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전 9회 극적인 3점 결승 홈런
결승 홈런 친 디아즈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올 시즌 외국인 타자 문제로 골머리를 자주 앓았다.
야심 차게 영입한 데이비드 맥키넌은 기대했던 장타력을 보여주지 못해 퇴출했고, 대체 선수로 영입한 루벤 카데나스는 몸 상태를 이유로 출전을 거부하며 태업 논란을 일으켰다.
삼성은 외국인 타자를 두 차례나 교체하는 승부수를 걸었다. 그리고 지난 달 14일 올해 세 번째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27)를 영입했다.
KBO리그 규정상 새 외국인 선수가 포스트시즌에 참가하기 위해선 8월 15일까지 비자 발급과 입단 절차를 마무리해야 하는데, 기한을 하루 남겨놓고 극적으로 등록에 성공했다.
힘들게 영입했지만, 디아즈의 이름 옆엔 물음표가 달려있었다.
급하게 영입한 타자인 데다 올해 미국프로야구가 아닌 멕시코 리그에서 뛴 터라 실력 검증을 완벽하게 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그러나 디아즈는 삼성 합류 직후부터 무서운 공격력을 펼치기 시작했다.
KBO리그 데뷔전인 8월 17일 NC 다이노스전에서 마수걸이 홈런포를 터뜨렸고, 8월 20일 두산 베어스전에선 3안타를 몰아쳤다.
8월 27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상대 투수가 던진 공에 왼쪽 손목을 맞은 뒤 주춤했으나 이달 들어 다시 남다른 타격감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11일과 12일에 열린 한화 이글스와 2연전에선 3안타씩을 몰아쳤다.
디아즈에게 붙은 물음표는 느낌표가 됐다.
3점 홈런 친 디아즈
18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wiz와 방문경기에서도 강렬한 모습을 이어갔다.
삼성은 5-5로 맞선 9회초 공격에서 2사 2루 기회를 잡았고, kt는 후속 타자 구자욱을 자동 고의4구로 내보냈다.
9월 들어 불방망이를 휘두르는 구자욱 대신 후속 타자 디아즈와 승부를 택했다.
디아즈는 kt 불펜 손동현의 초구 볼을 고른 뒤 2구째 공에 헛스윙했다.
그리고 3구째 121㎞ 낮은 커브가 날아오자 강한 어퍼 스윙으로 공을 띄웠다.
타구는 힘차게 날아갔고, 가운데 담장을 살짝 넘기는 결승 3점 홈런이 됐다.
삼성은 이 홈런으로 kt를 8-6으로 격침하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정규시즌 2위 확정 및 플레이오프 직행을 위한 매직넘버를 '2'로 줄였다.
경기 후 만난 디아즈는 "구자욱을 고의4구로 걸렀을 때 솔직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라며 "'좋아! 너희가 그런 선택을 했으니 난 그 선택의 결과를 보여주겠어'라는 생각을 갖고 타석에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 투수의 커브를 노리진 않았지만, 스트라이크를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이 컸다"며 "자신 있게 스윙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디아즈는 이날 5타수 1안타 3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1안타가 경기 향방을 가르는 결승 홈런이었다.
그는 올 시즌 23경기에서 타율 0.289, 7홈런, 1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89를 기록 중이다.
진병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