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보인다.
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내야수 박병호는 지난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시즌 13차전에서 1회초 무사 1, 2루에서 키움 선발 이종민을 상대로 스리런홈런을 뽑아냈다. 비거리 120m에 달했다. 시즌 15호 홈런이다. 박병호는 5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9-5 승리에 기여했다.
박병호는 시즌 초반 이름값에 어울리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KT 소속으로 3월 8경기 타율 0.154 4안타에 그쳤다. 홈런은 하나도 없었다. 4월에는 타율 0.229(35타수 8안타)로 끌어올렸지만 기대했던 홈런이 단 한 개에 불과했다.
삼성 박병호. 사진=김영구 기자
삼성 박병호. 사진=김영구 기자
출전 기회도 줄 수밖에 없었다. 강백호와 문상철이 좋은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박병호는 KT와 4월부터 면담을 가지며 앞으로의 미래를 고민했고, KT와 이강철 감독은 은퇴나 웨이버 공시 방출 대신 트레이드로 길을 열어주길 결정했다. 44경기 타율 0.198 20안타 3홈런 10타점 10득점이란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오재일과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오자마자 삼성 데뷔전인 5월 29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홈런을 뽑아내며 기대감을 높였던 박병호지만 6월 타율 0.187(75타수 14안타)에 그쳤다. 7월에는 햄스트링 부상까지 겹치면서 단 7경기 출전에 그쳤다. 홈런도 없었다.
그러나 8월 우리가 알던 박병호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루벤 카데나스가 ‘태업 논란’ 속에 자리를 비운 사이 구자욱, 강민호 등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며 박진만 삼성 감독이 기대하던 모습을 보여줬다.
삼성 박병호. 사진=김영구 기자
8월 타율 0.281 18안타 6홈런 20타점 10득점을 기록 중이다. 18안타 가운데 장타가 8개(홈런 6개, 2루타 2개). 8월에만 6홈런을 쳤는데, 8월 박병호보다 홈런을 많이 친 타자는 LG 트윈스 오스틴 딘(9개), SSG 랜더스 최정(8개) 뿐이다. 지난 1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KBO리그 12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과 함께 739일 만에 멀티홈런을 작성했다. ‘클래스는 영원하다’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
시즌 성적도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101경기 타율 0.227 63안타 15홈런 48타점 38득점. 무엇보다 KBO리그 통산 395홈런을 기록, 올 시즌 자신이 목표로 삼았던 KBO리그 400홈런에도 5개 만이 남았다. 카운트에 들어간 것. KBO리그 역사에 400홈런을 넘긴 선수는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467홈런)과 최정(490홈런) 뿐이다. 또한 통산 1500안타 달성에도 단 세 개만이 남았다.
박병호는 지난 6월 13일 대구 LG 트윈스전에서 한미 통산 400홈런 대기록을 작성한 후 “올 시즌을 앞두고 20홈런을 치면 KBO 통산 400홈런을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전에는 한 번도 개인 기록을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KBO 통산 400홈런은 제 야구 인생에서 마지막 목표가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KBO 통산 400홈런에 대한 꿈을 드러낸 바 있다.
박병호는 2012~2015년, 2019년, 2022년 홈런왕에 이름을 올렸다. 2012년부터 2022년까지(2016~2017 해외 진출) 9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한 홈런 하면 떠오르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삼성 박병호. 사진=김영구 기자삼성의 남은 경기는 20경기, 지금의 페이스라면 400홈런 꿈은 아니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