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전서 불펜진 붕괴로 연패, 선두와 6.5경기 차
9회 김재윤 버티는 상황서 7,8회 책임질 투수 필요
1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7회초 삼성 오승환이 동점을 허용하자 정대현 투수코치와 강민호 포수가 마운드로 올라 오승환과 대화하고 있다.
2024.9.1/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삼성 라이온즈가 불펜 고민에 빠졌다. 특히 그동안 팀의 '수호신' 역할을 하던 오승환(42)이 후반기 불안한 모습이 계속되면서 대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삼성은 8월 31일~9월 1일 선두 KIA 타이거즈와 2연전에서 모두 패했다. 이 경기를 다 잡았으면 KIA를 2.5경기 차로 추격할 수 있었으나 연패하면서 6.5경기 차로 늘어났다.
삼성은 17경기를 남기고 있다. 앞으로 극적으로 긴 연승을 달리지 않는 이상 1위에 오르기는 쉽지 않다.
이제 삼성은 1위를 바라보기보다 2위를 지켜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다.
삼성은 지난 주말 전까지 4연승을 달리고 있었는데 강한 KIA를 만나며 드러나지 않았던 불펜의 약점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특히 오승환의 부진이 도드라졌다. 8월 16일 컨디션 난조로 1군에서 말소된 뒤 열흘간 2군에서 재충전을 한 오승환은 26일 재등록됐다.
이후 나선 2경기에서 무실점 피칭으로 안정을 찾은 듯했으나 KIA전에서 무너졌다.
8월 31일 경기에선 12-10으로 앞선 6회 무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판했는데 ⅔이닝 3실점으로 무너지면서 패전투수가 됐다.
이때의 여진은 다음 날에도 이어졌다. 5-4 상황에서 7회 마운드에 올라 최형우를 삼진으로 잡았으나 나성범에게 동점포를 맞았다. 기세를 빼앗긴 삼성은 9회 임창민이 이우성에게 역전 결승타를 맞고 주저앉았다.
1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7회초 삼성 최지광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이 역투하고 있다. 2024.9.1/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삼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외부 FA 자원 임창민, 김재윤을 거액에 영입하면서도 오승환에게 마무리를 맡겼다. 그러나 오승환의 부진이 계속되자 8월 중순부터 마무리를 김재윤에게 넘겼다.
김재윤은 8월 11경기에서 패 없이 2홀드 5세이브를 쌓았다. ERA도 2.25로 벤치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은 7, 8회 필승조의 난조로 김재윤을 써보지도 못하고 KIA에 2경기를 빼앗겼다. 삼성으로서는 필승조의 부진 자체도 쓰리지만, 그 대상이 십년 넘게 팀의 소방수로 이름을 날렸던 오승환이라는 점에서 더욱 괴롭다.
더 큰 문제는 오승환이 올 시즌 유독 KIA에 약하다는 점이다. 오승환은 올해 KIA전 10경기에 나섰는데 피안타율 0.438, 평균자책점은(ERA) 12.10에 달한다. 오승환이 9개 구단 중 가장 약한 상대가 KIA다.
만약 정규리그 순위가 이대로 굳어지면 삼성이 한국시리즈에서 KIA를 만나야 하는데, 지금의 분위기라면 박진만 감독이 박빙의 승부에서 오승환 카드를 선택하기 어렵다.
1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대 6 역전패 당한 삼성 선수들이 관중석 야구팬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4.9.1/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현재로선 대안도 마땅치 않다.
삼성 불펜 중 최근 가장 좋았던 우완 최지광은 1일 KIA전에서 발목 통증으로 스스로 마운드를 내려가 회복 여부가 불투명하다. 베테랑 임창민이 있지만 그에게 모든 부담을 지울 순 없다.
결국 삼성으로서는 남은 기간 오승환이 구위를 회복해 실전에서 자신감을 찾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특히 KIA를 상대로 징크스를 끊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삼성은 오는 23~24일 KIA와 마지막 2연전을 남겨두고 있다. 오승환의 입장에서는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문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