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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vs 오타니 역사적 첫 만남 엇갈린 희비… 홈런포 괴력 오타니, 이제 서울행 비행기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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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범경기 2호포 포함 3안타 대활약을 펼치며 서울시리즈 출전에 문제가 없음을 자신한 오타니 쇼헤이 ⓒ연합뉴스/AP통신
▲ 이정후는 13일 LA 다저스와 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정후가 안타 없이 경기를 마무리한 것은 이번 시범경기 들어 두 번째다.
ⓒ연합뉴스/AP통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국과 일본의 천재 타자들이 메이저리그에서 처음으로 더그아웃을 마주 보고 그라운드에 섰다.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와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나란히 출전한 가운데 두 선수의 성적은 조금 엇갈렸다. 오타니가 절정의 타격감을 선보이며 시즌 개막전 출전의 기대감을 높인 가운데 이정후는 최근 좋았던 타격감이 한 차례 끊기며 무안타로 경기를 마쳤다.

LA 다저스는 13일(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 랜치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6-4로 이겼다. 올해 의욕적인 오프시즌을 보내며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강 전력을 구축한 LA 다저스는 시범경기 13승4패를 기록하며 그 평가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반면 샌프란시스코는 경기 초반 다저스 마운드를 극복하지 못한 끝에 패해 6승8패로 시범경기 승률 5할 복귀에 실패했다.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야구 세계화를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메이저리그 월드투어'가 참가할 팀 중 하나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오는 3월 20일과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서울시리즈'를 개최하는데 한국 팬들에게 익숙한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매치업을 잡아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올해 메이저리그 정식 개막전이기도 하다. 다저스는 14일까지만 애리조나 시범경기(캑터스 리그)에 참가한 뒤 서울로 떠날 계획이다. 이제는 최종 점검을 할 때였다.

다저스는 3월 20일 열릴 예정인 서울시리즈 첫 경기, 즉 팀의 시즌 개막전에 선발로 나설 타일러 글래스나우가 이날 선발 등판해 최종 점검을 가졌다. 글래스나우는 이날 5⅓이닝 동안 무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선보이며 왜 팀이 자신을 개막전 선발로 낙점했는지를 증명했다. 시범경기 평균자책점 0.90이라는 호성적과 함께 서울로 떠난다. 불펜에서는 다니엘 허드슨과 에반 필립스가 각각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정상적인 컨디션을 과시했다.

이날 다저스는 무키 베츠(유격수)-오타니 쇼헤이(지명타자)가 테이블세터를 이루고, 프레디 프리먼(1루수)-윌 스미스(포수)-제이슨 헤이워드(우익수)가 중심타선을 이뤘다. 하위타선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좌익수)-키케 에르난데스(중견수)-미겔 로하스(3루수)-크리스 오윙스(2루수)가 나섰다. 정예 멤버 거의 대부분을 동원하며 서울시리즈 대비에 나섰다. 이중 오타니는 홈런 포함 3안타에 2타점을 기록하며 대활약했고,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도 2안타를 쳤다. 스미스도 2안타를 보탰으며 베츠, 헤이워드, 로하스도 안타 하나씩을 치며 감을 조율했다.

이에 맞서는 샌프란시스코도 이정후(중견수)를 필두로 정예에 가까운 라인업을 구축했다. 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라몬테 웨이드 주니어(1루수)-맷 채프먼(3루수)-마이크 야스트렘스키(우익수)-패트릭 베일리(포수)-오스틴 슬레이터(좌익수)-쓰쓰고 요시토모(지명타자)-닉 아메드(유격수)가 이정후의 뒤를 따라 라인업에 줄을 섰다. 선발 투수는 블레인 엔로였다.


 

▲ 오타니는 올해 시범경기 7경기에서 타율 0.579(19타수 11안타), 2홈런, 9타점, 4볼넷의 대활약을 펼치고 있다. 출루율은 0.652, 장타율은 1.053으로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무려 1.705에 이른다. ⓒ연합뉴스/AP통신
▲ 오타니는 팔꿈치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서울시리즈에 갈 준비가 됐다는 것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AP통신
 
 



◆ 누가 팔꿈치 불안하다고 했나… 오타니 연속 맹타, 서울시리즈가 보인다

이날 다저스에서 관심을 모았던 선수는 역시 개막전 선발로 낙점된 타일러 글래스나우, 그리고 팔꿈치 부상에서 회복 단계에 있는 오타니 쇼헤이였다. 글래스나우는 이날이 서울시리즈를 앞둔 최종 점검이었고, 지난해 시즌 막판 경력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재활을 거쳐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는 오타니는 타격감이 관건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LA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 달러라는 역사적인 계약에 서명한 오타니는 투수로는 2024년 나설 수 없지만 타자로는 뛸 수 있다. 다만 타자로 뛰려고 해도 기본적인 재활은 해야 하는 만큼 언제쯤 정상적인 컨디션을 찾느냐가 관건이었는데, 오타니는 예상보다 더 빠르게 개막에 대비하고 있다. "개막전에 대기할 수 있다"던 큰소리가 허풍은 아니었다는 게 시범경기 성적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오타니는 0-0으로 맞선 1회 첫 타석부터 안타를 때렸다. 우전 안타를 만들며 출루했다. 다만 후속타가 빈약했다. 다저스는 오타니의 안타로 만들어진 1사 1루에서 프레디 프리먼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정후의 글러브 속으로 타구가 들어갔다. 2사 1루에서는 윌 스미스가 안타를 쳤지만, 제이슨 헤이워드가 2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오타니는 잔루 처리됐다.

2회에도 점수가 없었던 다저스는 3회도 답답한 공격 흐름이 이어졌다. 선두 크리스 오윙스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상위타선에 기회를 열었다. 하지만 무키 베츠가 내야 땅볼로 물러났다.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가 다시 우전 안타를 때려 1사 1,2루 기회를 만들었으나 프레디 프리먼이 삼진으로 물러난 것에 이어 윌 스미스도 내야 땅볼에 그쳐 3회까지 양팀이 0-0으로 맞섰다.

0의 균형은 5회 깨졌다. 다저스는 선두 무키 베츠가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갔다. 전 두 타석에서 모두 안타를 친 오타니가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오타니 뒤에도 쟁쟁한 타자들이 있었다. 2사 후 윌 스미스가 0의 균형을 깨는 좌중월 2점 홈런을 터뜨려 리드를 잡았다. 이어 제이슨 헤이워드가 3루타를 치는 노익장을 과시했고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곧이어 2점 홈런을 쳐 4-0으로 달아났다.

6회에는 아예 오타니가 해결사로 나섰다. 2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좌중월 투런포를 터뜨리며 팀에 2점을 더 안겨줬다. 오타니의 시범경기 두 번째 홈런이었다. 6-0으로 앞선 다저스는 이후 샌프란시스코의 추격을 요소요소에서 잘 막아서며 6-4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오타니는 팔꿈치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서울시리즈에 갈 준비가 됐다는 것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오타니는 라이브게임에 이어 시범경기에서 컨디션을 조절하며 경기에 나서고 있다. 이날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한 것을 포함, 올해 시범경기 7경기에서 타율 0.579(19타수 11안타), 2홈런, 9타점, 4볼넷의 대활약이다. 출루율은 0.652, 장타율은 1.053으로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무려 1.705에 이른다. 지난해 막판 팔꿈치 수술을 한 선수가 맞는지 착각이 들 정도다. 오타니는 서울시리즈에 가기 전 라이브게임과 시범경기를 통해 50타석 정도면 충분히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는데 그 수준을 무난하게 채워가고 있다.


 

▲ 글래스나우는 이날 5⅓이닝 동안 무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선보이며 왜 팀이 자신을 개막전 선발로 낙점했는지를 증명했다.
ⓒ연합뉴스/AP통신
▲ 13일 LA 다저스와 경기에서 세 타석 모두 안타를 치지 못하고 물러난 이정후. ⓒ연합뉴스/AP통신
 
 



◆ 이정후 보기 드문 무안타 침묵, 정상급 투수 상대로 좋은 공부했다

오타니가 뜨거웠던 반면 시범경기에서 내내 좋은 타격감을 이어 가고 있었던 이정후는 이날 3타수 무안타로 안타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정후는 이날 경기 전까지 나섰던 총 7번의 시범경기에서 단 한 경기를 빼면 모두 안타를 쳤다. 전날까지 시범경기 타율은 0.368, 출루율은 0.429로 훌륭한 수준이었다. 아직 미국에서 정식 경기를 해보지 못한 이정후로서는 시범경기에서 최대한 적응하고 정규시즌에 들어가는 게 중요한데, 일단 좋은 출발을 알린 셈이다.

그래서 이날 경기는 무안타에 그쳤지만 꽤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다저스 선발은 팀의 개막전 선발로 내정된 타일러 글래스나우였다. 글래스나우는 피츠버그 시절부터 유망주로 손꼽혔던 선수고, 탬파베이 이적 후 수술 등 역경을 이겨내고 이제 정상적인 출발점에 다시 선 선수였다. 지난해 21경기에서 120이닝을 던지며 10승7패 평균자책점 3.53을 기록했다. 평균 96.4마일(약 155.1㎞)의 강속구를 던지고 슬라이더와 커브도 수준급으로 구사하는 에이스급 스터프였다. 이정후가 이런 공을 볼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공부에 큰 도움이 되는 투수였다.

결과는 그렇게 좋지 않았다. 이날 익숙한 선발 중견수 및 리드오프 자리에 다시 들어간 이정후는 1회 첫 타석에서는 2루 땅볼에 그쳤다. 2B-1S의 배팅 카운트에서 4구째 패스트볼을 노렸다는 듯이 잡아 당겼으나 내야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역시 빠른 공에 위력이 있었다.

0-0으로 맞선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선두타자로 나가 글래스나우와 2B-2S 승부까지 맞섰다. 투수와 타자 모두 승부를 걸어야 할 카운트에서 5구째 높은 쪽 패스트볼이 들어오자 이정후의 방망이가 반사적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타이밍이 조금 늦었는지 타구는 좌익수 방면에 떴고 좌익수가 무난하게 잡아냈다.

0-4로 뒤진 6회 세 번째 타석이자 이날 마지막 타석에서는 1사 1루에서 우완 라이언 브레이저를 상대했으나 삼진으로 물러났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내준 이정후는 2구째 높은 쪽 공에 방망이를 내다 거둬들였으나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고, 3구째 낙차 큰 커브에 헛스윙하며 물러났다. 22타수에서 나온 시범경기 3번째 삼진이었다.


 

▲ 이정후는 이날 정규시즌에서 상대해야 할 다저스 투수들의 수준 높은 공을 보며 메이저리그 적응력을 높일 수 있었다 ⓒ연합뉴스/AP통신
 
 



하지만 이정후는 이날 다저스 투수들의 수준 높은 공을 보며 공부를 할 수 있는 하루였다. 글래스나우는 물론이고, 브레이저 또한 다저스 불펜에서 지난해 좋은 활약을 했던 수준급 투수였다. 어차피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이런 투수들과 만나야 하는 게 이정후다. 이정후의 시범경기 타율은 0.318로 조금 떨어졌고, 출루율도 0.375로 4할 아래로 내려왔다. OPS는 0.875를 기록, 시범경기 개막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으나 여전히 준수한 성적이다.

샌프란시스코는 14일 신시내티와 홈경기를 치르고 15일은 휴식을 취한다. 이정후는 14일 경기에도 나설 가능성이 크다. 신시내티는 15일 선발 투수로 우완 프랭키 몬타스를 예고했다. 몬타스 또한 수준급 투수다. 오클랜드 소속이었던 2021년 32경기에서 13승9패 평균자책점 3.37을 기록했고, 메이저리그 통산 130경기에서 37승35패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 중이다. 뉴욕 양키스가 2022년 포스트시즌을 위해 트레이드로 영입했을 정도로 기대가 컸으나 곧바로 팔꿈치 부상 및 수술이 이어지며 사실상 지난해 1년은 날렸다. 올해 신시내티와 1년 계약을 하고 재기를 노린다. 역시 153~155㎞ 수준의 빠른 공을 던지며 스플리터 등 다양한 구종을 던져 이정후에게는 좋은 공부가 될 전망이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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