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있어요. 정말 자신 있습니다.” 김문환(29·대전하나시티즌)의 말이다.
김문환은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알 두하일 SC(카타르)를 떠나 대전으로 향했다.
김문환은 빠른 적응력을 보이며 대전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김문환은 7월 7일 전북 현대전을 시작으로 K리그1 7경기에서 1도움을 기록 중이다.
대전하나시티즌 김문환. 사진=이근승 기자
대전 김문환.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최근 리그 2경기에선 팀의 연승에 앞장섰다. 올 시즌 대전의 첫 연승이다.
김문환은 수비 안정을 꾀하는 데 앞장서면서 상대의 틈이 보이면 주저하지 않고 날카로운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
대전의 반등에 앞장서고 있는 김문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대전하나시티즌이 팀 분위기를 바꿨습니다.
한동안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어요. 8월 10일 수원 FC전 승리(2-1) 후 팀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걸 느낍니다. 선수들이 이전보다 밝은 분위기 속 훈련하고 있어요. 대전 모든 구성원이 ‘이젠 연승을 이어가 보자’란 의지가 큽니다.
Q. 대전이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로 인한 2주 휴식기 후 달라진 거잖아요. 그 2주 휴식기를 어떻게 보냈습니까.
가장 중점을 둔 건 조직적인 움직임이었어요. 우리가 어떻게 움직여야 하고, 어떤 방식으로 공격을 해야 하는지 익혔습니다. 수비 시엔 선수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연습했죠. 황선홍 감독께서 세밀하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선수끼리도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2주의 시간을 잘 준비했던 듯합니다.
Q.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대전 유니폼을 입었어요. 한국으로 돌아온 거잖아요. 한국의 무더위 버틸 만합니까.
한국이 이렇게 더웠나 싶어요(웃음). 진짜 습합니다. 습해서 더 힘든 것 같아요.
카타르 알 두하일 시절 김문환. 사진=AFPBBNews=News1
카타르 알 두하일 시절 김문환. 사진=AFPBBNews=News1
카타르 알 두하일 시절 김문환. 사진=AFPBBNews=News1
Q. 카타르 여름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카타르 모든 구장엔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어요. 경기 날엔 늘 에어컨을 틀어줍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의 여름이 더 힘들게 느껴져요. 솔직히 카타르에서 경기 뛰는 건 크게 힘들지 않았습니다. 에어컨이 잘 나오니까(웃음).
Q. 카타르에선 훈련할 때도 에어컨 틀어줍니까.
훈련 땐 거의 안 틀어요. 카타르에선 팀 훈련을 밤늦게 하기도 합니다.
Q. 대전은 부산, 전북에 이어 김문환의 K리그 세 번째 팀입니다. 대전에서의 생활은 어때요.
생활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아내와 잘 지내고 있죠(웃음). 지금 중요한 건 축구인 것 같아요. 대전이 어려울 때 합류했습니다. 시즌 중 들어왔기 때문에 하루빨리 적응하는 게 중요했어요. 처음엔 걱정을 좀 했습니다. 다행히 주변 선수들이 먼저 다가와 주면서 팀에 빠르게 녹아들 수 있었어요. 동료들에게 정말 고마웠습니다.
Q. 황선홍호 핵심이잖아요. 황선홍 감독이 김문환에게 가장 바라는 건 무엇입니까.
처음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전환했을 때 완성도가 높지 않았습니다. 계속 불안했죠. 황선홍 감독께서 제게 “네가 경기장 안에선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고 하셨어요. 감독님 말씀대로 그라운드 위에서 중심을 잡으려고 힘쓰는 중입니다. (김)재우, (김)현우 등 경기에 함께 나서는 선수가 옆에서 많이 도와주고 있어요. 고마운 마음입니다. 함께 땀 흘리고 더 많이 소통하면서 더 안정된 수비력을 보이겠습니다.
김문환. 사진=대한축구협회
Q. 김문환은 오른쪽 풀백, 윙백을 모두 소화할 수 있습니다. 본래 윙어가 제 포지션이기도 했잖아요. 측면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가 느끼는 풀백과 윙백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말씀 주신 대로 윙어 출신이잖아요. 스리백의 윙백으로 뛸 때가 좀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듯합니다. 공격에 더 적극적으로 가담한다랄까. 포백에선 4명의 수비수가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조직적이어야 틈이 생겼을 때 대처가 가능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수비와 리딩 등에 더 신경 쓰지 않나 싶습니다.
저는 프로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어요. 그러다 보니 팀이 원하는 역할을 해내는 데 익숙합니다. 풀백이든 윙백이든 제 몫을 해낼 자신이 있어요.
Q. 대전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이거든요.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대전 팬들의 함성을 등에 업고 뛰어보니 어떻습니까.
솔직히 힘든 순간이 있거든요. 성적이 안 나오면서 팀 분위기가 가라앉고, 날씨까지 무덥다 보니 정말 힘들 때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팬들을 봐요. 팬들의 목소리도 들립니다. 이기든 지든 변함없이 응원해 주시는 팬들입니다. 팬들이 있어서 포기하지 않고 계속 뛰는 겁니다. 팬들이 없으면 진작 포기했을 거예요. 팬들이 있기에 우린 꼭 올라설 겁니다. 저부터 매 순간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Q. 김문환은 K리그뿐 아니라 미국, 카타르 등 국외에서도 뛰었잖아요. 그 경험이 주는 힘은 무엇입니까.
새로운 환경에서 선수 생활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제겐 큰 경험이었어요. 한국과 모든 게 달랐거든요. 언어, 음식, 문화, 축구까지. 여러 감독님, 코치님, 동료들과 함께한 것도 큰 경험이지 않나 싶습니다.
제일 큰 자산은 ‘어려울 때 헤쳐 나가는 힘이 생겼다’는 겁니다. 미국, 카타르 등에서 살아남기 위해 온 힘을 다했어요.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도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배운 게 정말 많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주저앉지 않고 올라설 힘이 생겼죠.
김문환. 사진=대한축구협회
김문환. 사진=대한축구협회
Q. 곧 국가대표팀 명단 발표가 있습니다. 국가대표팀 복귀 자신 있습니까.
자신 있어요. 정말 자신 있습니다. 제가 경기장에서 증명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대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려고 매 순간 온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더 땀 흘릴 거고요.
Q. 김문환은 어떤 선수입니까.
팀을 위하는 선수요. 저는 프로에 입문했을 때부터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목표였습니다. 지금도 다르지 않아요. 대전에서 김문환이란 이름이 나왔을 때 ‘김문환은 팀에 없어선 안 될 선수’란 얘길 듣고 싶습니다.
[대전=이근승 MK스포츠 기자]
이근승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