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박병호. 삼성 라이온즈 제공
광주에서 고개 숙였던 삼성 박병호(38)가 홈에서는 다시 기를 펼 수 있을까.
지난 23일 열린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삼성은 2경기를 모조리 내줬다. 마운드가 무너진 것도 있었지만 강점인 장타를 제대로 선보이지 못했다.
박병호도 침묵한 타자 중 한 명이었다. 그는 1차전 성적 4타수 무안타, 2차전 성적은 5타수 무안타로 고개숙였다. 2경기 동안 중심타선에서 무안타에 그친 건 박병호 뿐이다.
삼성은 이제 25일부터 이틀 간 홈에서 한국시리즈 2경기를 치른다.
삼성이 가장 자신있는 곳이기도 하다. 정규시즌 팀 홈런 185개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홈구장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는 119개를 쳐냈다.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가 4명이나 됐다. 박병호는 그 중 한 명이었다.
삼성 박병호. 연합뉴스
박병호에게 대구는 전환점이 된 곳이었다. KT에서 출전 기회가 줄어든 박병호는 팀에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5월 말 삼성과의 1대1 트레이드로 이적했다.
박병호는 이적 후 4경기에서 3홈런을 쏘아올렸다. 올시즌 홈구장에서 쳐낸 홈런이 14개다. 23개의 홈런 중 14개로 타자 친화적인 라이온즈파크의 장점을 잘 살렸다.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 고개 숙이 박병호가 홈으로 와서 홈런으로 분위기를 전환시킬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또한 박병호는 홈런 하나만 쏘아올려도 ‘국민타자’ 이승엽 두산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박병호의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홈런은 13개로, 이 부문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개, 준플레이오프에서 9개, 플레이오프에서 1개, 한국시리즈에서 2개의 홈런을 쳤다.
이 부문 1위는 이승엽 감독이 보유하고 있다. 이 감독은 삼성 유니폼을 뛰고 선수로 뛰던 현역 시절 통산 14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박병호가 하나만 더하면 타이 기록을 달성한다.
박병호는 이미 이승엽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한 기록을 생산한 바 있다. 지난 9월4일 두산전에서 개인 통산 400홈런을 작성했다. 이 기록 초대 보유자인 이 감독 앞에서 담장을 넘겼다. 이 기록 역대 세번째 달성자이기도 하다.
박병호는 정규시즌 동안 KIA를 상대로 6홈런을 쳐냈다. 광주에서는 홈런포가 터지지 않았지만 대구에서는 담장을 넘길 가능성이 적지 않다.
삼성으로서는 홈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한다. 삼성이 1,2차전을 내주면서 우승할 확률이 10%로 줄어들었다.
올해 팀 타선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선보였던 구자욱은 무릎 부상으로 대타로만 출전이 가능한 상태다. 타선을 이끌만한 경험을 갖추고 있는 선수는 박병호다. 최고참은 강민호이지만 한국시리즈 경험이 처음이고, 포수이기에 수비에 집중해야한다. 정규시즌 활약한 김영웅도 첫 가을야구를 겪고 있다. 결국 박병호가 해줘야 삼성으로서는 힘을 낼 수 있다.
김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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