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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든 좋든 ‘144경기 체제’는 이미 운명을 ‘4번’ 바꿨다

드루와 0

지난 7일 잠실 SSG-LG전이 2-2 무승부로 끝난 뒤 양 팀 선수들이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5년 막내구단 KT가 1군 무대에 오르면서 KBO리그의 한 시즌 팀당 경기수는 144경기로 늘어났다. 앞서 8구단 133경기 체제에서 9구단 128경기 체제로 과도기를 보낸 뒤 대폭 경기수를 늘린 것이었다.

경기수를 놓고는 일부 감독들 사이에서 여전히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경기수가 많아 전반적인 경기력을 떨어뜨린다”는 게 하소연의 배경이다. 그러나 현장 관계자들의 입장이 어떻든 144경기 체제는 이미 KBO리그의 기본 틀로 자리 잡고 있다.

144경기 체제는 프로야구를 바꿔놓았다. 경기의 이닝수가 달라지면 승부 요소도 바뀌는 것과 같은 이치다. 예컨대 야구가 7이닝 경기라면 선발투수의 힘이 절대적인 게임이 된다. 야구가 10이닝 경기라면 불펜진을 비롯한 다른 힘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

144경기 체제 또한 마찬가지다. 몇몇 핵심 멤버로만 성적을 낼 수 있는 시절은 갔다. 주력선수들의 체력과 1군에서 뛸 자질이 있는 선수층 그리고 힘을 안배하는 벤치의 관리 능력이 종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시즌도 128경기 체제 또는 133경기 체제였다면 이미 1위 싸움과 5위 싸움은 끝났을 것이다. 19일 현재 선두 SSG는 131경기를 치른 가운데 2위 LG에 3.5게임차로 앞서 있고, 5위 KIA는 130경기를 이미 치른 상황에서 6위 NC를 1.5게임차로 앞선다. 올해 1위와 5위 싸움은 아직 안갯속에 있다. 144경기 체제가 만든 변화다.

144경기 체제로 운명이 바뀐 경우도 이미 4차례나 나왔다.

두산은 왕조 시대를 연 2015년 한 시즌 133경기 체제였다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는 어려웠을지 모른다. 두산은 그해 정규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NC와 삼성을 차례로 꺾고 우승 폭죽을 터뜨렸다. 두산은 그해 133경기를 치를 때까지는 3위 히어로즈에 2게임차 뒤진 4위였다. 4위로 가을야구를 시작했다면 와일드카드전부터 시작해야 하는 관계로 체력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최종 결과 또한 달라질 수 있었다.

2018년에는 LG가 130경기까지 5위를 지켰으나 마지막 레이스에서 KIA에 5위를 내준 끝에 8위까지 내려갔다. 2019년에는 마지막 몇 경기에서 두산과 SK의 운명이 크게 엇갈렸다. SK는 그해 133경기를 치를 때까지만 하더라도 동일 시점 131경기를 벌인 2위 두산을 4.5게임차로 밀어낸 상태였다. 두 팀은 144번째 경기를 벌이고 순위가 바뀌었다.

지난해에도 SSG는 시즌 종반 사투를 벌인 끝에 133경기째 날에는 5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최후 레이스에서 키움에 5위를 내줬다.

144경기 체제는 각 구단 프런트와 현장의 생각을 바꿔놓는 모체가 되고도 있다. 전반기와 후반기로 2등분됐던 과거 시즌과 달리 초반기와 중반기, 종반기로 3등분되거나 1~4분기로 4등분되는 흐름이다. 시즌 전체로 봐서 변곡점이 생길 수 있는 승부처가 늘어났다.

지난 5월 NC가 강인권 감독대행 체제를 시작할 때와 지난 8월 삼성이 박진만 감독대행 체제로 새 출발 할 때만 하더라도 두 팀이 가을야구 문턱을 향하는 것은 상상도 어려웠다. 팀당 경기수가 130경기 전후에 이른 지금, 두 팀 모두 가을야구 진출의 경우의 수를 쥐고 막판 스퍼트를 하고 있다. 팬을 비롯한 야구 수요자 입장에서 보자면 144경기 체제의 묘미가 올시즌 두드러지고 있다.

 

기사제공 스포츠경향

안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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