태풍은 이날 오후 3시 서귀포 서쪽 해상을 지나 오후 9시쯤 목포 서쪽 약 160km 부근으로 북상하겠다. 이후 27일 새벽 백령도 남남동쪽 약 100km 부근 해상으로 접근하면서 서울과 가장 가까워지겠고, 같은 날 오전 평양 북북서쪽 약 70km 부근인 황해도 인근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강도 ‘매우 강’의 태풍은 이날 오후까지 세력을 유지하겠다. 이 시기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제주도와 전라도는 초속 40~60m에 달하는 강한 바람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과 경남은 낮부터 △충청도와 경북은 오후부터 △서울·경기도는 저녁부터 △강원도는 밤부터 태풍의 강풍반경 내에 들면서 초속 10~20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겠다. 서울·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서쪽지역과 경남에서도 최대순간풍속 초속 35m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도 예상된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27일 새벽 태풍이 서해 중부 해상으로 오면서 인천에 근접하면 순간적으로 부는 바람이 초속 40~60m에 달할 것 예상된다”며 “수도권에 강풍이 부는 시간이 아침 출근 시간과 겹쳐 체감하는 영향 더 크고 2차 피해도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제주도와 전남해안에 내리고 있는 비는 차차 북상해 이날 낮에 남부지방까지 확대되겠다. 오후에는 중부지방에도 비가 내리면서 27일까지 전국에 비가 오겠다. 태풍의 이동경로에 가깝고 지형 효과를 가장 많이 받는 전라도와 제주도, 지리산부근 최대 300mm, 경북서부내륙과 경남남해안은 최대 150mm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리겠고, 그 밖의 전국에도 30~100mm의 많은 비가 예상된다.

우 예보분석관은 “ 이번 태풍은 강한 비보다는 강한 바람에 주의해야 하지만 지형적 영향 겹치는 지리산 부근 등은 많은 비가 예상된다”며 “태풍이 북상하는 과정에서 비구름대가 소산하거나 국지적으로 강한 비가 내리는 건 예상되고 수도권 등은 태풍의 중심과 가깝기 때문에 최대 100mm의 비가 내릴 수 있다”고 전했다.

자료=기상청 제공

“진로 변해도 영향은 변함없어…역대급 강풍으로 기록될 수도”

이어 기상청은 일반적인 태풍과는 달리 바비가 27일까지도 경로의 변동성이 크다고 전했다. 다만 태풍의 강풍반경이 커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변함없다는 설명이다.

우 예보분석관은 “우리나라 좌·우측에 있는 건조한 공기 사이의 거리가 1500km가량 떨어져 있는데 좁아지는 현상을 보이지 않고 있어 태풍의 진로 변동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며 “바비와 유사한 경로와 기압계를 가진 지난해 태풍 ‘링링’도 실제 예측 경로보다 동쪽으로 이동한 경향이 있었다”고 전했다.

우 예보분석관은 이어 “태풍의 우측반원에서 태풍의 가장 강한 강풍반경의 범위가 370km에 달하기 때문에 변동성을 가지고 태풍이 동편 또는 서편해도 우리나라 강한 영향을 주는 데는 변함없다”며 “매우 강한 태풍으로 역대급 강풍이 기록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정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