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이강인을 향한 억지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강인의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이 절묘한 시기에 이강인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이강인은 프랑스리그연맹(LFP)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 멀티골을 터트린 몽펠리에를 다시 만나는 소감 및 시즌 개막전에서 터트린 득점, 그리고 팬들에 대한 생각 등을 밝혔다.
이강인의 소속팀 PSG는 23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강인과의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구단은 "이강인은 파르크 데 프랭스(PSG의 홈구장)에서 몽펠리에를 상대하기 전 LFP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의 추억을 되돌아보며 지난 주부터 시작된 새로운 시즌의 목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며 이강인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이강인은 우선 잘 아는 상대인 몽펠리에를 만나는 소감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이강인은 "지난 시즌 몽펠리에를 상대로 두 골을 넣었기 때문에 이번 경기는 나에게 특별한 경기다. 금요일에 열리는 경기에 출전해 팀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몽펠리에를 상대로 득점을 터트렸다는 이야기를 꺼내자 이강인은 "그 골은 나에게 특별한 골이었다. 파리 생제르맹 유니폼을 입고 터트린 첫 골이었기 때문이다"라며 "이번 시즌에는 지난 시즌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을 기회가 생기길 바란다. 하지만 나에게 중요한 건 모든 경기에서 승리하고 우리 팀이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했다.
PSG의 홈구장인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득점하는 게 특별한 느낌을 주는지 묻는 질문에는 "그렇다. 팬들 앞에서 골을 넣는 순간은 언제나 특별하다. 그리고 나는 이 골이 내가 좋아하는 다섯 개의 골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강인이 몽펠리에전에서 터트린 골을 특별하게 기억하는 이유가 있었다. 지난 시즌 도중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다녀오느라 체력적으로 부침을 겪었고, 주전 경쟁에서도 힘겨워했던 이강인에게 몽펠리에전 득점은 다가오는 의미가 컸다.
이강인은 "한국 축구 국가대표로 아시안컵을 마치고 돌아왔던 때가 기억이 난다. 좋은 경기를 치른 뒤 컨디션을 되찾아야 했다"면서 "경기장에서 기분이 좋았고, 멋진 승리를 거뒀고, 이 득점으로 팀에 도움이 되었기 때문에 아주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고 돌아봤다.
이강인의 지난 시즌 최종 기록은 36경기(선발 24경기) 5골 5도움이다. 득점과 도움 기록이 높은 건 아니지만 두 공격 포인트의 밸런스가 굉장히 좋다고 할 수 있다. 이에 LFP는 이강인에게 이강인이라는 선수는 득점에 탁월한 선수인지, 아니면 어시스트에 뛰어난 선수인지 물었다.
이강인은 "나는 그 너머를 보려고 한다. 특히 팀을 최대한 도우는 게 내 목표다"라며 "어시스트든, 득점이든 상관없다. 내게는 기록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팀의 승리가 대표적"이라면서 자신은 팀을 위해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어시스트나 득점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팀을 도와야 한다면 그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팀의 모든 선수들이 그런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믿는다"며 어시스트나 득점이 아니더라도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팀을 위해 헌신하는 자세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이강인은 이제 막 PSG에서의 두 번째 시즌을 시작했다. 개막전에서 리그 개막골을 터트리며 기분 좋은 시즌의 출발을 알린 이강인은 파리 생활 2년차에 파리라는 도시에 푹 빠진 모양이다.
이강인은 "우선 도시가 아름답다. PSG에 입단하면서 파리를 처음으로 방문했다"며 "지난 시즌에는 사진으로만 보던 장소들도 직접 봤다. 가족들과 함께 이곳에 정착했고, 잘 지내는 중이다. 내게 가장 중요한 건 이것이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강인은 자신을 응원하기 위해 먼 타국 프랑스의 수도인 파리까지 찾아와 응원해 주는 팬들에 대해 "정말 기분이 좋다. 한국 팬들을 정말 좋아한다. 우리나라에서 나를 응원하기 위해 온 사람들이기 때문"이라며 "팬들은 나에게 많은 사랑과 에너지를 주고, 내가 더 발전하도록 도와준다. PSG의 모든 팬들과 함께 계속해서 발전하고 싶다"며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끝으로 이강인인은 "팬들은 내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되고, 팀을 최대한 돕는 더 좋은 축구를 해서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다. 정말 감사하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이강인의 인터뷰가 나온 시기가 절묘하다. 최근 프랑스 현지에서 이강인을 향한 뜬금없는 비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프랑스 매체 '플래닛 PSG'는 지난 20일 "이강인은 계속 발전할 수 있을까?"라며 이강인에 대한 프랑스 언론인 피에르 메네스의 생각을 전했다.
'플래닛 PSG'에 따르면 메네스는 "난 처음부터 이강인을 의심했다"며 "이강인이 마요르카에서 뛰는 걸 보면서 그의 드리블을 봤지만, 그가 PSG로 이적한 뒤 상대 선수를 드리블로 제치는 걸 보지 못했다"며 이강인이 PSG로 이적한 후 장점인 드리블 능력이 약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가 보는 건 뒤로 물러나는 이강인의 모습이다. PSG라는 옷이 이강인에게 큰 것 같아서 걱정된다. 내가 틀리길 바라지만, 완전히 확신할 수는 없다"며 PSG가 이강인의 기량에 비해 지나치게 큰 무대일 수 있다고 했다.
메네스는 지난해 12월에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난 이강인이 항상 가벼운 선수라고 말했었다. 그는 두세 개의 아름다운 득점을 터트렸지만 난 그가 가볍다고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이강인은 개성이 없다. 측면 드리블을 많이 하고, 전진 패스 능력이 부족하다. 브레스트전에서 킬리안 음바페에게 멋진 패스를 보냈지만 이걸로는 충분하지 않다. PSG가 요구하는 수준은 아니"라고 이강인을 혹평했다.
하지만 메네스의 주장은 많은 힘을 얻지 못했다. 메네스의 분석과 달리 이강인의 드리블 성공률은 마요르카 시절에 비해 낮아지기는 했으나 여전히 50%대로 높았고, 거의 모든 경기에서 한 번은 드리블로 상대를 제치고는 했다. 드리블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힘들다.
전진 패스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 음바페의 득점을 도운 건 이강인의 전진 패스 능력을 보여주는 하나의 단면적인 장면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메네스는 기행 때문에 프랑스 축구계에서 입지를 잃은 인물이다. 그는 프랑스 유력지인 '르퀴프'와 유럽 축구 분석 채널 '카날 풋볼 클럽'에서 오랜 기간 활동했지만, 과거 여성 언론인 동료의 치마를 들추거나 칼럼니스트들에게 강제로 입을 맞추다는 주장이 제기돼 2021년 매체에서 퇴출됐다.
지난해 4월에는 성추행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기도 했다. 2018년 파리 나이키 매장에서 여성 직원의 몸을 만진 혐의로 체포됐던 메네스는 결국 재판 끝에 유죄를 선고받았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