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경기째 무승, 다시 첫 승리 도전하는 류현진 향한 전문가들의 시선 “류현진, 류현진을 알라”

지난 5일 고척 키움전에서 고개 숙인 한화 류현진. 연합뉴스

류현진(37·한화)은 7일 현재 아직까지 복귀 후 첫 승리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12년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올 때까지만해도 류현진의 첫 승리가 이렇게 멀게 느껴질 줄은 몰랐다.

류현진은 3경기에서 무승 2패 평균자책 8.36을 기록 중이다.

한화 선발진에서 승리가 없는건 류현진 뿐이다. 심지어 한 차례 선발 등판한 신인 황준서 조차도 첫 등판부터 승리 투수가 되는 영광을 안았다.

3경기 중 2경기는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지난달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서는 3.2이닝 6안타 3볼넷 5실점(2자책)으로 조기 강판됐다. 이 날은 후배 문현빈의 실책이라는 이유도 있었다.

다음 경기인 29일 KT전에서는 6이닝 2실점으로 첫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8개의 안타를 맞았지만 사사구가 하나도 없었고 삼진도 9개나 잡았다. 6회 동점 허용으로 아쉽게도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류현진 같은 모습을 모처럼 보여준 날이었다.

그러나 세번째 등판인 지난 5일 키움전은 류현진을 향한 물음표가 커지던 순간이었다. 류현진은 4.1이닝 9안타 2볼넷 2삼진 9실점으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가장 많은 점수를 내줬다. 키움의 타선이 한창 물이 오른 상태이긴 했지만 류현진이 무려 9실점을 한 건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특히 4회까지는 무실점 역투를 하다 5회에 7연속 안타를 내준 점 등이 체력에 대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점을 키웠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보통 선발 투수들은 개막전 이후 한 달 정도가 지나야 100%의 몸 상태를 만든다”라며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정규시즌 개막을 빨리했다. 이런 복합적인 이유로 인해 많은 투구 수를 기록하면 공 몰림 현상이 나온 것 같다”고 이유를 분석했다.

지난 5일 고척 키움전에서 역투하는 한화 류현진. 연합뉴스

류현진의 피칭을 바라본 전문가들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이순철 SBS 해설위원도 류현진이 아직 몸이 덜 올라왔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많은 경기를 던지지 못했고 LG와의 개막전에 맞춰 서둘러 준비한 영향도 적지 않다고 봤다.

이순철 위원은 “5회부터는 힘이 떨어졌는데도 공격적으로 던지다보니 안타를 맞고 있다. 던지는 체력이 아직까지 올라오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했다.

이 위원은 류현진이 당분간은 5이닝만 소화하면서 던지는 체력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류현진도 이런 과정을 밟아야한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해야한다고 봤다. 이 위원은 “승리와 관계 없이 일단은 체력을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현재 한화에서는 류현진에게 그렇게 하라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 본인이 잘 알 것이다. 한 텀 쉬어가는 방법도 있으나 차라리 이닝을 많이 못 채우더라도 던지면서 몸을 만들어나가야한다. 투구수를 늘리기 위해 당분간 몸을 만들어가는 시스템으로 가겠다라고 하면 부담이 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동현 SPOTV 해설위원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이동현 위원은 현역 시절 세 번이나 팔꿈치 수술을 했던 이력이 있다. 류현진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토론토에 있던 시절인 2022년 6월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지난해 8월 복귀를 했으나 시즌 초부터 정식으로 경기를 치르는건 올해가 처음이다.

때문에 류현진의 등판 일정을 4일 휴식 후 등판이 아닌 휴식일을 조금 늘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류현진은 로테이션대로라면 4일 대전 롯데전에 등판할 예정이었으나 본인이 하루 더 쉬겠다는 의사를 밝혀 5일 고척 키움전에 등판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이동현 위원은 신인 황준서라는 좋은 자원이 있는 점을 들었다. 황준서는 3월 31일 KT전에서는 5이닝 1실점으로 선발승을 올렸으나 6일 키움전에서는 구원 등판했다. 최원호 감독은 아직 황준서에 대한 활용법을 고민 중이다. 최 감독은 8일 키움전을 앞두고 “오늘 경기가 끝나고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동현 위원은 “황준서를 활용하면서 류현진이 여유롭게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주면 좋을 것 같다. 6인 로테이션으로 하면 황준서와 류현진이 모두 사는 방법일 것”이라고 했다.

한화 류현진. 연합뉴스

이동현 위원 역시 “류현진도 예전처럼 6~7이닝이나 완봉하려고 하기보다는 최대 6이닝이라고 생각하고 던지는 게 나을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명투수 출신인 양상문 SPOTV 해설위원은 “키움전은 먹히는 타구들도 있고 인조잔디로 불규칙 바운드도 나와서 투수 입장에서는 당황하고 불쾌한 상황이었을 것”이라며 투수로서 류현진의 마음을 대변했다.

체력적인 문제는 곧 해결될 문제라고 봤다. 대신 류현진이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했다. 양 위원은 “류현진이 돌아오면서 KBO리그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을 것”이라며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류현진의 시즌 4번째 등판은 11일 잠실 두산전이 될 예정이다. 이날 경기에서 류현진은 고대하던 복귀 첫 승을 올릴 수 있을까. 어떤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기사제공 스포츠경향

김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