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효진처럼 잘해보자” 국대 세터의 조언…‘전체 1순위’ MB 인생 경기하다 [오!쎈 인천]

KGC인삼공사 정호영 / KOVO 제공

[OSEN=인천, 이후광 기자] 이날은 V리그 중앙의 1인자 양효진(현대건설) 못지 않았다. KGC인삼공사의 미들블로커 정호영이 국가대표 세터 염혜선의 특급 조언과 함께 힘차게 비상했다. 

KGC인삼공사는 2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흥국생명과의 원정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3연승을 달리며 GS칼텍스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시즌 11승 13패(승점 35). 지난 2021년 11월 18일 이후 433일 만에 흥국생명전 승리를 맛봤다. 

승리의 주역은 4년차 미들블로커 정호영이었다. 62.07%의 높은 공격성공률과 함께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21점을 책임지며 흥국생명 제압을 이끌었다. 결정적 순간마다 상대 공격을 차단, 블로킹도 3개를 기록했다. 21점은 데뷔 후 한 경기 개인 최다 득점이다. 

정호영은 경기 후 “그 동안 못 이긴 흥국생명을 잡아서 기분이 너무 좋다. 중간에 경기가 어렵게 흘러갔는데 그럼에도 승점 3점을 챙겨서 좋다”라며 “일등공신은 (염)혜선 언니다. 예쁘게 올려준 공을 받아먹기만 했다. 실수를 하지 않았다면 더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었다. 아쉽게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활약의 또 다른 비결로는 고희진 감독의 조언을 꼽았다. 정호영은 “이제는 블로커가 2명이 뜨든 3명이 뜨든 내가 위에서 때리면 된다. 떨어진 공에 대한 대처도 늘었고, 감독님이 블로커가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연습 공격하듯이 때리라는 조언을 해주셨는데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빈 곳을 보고 때린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인터뷰실에 함께 들어온 세터 염혜선도 후배의 활약을 기특해했다. 경기 전 정호영에게 해준 조언이 인생경기로 이어졌다. 염혜선은 “(양)효진 언니처럼 잘해보자는 이야기를 했다. 야간 훈련하면서도 서로 만들어주자는 말을 많이 한다”라며 “하다보니까 믿음이 쌓인다. 높이가 안 맞아도 서로 눈 한 쪽 정도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해보려고 한다. 그런 의지로 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정호영은 선명여고를 나와 2019-2020 신인드래프트서 인삼공사의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았다. 그러나 시즌 초반 레프트와 미들블로커 사이에서 시행착오를 겪었고, 2020년 10월 전방 십자인대 파열로 수술대에 오르며 2020-2021시즌 1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번 시즌은 다르다. 속공 전체 2위, 블로킹 9위에서 KGC인삼공사의 봄배구 전망을 밝히고 있다. 정호영은 “경기를 풀로 뛰니까 기록이 좋아지는 건 당연하다. 미들블로커라서 그런지 블로킹에 대한 욕심이 많이 생긴다. 세터가 도와주면 공격 득점은 늘어나는 반면 블로킹은 온전히 혼자 맡아야 한다. 블로킹이 더 향상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정호영은 “경기에 오래 뛰고 코트에 있는 시간이 길어져서 행복하다. 시즌을 통으로 날린 적도 있었고, 밖에서 오래 지켜볼 때도 있었다”라며 “그래서 그런지 경기를 뛰는 게 즐겁다. 계속 뛰고 싶다”라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기사제공 OSEN

이후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