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 말미에 사용할 수 있는 '옵트아웃' 권리도 개막전 로스터 진입에 유용
(뉴욕 메츠 1루수/지명타자 최지만)
(MHN스포츠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최지만(33. 뉴욕 메츠)은 메이저리그에서 '핫초이(Hot Choi)'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전 소속팀 탬파베이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을 때 '뜨거운(Hot)' 활약과 그의 성(Choi)를 합해서 언론과 팬들이 함께 지어준 별명이다.
최지만이 지난달 뉴욕 메츠와 스플릿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초청선수로 합류했을 때만해도 뉴욕을 포함 미국현지 언론은 그의 개막전 로스터 진입 가능성에 대해 물음표를 던졌다.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지만이 지난해 잦은 부상과 두 번의 트레이드를 겪으며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가장 부진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일부언론은 최지만에게 관심조차 갖지 않았다. 뉴욕 메츠에는 나이도 어리고 지난해 한 때이긴 하지만 가능성을 크게 보여주었던 '영건' 마크 비엔토스(25)와 DJ스튜어트(31)가 있었기 때문이다.
최지만처럼 스플릿 계약을 맺고 비슷한 시기에 캠프에 합류한 전 아메리칸리그 홈런왕 루크 보이트(33)도 있다. 아무래도 언론의 관심은 최지만 보다 어리거나, 인지도가 더 높은 보이트에게 향했다.
하지만 막상 스프링캠프 시범경기가 시작되고, 뉴욕 메츠의 백업 1루수와 지명타자 자리를 놓고 시작된 이 4명의 경쟁은 초반부터 김 빠진 맥주가 됐다. 물론 경쟁을 해야 하는 당사자들은 매 경기마다 속이 타겠지만 이를 지켜보는 팬들은 큰 감흥이 없다. 최지만 혼자만 잘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 메츠 1루수/지명타자 최지만)
최지만은 12일 현재 올 스프링캠프 총 8경기에 나와 타율 0.357(14타수 5안타), 1홈런 2타점의 호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0.500)과 장타율(0.714)을 합한 OPS는 무려 1.214나 된다.
반면 아메리칸리그 홈런왕 출신의 경쟁자 보이트는 이렇다할 힘 한 번 제대로 못쓰고 경쟁에서 탈락하는 분위기다. 그는 12일 기준 총 9경기에 나와 타율 0.100, 1타점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홈런은 1개도 없고, OPS도 달랑 0.317이다. 최지만 타율보다 낮다.
한 때 '뉴욕 메츠 타선의 미래'라는 평가를 받던 비엔토스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는 12일 현재 총 11경기에 나와 타율 0.194, 2홈런 2타점을 기록 중이다. OPS도 0.638로 평범하다. 젊다는 것 외엔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 경쟁자 스튜어트도 전혀 기운을 쓰지 못하고 있다. 그는 12일 기준 총 7경기에 나와 홈런 없이 타율 0.150을 유지하고 있다. 타점도 없다. 삼진은 5개나 된다. OPS는 최지만의 타율보다 낮은 0.340이다.
(뉴욕 메츠 1루수/지명타자 최지만)
스프링캠프 반환점을 돈 현 상황에서 앞서 언급한 4인의 경쟁 결과가 너무 쉽게 윤곽을 드러내자 최지만에게 큰 관심을 주지 않았던 미국현지 언론들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뉴욕스포츠 소식을 전문으로 다루는 '라이징애플'은 12일 "스튜어트는 본인이 교체 가능한 선수라는 걸 스프링캠프에서 증명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스프링캠프 전만 해도 그는 '강력한 개막전 로스터 지명타자 후보'로 손꼽혔다.
매체는 이어 "스프링캠프 동안 최지만은 2루타 2개, 홈런 1개 포함 14타수 5안타를 쏘아 올리며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또 캠프 말미에 행사할 수 있는 옵트아웃(opt out) 권리도 있다. 지금처럼 성적이 좋으면 뉴욕 메츠 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도 그를 영입하려고 할 것"이라며 "마이너리그 옵션이 아직 남아있는 스튜어트에 비해 최지만은 신분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뉴욕 메츠 1루수/지명타자 최지만)
캠프 말미에 가면 최지만처럼 옵트아웃 옵션을 가진 선수들이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며 이동이 발생한다. 캠프기간 동안 부진 또는 부상 등의 변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승팀 텍사스는 벌써 1루수 네이트 로우(29)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최소 두 달은 아웃 된 상황이라 최지만 같은 왼손타자 1루수가 절실한 상황이다. 게다가 텍사스는 오프시즌 동안 최지만 영입을 원했던 팀이기도 하다. 때문에 최지만은 팀내 경쟁을 신경 쓸 필요 없이 지금처럼 자신의 일만 잘하면 된다. 수요는 충분하다.
뉴욕 포스트도 같은 날 '최지만의 '뜨거운 봄'이 계속되며 뉴욕 메츠의 승리에 기여했다'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최지만의 활약을 높게 평가했다. 머지 않아 뉴욕 현지 언론도 그를 '핫초이'로 부를 전망이다.
또 다른 현지언론 '에센셜리스포츠'도 '최지만의 뜨거운 스프링캠프'에 대해 조명했다.
매체는 "캠프 시작 전만 해도 뉴욕 메츠의 지명타자는 스튜어트였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누군가 개막전 지명타자가 바뀔 수 있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답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최지만을 염두해둔 예상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한편, 최지만은 13일(한국시간) 워싱턴을 상대로 원정 시범경기에 선발 출전할 예정이다. 그가 이날도 '핫초이'의 모습을 보여주며 개막전 로스터 진입 굳히기를 할 수 있을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뉴욕 메츠 구단 홍보팀 제공
기사제공 MHN스포츠
이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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