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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폭탄 버튼 눌린 데이원 파문, 허 재 간판에 너무 도취됐었나 [김 용의 KBL 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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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농구 '고양 캐롯 점퍼스' 창단식이 25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렸다. 데이원스포츠 허재 대표가 창단 포부를 밝히고 있다.최문영 기자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허 재라는 매혹적 카드에 너무 도취됐던 건 아닐까.

뭔가 터질 것 같기는 했는데, 너무 일찍 터져버렸다. 그리고 이게 시작이라는 게 문제다. 시한폭탄 버튼이 눌려진 느낌이다.

고양 캐롯 점퍼스 논란이 개막 전 프로농구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오리온을 인수한 데이원스포츠는 KBL과 약속한 1차 가입금 5억원을 내지 못했다. 결국 KBL은 13일까지 5억원을 입금하지 못할 시, 정규리그 경기 출전을 불허하기로 최후 통첩을 했다.

5억원. 큰 돈이다. 하지만 프로 스포츠 무대에 정상적인 팀 운영을 하겠다고 약속한 집단이 준비하지 못할 금액도 아니다. 당장 가입금의 일부인 5억원으로 문제를 일으킨다는 건, 현재 데이원스포츠의 재정 상태가 굉장히 열악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데이원스포츠가 농구판에 뛰어들 때부터 말들이 많았다. 대부분 모기업의 지원에 의존하는 한국 프로스포츠의 현실을 감안할 때, 직접 돈을 벌어 수십억원의 운영비를 충당하겠다는 데이원스포츠의 청사진은 실현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데이원스포츠를 KBL 식구로 받아들인 두 가지 결정적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바로 허 재 대표다. 한국 농구의 살아있는 전설. 그가 대표직을 맡아 농구계로 돌아온다는 뉴스가 나오면서부터 데이원 창단에 대한 신뢰도와 호감도가 급상승했다. 운영 이슈는 금세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허 대표는 예능프로그램 등을 통해 캐롯을 열심히 홍보하고 있고, 농구 측면에서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전문 경영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구단 운영이 어떻게 되는지 큰 틀에서는 알 수 있어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세세히 해결할 수 있는 인물은 아니다. 허 대표도 현 상황 "약속과 다르지 않느냐"며 분노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두 번째는 데이원스포츠의 모기업으로 알려진 대우조선해양이다. '대우'라는 간판이 큰 역할을 했다.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해줄 안정적인 보험용 카드로 인식이 된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간판이 좋다고 해도, 거기서 지갑을 열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KLPGA 대회도 주최하기로 했으나, 대회 개막을 앞두고 돈 문제로 파행을 일으켰다. 프로 스포츠를 얼마나 우습게 보는지 보여주는 단면이다. 농구라고 엄청난 정성을 쏟을 것 같지는 않다.

문제는 당장 문제가 된 5억원 가입비를 낸다 해도, 앞으로 이런 문제가 계속 발생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가장 분위기 좋고 재정적으로도 흥할 창단 초기부터 돈 문제가 불거지면, '돈 먹는 하마'라고 불리우는 프로팀이 앞으로 시즌을 치르며 어떤 일이 발생할 지 모른다. 이미 농구판에서는 신뢰를 잃은 상황이다.

지난 2008년 프로야구 히어로즈 창단 과정과 매우 흡사하다. 당시에도 센테니얼이라는 회사가 현대 유니콘스 야구단을 인수했지만, 처음 가입비를 납부하지 못해 우리담배와의 네이밍 스폰서가 한 시즌도 못가 해지되는 등 홍역을 치렀다. 그나마 야구는 당시 인기가 매우 많았고, 히어로즈에서 박병호, 서건창, 강정호, 황재균 등 스타들이 탄생하며 구단 가치가 상승해 명맥을 이을 수 있었다. 그러나 농구는 또 다른 세계다. 안그래도 인기가 떨어진지 오래다. 다들 농구단 투자를 접고 싶어 한다. 시작도 전부터, 많은 농구인들이 걱정의 한숨만 내쉬고 있다.
 

기사제공 스포츠조선

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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