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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량이 떨어진다” 유독 씁쓸했던 여자부 외인 트라이아웃, 왜?...변화의 신호탄 되나

드루와 0
 


2024년 여자 프로배구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는 유난히 초청 선수들의 기량 저하가 두드러졌다. 다시 자유계약 방식의 외국인 선수 선발이라는 변화의 신호탄이 될까.

여자 프로배구는 2015-16시즌부터 자유계약이 아닌 트라이아웃 제도를 통해 외국인 선수를 선발하기 시작했다. 남자부는 그로부터 1년 뒤 트라이아웃을 실시했다. 외국인 선수 영입을 위한 과도한 경쟁과 높은 연봉 지출을 막겠다는 취지였다. 동시에 국내 선수 육성에 힘을 쏟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트라이아웃 현장에서는 “구관이 명관이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특히 올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여자부 트라이아웃에서 각 사령탑들은 “작년보다 기량이 떨어진다”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지난 시즌 V-리그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던 지오바나 밀라나(미국), 브리트니 아베크롬비(푸에르토리코) 등은 한국을 떠난 상황에서 V-리그 재도전에 나선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카메룬)과 지젤 실바(쿠바)는 각각 현대건설과 GS칼텍스와 재계약을 맺었다.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과 GS칼텍스 이영택 감독은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 시즌 한국도로공사에서 뛰었던 반야 부키리치(세르비아)는 정관장의 지명을 받고 새로운 유니폼을 입게 됐다. ‘뉴페이스’는 페퍼저축은행 바르바라 자비치(크로아티아), 한국도로공사 메렐린 니콜로바(불가리아), IBK기업은행 빅토리아 댄착(우크라이나), 흥국생명 투트쿠 부르주(튀르키예)까지 4명이다.

트라이아웃 1일차 연습경기부터 두바이 현장에 등장한 초청선수들의 평가는 좋지 않았다. 대체적으로 첫날에는 비행 등으로 인해 선수들이 컨디션 난조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2일차 연습경기부터는 “어제보다는 낫다”고 했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점점 뽑을 선수가 없다. 선수층이 얇아지고 있다. 여자 배구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올해는 미국에서 여자프로배구리그만 2차례 출범한다. 미국의 프로배구연맹(PVF)에서 운영하는 리그는 올해 겨울에 시작됐고, 미국 국가대표 선수들을 대거 영입한 ‘League One Volleyball(LOVB)’ 리그도 11월 처음으로 개막할 예정이다.


 


이미 미국에서 열리는 두 리그에 실력을 갖춘 선수들은 대거 이동했다. 지난 시즌 한국에서 뛰었던 지아도 LOVB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선수들 뿐만 아니다. 각국에서 러브콜을 받은 감독, 코칭 스태프들도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트라이아웃 개최 시기를 그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 이미 겨울 이적 시장이 열리는 1, 2월에 다음 시즌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에이전트는 “5월 이후에도 팀을 찾지 못하는 선수들이 V-리그 트라이아웃에 도전한다”고도 했다.

그렇다고 트라이아웃을 통해 지급하는 연봉이 적은 금액도 아니다. 지명된 선수들도 연봉에 대한 만족감은 굉장히 클 정도다. 1년차는 25만 달러(3억 4000만원), 2년차는 30만 달러(4억 1000만원)다. 이 외에도 국내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숙식은 기본이다. 가족, 지인까지 포함해 최대 3장의 왕복 항공권 혜택도 누릴 수 있다. 한 감독은 “그 연봉이면 더 좋은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라이아웃 특성상 테스트를 받고 드래프트를 통해 지명을 받을 수 있다. 트라이아웃 신청 후 현장에 참석했지만 지명을 못 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미 수준급 이상의 선수들이 트라이아웃을 기피하는 이유다.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점점 자유계약 선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남자 프로배구에서는 오히려 트라이아웃에 참석한 초청선수들을 향한 호평이 쏟아졌다. 여자부와 분위기가 달랐다. 이에 한 관계자는 “한국 여자배구리그에서는 남자부와 달리 아직 외국인 선수들이 혹사를 당한다는 이미지가 있다. 남자부에서는 여자부에 비해 국내 선수들의 팀 공헌도가 크지만 여자부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프로농구(KBL)도 2012-13시즌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제도를 도입했지만, 2018-19시즌부터 자유 선발로 바꿨다. 2023-24시즌에도 자유계약 방식으로 선수를 선발했다. 2명 보유, 1명만 출전이 가능하다. 2명의 보수는 총 80만 달러(10억 9000만원), 1인 상한은 60만 달러(8억 2000만원)다.

남자 프로배구에서는 외국인 선수에게 1년차 40만 달러(5억 4700만원), 2년차 이상은 55만 달러(7억5000만원)가 주어진다.

남자부 한 관계자는 “외국인 감독들이 V-리그에 들어오면서 각각의 네트워크를 통해 외국인 선수들을 파악하고 있다. 자유계약으로 선수를 선발한다고 해도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말한 반면 다른 관계자는 “아직까지 좋은 외국인 선수를 찾기 위한 감독, 구단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상반된 의견이 나왔다.

현재 남자부보다는 여자부에서 자유계약 선발 찬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선수들 연봉과 비교하면 외국인 선수 연봉이 높은 것은 아니다”는 의견을 낸 관계자도 있다.

분명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구체적인 방식과 시기를 두고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사진_KOVO

 
이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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