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연속 경기 출루 기록이 끊겼다. 데뷔 후 23경기에서 6번째 무안타 경기를 치렀다. 그럼에도 분명히 의미 있는 기록을 이어갔다.
이정후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로 경기를 마쳤다. 팀은 5-1로 이겼다.
연속 경기 출루 기록이 13경기에서 끊겼다. 시즌 타율은 0.284에서 0.272(92타수 25안타)로 하락했다. 출루율(0.343)과 장타율(0.386)은 각각 0.330, 0.370으로 떨어졌다. OPS(출루율+장타율)은 0.700.
2연승을 달린 샌프란시스코는 12승 13패,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LA 다저스(14승 11패), 샌디에이고 파드리스(13승 13패)에 이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24일 뉴욕 메츠전 선발 라인업.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중견수)-라몬테 웨이드 주니어(1루수)-호르헤 솔레어(지명타자)-마이클 콘포토(좌익수)-맷 채프먼(3루수)-패트릭 베일리(포수)-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마이크 야스트렘스키(우익수)-닉 아메드(유격수) 순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로건 웹.
1회말 첫 타자로 나서 상대 선발 루이스 세베리노를 상대한 이정후는 2구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 때렸으나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4회말 2번재 타석에선 유격수 방면 땅볼을 쳤다. 볼카운트 2-2에서 7구 바깥쪽 꽉찬 포심 패스트볼을 노렸으나 타구는 유격수 앞으로 향했다.
팀은 5회말 3득점에 성공했다. 콘포토와 채프먼의 연속 안타로 1사 1,2루 밥상을 차린 샌프란시스코는 에스트라다의 좌전안타로 1점을 냈다. 2루 주자 콘포토의 전력질주가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이어 야스트렘스키의 빗맞은 중전안타 때 주자 2명이 여유롭게 홈을 밟았다. 3-0.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2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흔들리던 세베리노를 상대로도 초구부터 노림수를 갖고 나섰다. 앞선 두 타석에서 초구를 흘려보냈던 이정후는 시속 96마일(154.5㎞) 빠른공을 강타했다. 타구는 시속 103.4마일(166.4㎞) 총알 같은 타구였으나 발사각이 아쉬웠다. -1도로 출발한 땅볼 타구는 1루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7회말 샌프란시스코는 바뀐 투수 드류 스미스도 두들겼다. 에스트라다가 3루타를 날렸고 야스트렘스키의 우전안타로 한 점을 더 냈다. 1사 2루에서 타석에 등장한 이정후는 이번에도 초구를 지켜보며 스트라이크를 적립했고 2구는 파울로 걷어냈다.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연속 3구를 골라내며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다. 6구도 걷어낸 이정후는 7구 한복판으로 흘러들어오는 슬라이더에 배트를 휘둘렀으나 이번엔 높게 치솟은 타구가 3루수 글러브로 향했다.
다행스럽게도 이정후가 물러난 뒤 등장한 웨이드 주니어의 2루타로 샌프란시스코는 5번째 점수까지 낼 수 있었다. 9회초 한 점을 내주고도 승리를 챙길 수 있는 팀에 여유를 안겨준 점수였다.
선발 웹은 8이닝 동안 6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쳐 시즌 3번째 승리(1패)를 챙겼다. 평균자책점(ERA)은 2.93에서 2.33까지 낮췄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투수 로건 웹이 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늘 잘 칠수는 없지만 이날 경기만 놓고 보면 분명히 아쉬움이 남았다. 그럼에도 이정후에 대한 장밋빛 전망에는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하는 건 사실이다.
이날도 이정후는 놀라운 기록을 이어갔다. 이정후가 6년 1억 1300만 달러(1548억원)라는 막대한 금액을 안고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던 이유인 발군의 컨택트 능력과 선구안과 관련된 기록이다.
미국 야구 통계 전문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이정후는 전날 삼진률은 9.1%로 전체(규정타석 기준) 최소 1위로 올라섰다.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타격왕에 올랐던 루이스 아라에즈(마이애미 말린스·9.3%)를 2위로 밀어낸 이정후다.
이정후의 올 시즌 삼진은 9개로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들 중 이 부문 최소 공동 2위다. 1위 루이스 캄푸사노(샌디에이고 파드리스·8개)와 차이는 단 하나에 불과하다. 심지어 이정후는 캄푸사노보다 더 많은 타석에 나섰다.
이정후의 마지막 삼진은 지난 18일 마이애미 말린스전 4회초 타석에서 당한 것이었다. 이후 6일, 18타석 동안 삼진은 없었다.
이정후(왼쪽에서 3번째)가 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경기를 마치고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더 놀라운 건 헛스윙을 보는 것 또한 하늘의 별따기라는 점이다. 이정후는 18일 마이애미전 6회 이후 17타석 연속, 54구를 상대하는 동안 단 한 차례도 헛스윙을 하지 않았다. 좀처럼 믿기 힘든 기록이다. 전날 기준 이정후의 헛스윙률은 10.1%로 전체 최소 4위인데 최근 기세는 누구보다도 더 뛰어난다.
물론 삼진이 많고 헛스윙이 많다고 꼭 능력이 떨어지는 타자는 아니다. 역대 최고의 타자로 평가받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헛스윙률은 23.9%, 삼진률은 18.2%로 이정후와 큰 차이를 보인다.
다만 이정후가 타율을 끌어올리고 강한 타구를 날리면서도 이 같은 컨택트율과 극도로 낮은 삼진률을 보인다는 점에서 현지에서도 그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이날 무안타에도 샌프란시스코는 구단 공식 SNS를 통해 이정후에 대한 무한 긍정 반응을 보였다. 이정후가 활짝 웃는 사진과 함께 "이정후가 웃는 모습을 보면 나도 웃는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라는 글을 남겼다.
이날 연속 출루 기록이 깨졌지만 이정후는 개막과 동시에 6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써냈고 최근 11경기 연속 안타를 날리며 데뷔 시즌 코리안리거 중 이 부문에서 최다 신기록을 써냈다. 이정후의 컨택트 능력과 선구안을 고려할 때 연속 안타, 연속 출루 기록은 더 이상 놀라울 게 없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안타와 출루 기록을 세울지 기대를 키운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경기를 앞두고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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