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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프1] 양효진의 현대건설 vs 김연경의 흥국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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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양효진(왼쪽)과 흥국생명 김연경. (C)KOVO
 



드디어 마지막 무대의 문이 열린다. 도드람 2023-2024 V-리그 챔피언 자리를 놓고 정규리그 1위 현대건설과 2위 흥국생명이 5전 3선승제 시리즈를 시작한다.

27일 1차전은 수원체육관에서 펼쳐진다. 정규리그 1위 현대건설이 먼저 두 경기를 홈에서 치른다. 이후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3차전과 4차전이 이어지고, 그래도 승부가 가려지지 않으면 다시 수원으로 돌아와 최종 5차전이 펼쳐진다.

정규시즌을 되돌아보면 초반에는 흥국생명 페이스였다. 1라운드부터 5승 1패로 선두로 나선 반면 현대건설은 3승 3패 4위로 시즌을 시작했다.

이후 2라운드에서 현대건설이 2위로 올라서며 선두 대항마로 나섰고, 3라운드에선 1위를 탈환하며 리그 주도권을 움켜쥐었다.

4라운드 종료 시점에선 현대건설이 승점 차를 8점까지 벌려 안정권으로 접어드는 듯 싶었지만 흥국생명이 5라운드 시작과 함께 외국인선수 교체 카드를 뽑아들며 맹추격전을 전개하면서 치열한 선두 싸움이 불을 뿜었다.

최종 6라운드에선 결국 승점 1점 차로 1위가 가려졌다. 현대건설은 26승 10패 승점 80점으로 어렵사리 1위 타이틀을 차지했다. 흥국생명은 28승 8패 승점 79점으로 2승을 더 올렸지만 승점 관리에 아쉬움이 남았다.

이번 시즌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맞대결은 4승 2패로 흥국생명이 우위를 보였다. 승점 분포에서도 10-8로 흥국생명이 앞섰다. 눈에 들어오는 건 2월 12일과 3월 12일 열린 5라운드와 6라운드 맞대결을 모두 흥국생명이 3-0으로 이겼다는 사실이다.

오늘 경기가 이 연장선상일지, 아니면 새로운 국면일지가 가장 큰 포인트다.

일단 현대건설은 시즌 최종전인 지난 16일 광주 페퍼저축은행전 3-1 승리 이후 정규리그 1위 티셔츠를 입고 미소지었다.

무려 11일이라는 준비 기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틀 하고도 반나절을 쉰 현대건설은 이후 차분하게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했다.

목디스크 증세로 고개를 들기도 힘들었던 양효진은 많이 회복됐다. 100%는 아니지만 훈련에 정상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페이스도 시즌 막판보다 훨씬 좋다. 자신감이 넘친다.

모마도 충분히 쉬면서 에너자이저 기질을 발휘할 수 있는 체력을 충전했다.

관심은 위파위 시통이다. 여전히 어깨는 통증이 미세하게 남아있다. 그래도 이전 6라운드 때와는 달리 공격참여가 이뤄지고 있다. 본인 의지가 워낙 강해 오늘 경기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된다.

현대건설은 세터 김다인, 리베로 김연견으로 이어지는 골격이 강점이었다. 두 선수가 시즌 종반에 힘겨워했지만 지금은 재충전한 상태다. 여전히 상대전 우위를 이어갈 수 있을지도 체크포인트다.

현대건설은 오늘 정지윤과 이다현도 키플레이어다. 이들의 활약이 눈에 확 들어와야 팀이 살아난다. 트레이드 불가 선수로 구단이 애착을 가진 이 두 선수가 이번 시리즈를 통해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에 맞서는 흥국생명은 지난 15일 GS칼텍스와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 이후 포스트시즌으로 접어들었다. 정관장을 만나 3차전까지 혈투를 펼쳤다. 1차전 1세트를 내줬지만 역전승에 성공했고, 2차전을 무기력하게 내주며 벼랑 끝에 몰리는 듯 했지만 26일 3차전에서 완승을 거두며 챔프전 고지의 입구에 도착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이라는 확실한 에이스가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모든 선수가 흔들릴 때 팀이 무너지지 않고 그나마 버티는 건 김연경이 있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은 김연경 보유팀이라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리시브와 연결, 수비, 블로킹, 서브에 공격까지 모든 부분에서 큰 활약을 펼치는 선수다. 여기에 팀을 이끄는 구심점 역할까지 하고 있다. 엄청난 힘이다. 관중 동원능력까지 따진다면 김연경은 능력치와 기여도에 비해 너무 작은 연봉을 받고 있다. V-리그는 연봉 체계를 바꿔 현실화시킬 필요가 있다. 슈퍼에이스의 연봉을 이렇게 가로막는 건 악법이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활약 속에 윌로우의 퐁당퐁당 경기력으로 어렵사리 지금 위치에 도달했다. 윌로우가 일정한 수준의 경기력을 펼쳐준다면 금상첨화다. 이번 챔프전 흥국생명 우승의 키는 윌로우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레이나의 활약 여부도 지켜봐야 한다. 레이나가 이번 시즌 조금 늦게 코트에 나섰지만 아웃사이드히터, 미들블로커, 아포짓스파이커를 오가며 보여준 활약은 눈부셨다. 그 활약은 절대로 과소평가되선 안된다.

이 선수가 가진 책임감, 해내야 한다는 의지, 성취 이후 보인 눈물의 의미를 모든 선수들이 존중하고 본받아야 한다.

흥국생명 경기는 늘 이원정 세터의 몸 상태와 경기력에 관심이 쏠린다. 이원정이 나서야 흥국생명은 가장 좋은 경기력을 펼칠 수 있다. 세터 교체 상황에서는 매우 힘든 여정이었다. 오늘 이원정이 어느 정도의 경기 조율 능력을 보여줄 것인지 궁금해진다.

흥국생명은 미들블로커가 이주아와 김수지로 구성된다. 하지만 거의 블로킹을 빼면 공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부분을 살리면서 갈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이틀전 플레이오프가 막을 내린 직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김연경은 이런 말을 했다. "확실히 현대전에는 자신감이 있어요. 상대가 어려운 경기를 하는 상황을 알아낸 것 같기는 해요"라고 말했다. 5라운드와 6라운드 셧아웃 승리를 통해 해법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양효진 또한 양보는 없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규리그 1위 확정 후 선수단 회식 때 "상대는 힘든 경기를 하고 올라올 것이고, 우리는 쉬면서 잘 준비하면 됩니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쉬면서 본연의 경기력만 회복한다면 적수는 없다는 의미였다.

두 선수는 자주 연락하는 절친이다. 국가대표 시절에는 룸메이트였다. 양효진은 김연경과 같은 팀에서 한 시즌이라도 뛰어보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고, 지난 시즌 종료 후 김연경은 이적에 대한 고민도 했지만 결국 잔류를 선택했다.

김연경과 양효진은 챔피언결정전에서 네트를 사이에 두고 만나게 됐다. 양보는 없다. 효진건설과 연경생명이라고도 불리는 두 팀이다. 이 두 선수가 팀을 어떻게 이끌지도 기대되는 챔피언결정전이다.

1차전은 기선제압의 의미가 담긴다. 시리즈의 향방은 손쉽게 알 수 없다. 다만 붙어볼만한 상대인지, 아니면 상당히 버거운 상대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의미로 다가온다. 현대건설에게는 1세트 코트 적응력이, 흥국생명에게는 1차전 체력 극복이 관건이라 하겠다.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두 팀은 두 차례 만났다. 2006-2007시즌 때는 김연경을 앞세운 흥국생명이 3승 1패로 우승을 차지한 반면, 2010-2011시즌에는 황연주를 앞세운 현대건설이 4승 2패로 우승을 거머쥔 바 있다.

 

 

기사제공 스포츠타임스

홍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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