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부상으로 일주일간 경기에 나서지 못한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복귀 첫 경기부터 매섭게 방망이를 돌렸다.
이정후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템피 디아블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에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 2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을 기록하면서 팀의 5-2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최근 왼쪽 햄스트링 긴장 증세의 여파로 휴식에 집중한 이정후는 14일 신시내티 레즈전 이후 정확히 일주일 만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긴 공백기를 가졌음에도 멀티히트 활약을 펼쳤다. 지난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3타수 2안타) 이후 20일 만에 멀티히트를 달성한 이정후는 자신의 시범경기 타율을 0.348에서 0.400으로 끌어올렸고, 출루율과 장타율도 각각 0.423에서 0.483로, 0.522→0.600으로 상승했다.
시즌이 다가오면서 모든 팀들이 베스트에 가까운 라인업을 내세우거나 완전체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도 예외는 아니었다. 라인업은 이정후(중견수)-맷 채프먼(3루수)-마이클 콘포토(좌익수)-호르헤 솔레어(지명타자)-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패트릭 베일리(포수)-마이크 야스트렘스키(우익수)-닉 아메드(유격수)-라몬테 웨이드 주니어(1루수) 순으로,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야 하는 '강속구 투수' 조던 힉스가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에인절스도 마찬가지로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선발 출전했다. 앤서니 렌던(3루수)-애런 힉스(우익수)-마이크 트라웃(중견수)-테일러 워드(좌익수)-브랜든 드루리(1루수)-맷 타이스(지명타자)-에이르 아드리안자(유격수)-채드 왈라치(포수)-리반 소토(2루수) 순으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힉스와 선발 맞대결을 펼친 투수는 좌완 타일러 핸더슨이었다. 이정후가 상대한 좌완 타일러 핸더슨은 빅리그에서 통산 174경기에 등판할 정도로 경험이 많은 좌완투수다. 지난해 27경기 141이닝 6승 6패 평균자책점 5.43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타일러와의 맞대결은 이정후 입장에서 좌완투수를 상대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정후는 첫 타석부터 출루에 성공했다. 2루수 방면으로 타구를 보냈고, 내야안타를 얻어내면서 1루를 밟았다. 다만 채프먼과 콘포토가 각각 뜬공과 삼진으로 물러난 데 이어 솔레어가 좌익수 뜬공을 치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이정후는 단 두 타석 만에 멀티출루를 기록했다. 3회초 2사에서 앤더슨을 상대로 침착하게 볼을 골라냈다. 하지만 이번에도 후속타 불발로 득점을 생산하진 못했다.
이정후가 아쉬움을 만회한 건 팀이 0-1로 끌려가던 5회초였다. 선두타자 야스트렘스키가 2루타로 출루한 뒤 아메드의 땅볼로 1사 3루가 됐다. 후속타자 웨이드 주니어가 1루수 직선타로 출루하지 못했지만, 이정후가 볼카운트 3볼 1스트라이크에서 앤더슨의 5구를 밀어쳐 좌중간 2루타를 만들었다. 3루주자 야스트렘스키를 홈으로 불러들인 이정후는 2루에 안착한 뒤 곧바로 대주자 이스마엘 문구이아와 교체됐다.
이정후의 타격 당시 중견수 트라웃은 자신의 자리에서 우중간 쪽으로 소폭 이동한 상태였다. 우중간으로 날아올 수 있는 타구를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그러나 방향을 가리지 않는 이정후는 정교한 콘택트를 앞세워 장타를 생산, 자신의 장점을 마음껏 뽐냈다.
이정후는 수비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3회말 워드의 타격 때 빠른 타구 판단 이후 슬라이딩 캐치를 선보이며 힉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에게 기대한 부분이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나타난 하루였다.
지난해 12월 비공개 경쟁입찰(포스팅 시스템)로 빅리그에 입성한 이정후는 많은 기대 속에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지난달 28일 시애틀 매리너스전부터 시범경기 일정을 소화하던 이정후에게 위기가 찾아온 건 3월 14일 신시내티전이었다. 이정후는 경기를 치르다가 몸 상태에 이상을 느끼면서 두 타석 만에 교체됐다. 사유는 왼쪽 햄스트링 긴장 증세.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큰 문제는 아니다. 다리 뒤쪽이 조금 뻐근했다"고 이정후의 몸 상태를 설명했다. 큰 부상은 아니었으나 선수 보호 차원에서 샌프란시스코가 기민하게 움직인 것이었다.
1~2일로 부족했던 이정후는 좀 더 시간을 가졌다. 구단은 16일 "이정후가 왼쪽 햄스트링 긴장 증세로 앞으로 2~3일 동안 야구와 관한 활동에 제한을 받을 것"이라고 알렸다. 이정후는 18일 콜로라도 로키스전까지 경기에 나서지 않고 회복에 전념했다. 19일 신시내티전, 20일 캔자스시티전까지 5경기 연속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이정후는 재검진을 통해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걸 확인하면서 정규시즌 개막전 준비에 청신호를 밝혔다. 20일 주루 훈련을 소화하면서 최종 점검을 마쳤고, 보란듯이 첫 경기부터 활약하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경기 후 이정후를 향해 극찬이 쏟아졌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한 이정후는 좌완 앤더슨을 상대로 2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며 "좌타자인 이정후는 투수 유형을 가리지 않고 좌완투수, 우완투수를 상대로 완벽한 어프로치를 구사한다"고 이정후의 활약을 주목했다.
또 다른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 '더 머큐리 뉴스'는 "이정후는 앤더슨을 맞이해 세 타석에서 1루타, 볼넷, 2루타를 기록한 뒤 대주자와 교체됐다. 야구 관련 활동에 복귀하기 전까지 5경기 동안 결장했으며, 이날 경기에서 라인업에 복귀할 수 있게 됐다"고 이정후의 존재감을 조명했다.
이정후의 복귀와 활약을 가장 반긴 사람은 역시나 사령탑이었다. '더 머큐리 뉴스'에 따르면, 경기 후 멜빈 감독은 "그렇게 오래 앉아 있다가(장기간 결장하다가) 경기에 출전해 한 번도 상대한 적 없는 좌완투수를 상대로 모든 타석에서 그렇게 보여준 건 인상적이었다. 모든 타석이 환상적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정후는 시범경기 초반에도 가벼운 옆구리 통증으로 경기 출전 대신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시범경기 개막 이후 제동이 걸린 건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샌프란시스코로선 이정후의 몸 상태를 예의주시했다. 다행히 이정후는 구단의 철저한 관리를 받으면서 회복에 전념했고, 복귀 첫 경기부터 팀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었다.
선수 본인도 이낭 활약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정후는 통역을 통해 "(신체적으로) 제한이 없다"고 말한 뒤 "야구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이 된 팀이 내 몸 상태를 관리해준 점에 대해 감사하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오는 29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을 갖는다. 몸 상태에 문제가 없다면 이정후는 리드오프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다. 그는 "지금은 정규시즌 개막만 기다리고 있다"며 개막전 활약을 다짐했다.
사진=AP, AFP, USA투데이스포츠/연합뉴스
기사제공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네임드달팽이, 먹튀검증, 네임드사다리, 슈어맨, 네임드, 스코어게임, 토토, 가상축구, 먹튀폴리스, 해외배당, 라이브맨, 로하이, 올스포츠, 총판모집, 알라딘사다리, 네임드, 프로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