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 김도영이 18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구장에서 열린 호주와의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6회말 투런홈런을 치고 있다. 타이베이 | 연합뉴스
한국 야구대표팀의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 여정은 대만에서 막을 내렸다. 슈퍼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한국 야구대표팀은 적잖은 과제를 안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소득 또한 얻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소득을 꼽으라면 단연 김도영(21·KIA)이라는 슈퍼 스타의 발견이다.
올해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 출루율 0.420, 장타율 0.647의 괴물같은 활약으로 KBO리그를 지배하며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예약한 김도영이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국제대회에서도 리그에서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김도영은 기대 이상이었다. 비록 메이저리그(MLB) 선수들이 참가하지 않는 대회라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정상급 선수들이 다수 참가하는 프리미어12에서 김도영은 자신의 ‘다재다능함’을 유감없이 뽐냈다.
김도영은 18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구장에서 열린 호주와의 대회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 3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1홈런) 4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한국도 김도영의 활약에 호주를 5-2로 꺾고 조별리그 3승2패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지난 16일 도미나카공화국전에서 가벼운 허리 통증으로 인해 경기중 교체되며 우려를 샀던 김도영은 이날은 수비 부담없는 지명타자로 나섰다.
한국 야구대표팀 김도영이 14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구장에서 열린 쿠바와의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7회 솔로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타이베이 | 연합뉴스
17일 하루 휴식을 취한 덕분인지, 이날 김도영은 1회 첫 타석에서 내야 땅볼로 물러난 것을 빼고는 매타석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3회와 4회 적시타를 때려 2타점을 올렸고, 한국이 3-2로 쫓긴 6회말 2사 1루에서는 샘 홀랜드의 3구째를 통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날렸다. 지난 14일 쿠바전 멀티홈런(2회 만루홈런·7회 솔로홈런)에 이은, 김도영의 이번 대회 3호 홈런이었다.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한 김도영은 첫 출전한 프리미어12를 타율 0.417, 3홈런, 10타점이라는 눈부신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안타 7개 중 장타가 5개(2루타 2개·홈런 3개)에 달할 정도였다.
김도영은 3-6의 쓰라린 패배를 당한 대만과 첫 경기에서 1타점 2루타 포함 3타수1안타 1타점 1볼넷 1도루로 활약하며 자신의 다재다능함을 마음껏 뽐냈다. 이어 쿠바전에서는 멀티홈런으로 한국의 첫 승을 이끌었다. 특히 2회말 친 만루홈런은 올해 일본프로야구(NPB)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1.88) 리반 모이넬로를 상대로 기록한 것이라 의미가 깊었다. 이후 일본전(4타수 무안타)과 도미니카공화국전(2타수 무안타)에서는 침묵했으나, 이날 호주전에서 다시 맹타를 휘두르며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번 대회는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28 LA 올림픽을 대비한 ‘세대교체’의 장으로서의 의미가 컸다. 그리고 김도영은 자신의 역할을 100% 해냈고, 한국 야구는 향후 10년은 대표팀의 중심 타자 걱정을 덜게 됐다.
한국 야구대표팀 김도영이 14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구장에서 열린 쿠바와의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아파트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타이베이 | 연합뉴스
윤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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