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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그레디 악몽' 지운 페라자의 맹타…ML 경력 없지만 한화 희망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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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가 KBO리그 데뷔 시리즈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화는 지난해 구단 역사상 최악의 외국인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로 받았던 상처를 말끔히 치유하고 2024 시즌 도약을 향한 기대감에 부풀었다.

한화는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2차전에서 8-4로 이겼다. 전날 개막전에서 패했던 아쉬움을 털고 2024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신고했다.

한화의 승리를 견인한 건 페라자였다. 2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2안타 2홈런 2타점 3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LG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페라자는 한화가 0-1로 끌려가던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게임 흐름을 바꿔놨다. 원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호투하던 LG 선발투수 임찬규의 4구째 124km/h 체인지업을 완벽한 스윙으로 받아쳤다.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터뜨리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페라자 개인으로서도 개막 2경기 만에 KBO리그 데뷔 마수걸이 홈런을 기록하는 기쁨을 맛봤다.

페라자는 다음 타석에서 또 한 번 짜릿한 손맛을 봤다. 한화가 2-1 역전에 성공한 6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특유의 장타력을 뽐냈다. 임찬규의 초구 낮게 들어온 110km짜리 커브를 걷어 올려 이번에도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폭발시켰다. 이번 시즌 KBO리그 1호 연타석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페라자는 LG전 승리 후 "오늘 결과에 만족스럽다. 홈런을 쳐서 기쁘고, 팀에서 새로운 역사를 같이 쓸 수 있어서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 큰 구장에서 홈런을 칠 수 있다는 게 매우 영광스럽고 기쁘다. 이런 많은 관중 앞에서 야구를 하는 경험은 처음인데, 즐기려고 했다"고 말했다.

 



 



페라자는 지난 23일 개막전에서도 멀티 히트를 기록했던 가운데 이튿날에는 홈런포까지 가동하면서 한국 야구에 빠르게 적응하는 모양새다. 선수 스스로도 큰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한화는 2022 시즌 144경기 타율 0.289(575타수 166안타) 12홈런 43타점 19도루 OPS 0.796으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던 외국인 타자 터크먼과 재계약을 포기했다. 대신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 경럭을 가지고 있는 오그레디를 영입, 중심타자 역할을 맡겼다.  

하지만 오그레디는 한화 유니폼을 입고 전혀 제 몫을 하지 못했다. 22경기 타율 0.125, 10안타, 8타점, OPS 0.337이라는 믿기 어려운 성적을 남기고 퇴출됐다. 홈런은 단 하나도 없었고 선구안, 컨택, 파워 어느 하나 확실한 장점이 없었다.

오그레디의 부진은 2023 시즌 한화가 초반 순위 다툼에서 밀려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만약이란 없지만 지난해 잠재력을 터뜨리고 홈런-타점왕 타이틀을 거머쥔 노시환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외국인 타자가 있었다면 한화의 행보는 크게 달랐을 가능성도 있다.

 



 



오그레디를 퇴출하고 대체 외국인 타자로 데려온 닉 윌리엄스도 기대에 못 미쳤다. 68경기 타율 0.244, 63안타, 9홈런, OPS 0.678에 그쳤다. 오그레디보다는 나았지만 국내 선수 이상의 몫을 해줘야 하는 외국인 선수이기에 역시 몸값을 했다고 보기 어려운 선수였다.

한화는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끊기 위해 1998년생으로 젊은 페라자를 영입했다. 계약 직후 페라자를 우투의 스위치 히터로 신장 175cm, 체중 88kg의 작지만 탄탄한 체형을 갖췄다고 소개했다. 빠른 배트 스피드를 바탕으로 강한 타구를 생산하는 중장거리 유형의 타자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페라자는 2015년 미국 프로야구 시카고 컵스에 입단, 지난해 트리플A까지 승격했다. 2023 시즌 총 121경기서 타율 0.284(461타수 131안타) 23홈런 85타점, 장타율 0.534, 출루율 0.389, OPS 0.922 등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경험은 없지만 트리플A에서 컨택, 파워, 선구안, 주루 능력을 모두 인정 받았다.

 



 



오그레디가 메이저리그 통산 62경기 타율 0.184, 18안타, 4홈런, 12타점을 기록하고 2022 시즌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에서 123경기 타율 0.213, 86안타, 15홈런으로 커리어 자체는 페라자보다 괜찮아 보였지만 KBO리그에서는 처참했다. 한화는 이름값보다 현재 기량과 잠재력에 더 주목해 페라자를 영입했다. 

페라자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기간 7경기에 모두 출전해 19타수 5안타(1홈런) 2타점 2득점 타율 0.263, OPS 0.737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이어 시범경기에서도 타율 0.280(25타수 7안타) 2홈런 7타점으로 순조롭게 타격감을 끌어올렸던 가운데 개막 2연전 맹타로 한화 코칭스태프를 흡족하게 했다.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귀환으로 단숨에 5강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신인왕에 오른 '대전 왕자' 문동주를 4선발로 기용할 수 있을 정도로 선발 로테이션에 짜임새와 탄탄함이 넘친다.

타선도 무게감이 있다. 채은성, 노시환 등 리그를 대표하는 우타자들이 버티고 있는 데다 FA로 영입한 베테랑 2루수 안치홍의 존재로 공수를 단숨에 강화했다. 여기에 페라자까지 힘을 보태준다면 이글스표 '다이너마이트 타선' 구축이 가능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기사제공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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