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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퇴출 투수→감격의 MLB 복귀 '3이닝 퍼펙트' SV라니!... 은퇴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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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케이시 켈리. /사진=신시내티 구단 공식 SNS
 
 
 
 
KBO 리그 LG 트윈스에서 장수 외국인 투수로 활약하다가 방출된 케이시 켈리(35·신시내티 레즈)가 마침내 메이저리그 무대에 복귀해 공을 던졌다. 그리고 3이닝 퍼펙트 투구를 펼치며 빅리그 개인 통산 첫 세이브까지 거머쥐었다.

켈리는 25일(한국 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 위치한 PNC 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2024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원정 경기에서 6년 만에 빅리그 복귀전을 치렀다. 결과는 3이닝 퍼펙트. 감격적인 최고의 복귀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켈리는 팀이 10-2로 크게 앞선 7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큰 점수 차에서 켈리는 보다 더 편하게 공을 뿌릴 수 있었다. 켈리는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브라이언 데 라 크루즈를 불리한 볼카운트 3-1에서 5구째 우익수 뜬공으로 유도하며 좋은 출발을 알렸다. 이어 빌리 맥킨니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6구째 루킹 삼진 처리하며 기세를 더욱 올린 켈리. 계속해서 켈리는 후속 자레드 트리올로를 상대로 볼카운트 2-2에서 7구째 우익수 뜬공으로 솎아냈다. 켈리가 6년 만에 치른 메이저리그 복귀전에서 첫 이닝을 깔끔하게 삼자 범퇴로 처리한 순간이었다.

켈리는 8회 선두타자로 한국의 배지환을 만났다. 초구는 볼. 2구째 스트라이크를 꽂은 뒤 3구째 2루 땅볼로 유도했다. 켈리의 위력투는 계속 이어졌다. 교체로 나서 1번 타순에 배치된 알리카 윌리엄스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 이어 브라이언 레이놀즈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8구째 좌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처리하며 2이닝 연속 삼자 범퇴에 성공했다.

켈리는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오닐 크루즈를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유격수 뜬공으로 유도한 켈리. 이어 4번 타자 조이 바트마저 볼카운트 0-1에서 2구째 3루 땅볼로 잡아냈다. 이어 투수 로우디 텔레즈를 초구에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시키며 3이닝 퍼펙트로 자신의 메이저리그 복귀전을 마무리했다. 비록 큰 점수 차에 구원 등판했지만, 홀로 3이닝을 던지며 팀 승리를 지켜냈기에 세이브가 주어졌다. 켈리의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첫 세이브이기도 했다.

아울러 피츠버그의 9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한 배지환은 2타수 무안타 1볼넷을 마크했다. 3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루킹 삼진으로 물러난 뒤 5회에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볼넷으로 출루했다. 하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며 득점에는 실패했다. 배지환의 시즌 타율은 종전 0.191에서 0.186(70타수 13안타)까지 떨어졌다.


케이시 켈리가 25일(한국시각) 피츠버그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신시내티 구단 공식 SNS
 
 
 
 
켈리는 2008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의 1라운드 지명을 받으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12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했다. 이어 켈리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시카고 컵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거쳐 2019년 KBO 리그 LG 트윈스에 입단했다. 이날 켈리가 메이저리그 복귀하기 전까지 빅리그 통산 성적은 26경기(12경기 선발 등판)에서 2승 11패 평균자책점 5.46이었다.

켈리는 메이저리그에서 비록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한국 무대에서는 최고의 에이스로 군림했다. 2019시즌부터 2024시즌까지 6시즌 동안 활약하면서 163경기에 등판해 73승 46패 평균자책점 3.25로 활약했다. 총 989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942피안타(68피홈런) 240볼넷 52몸에 맞는 볼 753탈삼진 403실점(357자책)의 성적을 남겼다. 올 시즌 전까지 특별한 부상 없이 매 시즌 160이닝 이상 투구하며 1선발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2022시즌에는 16승을 올리며 다승왕에 등극했다. 특히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는 1차전과 5차전에 선발 등판,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59로 맹활약하며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LG에 안겼다.


케이시 켈리가 20일 잠실 두산전이 우천 취소된 이후 열린 고별식에서 그의 아내, 자녀들과 함께 헌정 영상을 지켜보고 있다.
케이시 켈리가 20일 잠실 두산전이 우천 취소된 이후 열린 고별식에서 선수들과 함께 단체 촬영에 임하고 있다.
 
 
 
 
다만 지난 시즌부터 다소 내리막길을 타기 시작한 것도 사실이었다. 2023시즌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10승 7패 평균자책점 3.83을 마크했다. 2019년 14승(12패), 2020년 15승(7패), 2021년 13승(8패), 2022년 16승(4패)의 성적을 거뒀던 것과 비교하면 가장 낮은 승수를 올린 한 해였다. 평균자책점 역시 2024시즌을 제외하고 5시즌 중 가장 높았다. 이어 올 시즌에는 초반부터 흔들렸다. 3월부터 5월까지 고전했다. 3~4월에는 7경기에서 1승 4패 평균자책점 5.09로 흔들렸고, 5월에는 4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6.55로 난조를 경험했다. 5승 8패 평균자책점 4.51로 예전과 같은 위용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지난 7월 구단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은 뒤 미국으로 돌아갔다.

켈리는 지난달 국내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 향후 계획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은퇴 이야기까지 나왔으나 결과적으로 사실이 아니었다. 당시 켈리는 "아직 저는 건강하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심사숙고한 뒤 결정을 내릴 생각이다. 미국으로 돌아갈 수도 있고, 대만이라는 선택지도 있다. 저는 여전히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고 싶다. 어딘가에서 야구를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은퇴설을 일축했다.

그랬던 켈리가 선택한 건 대만도, 일본도 아닌 자기 고향 미국이었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 팻 켈리가 감독을 맡고 있는 신시내티 레즈 산하 트리플A 구단인 루이빌 배츠에 입단했다. 입단 후 2경기에 등판한 켈리는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4.50을 마크한 뒤 메이저리그로 콜업됐고, 이날 마침내 빅리그 마운드를 다시 밟았다. 켈리가 메이저리그 경기에 출전한 건 지난 2018년 9월 27일 이후 약 6년 만이었다. 켈리는 3이닝 퍼펙트로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했다. 속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싱커, 커터를 골고루 섞어 던진 가운데, 속구 최고 구속은 148.5km까지 나왔다. 과연 켈리가 남은 시즌에도 이날과 같은 좋은 내용을 보여주며 메이저리그에서 계속 공을 뿌릴 수 있을 것인가.


케이시 켈리(왼쪽)와 그의 아버지 팻 켈리. /사진=마이너리그 공식 홈페이지 Milb.com 공식 SNS
케이시 켈리(왼쪽)와 그의 아내, 그의 딸들. /사진=케이시 켈리 SNS
 
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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