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축구공은 정말 둥글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났다. 네덜란드가 '랄프 랑닉 돌풍' 오스트리아에 덜미를 잡혀 승점을 잃었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순식간에 조 1위에서 3위로 추락하게 됐다.
네덜란드는 26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올림피아슈타디온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4) D조 조별리그 최종전(3차전)에서 오스트리아에 2-3으로 졌다.
네덜란드는 코디 각포-멤피스 데파이-도니얼 말런 스리톱이 오스트리아 골망을 조준했다. 조이 페이르만-티자니 라인더르스-예르디 스하우턴이 허리에서 뛰었고 네이선 아케-버질 판 다이크-스테판 더프레이-뤼츠하럴 헤이르트라위다가 수비 라인을 형성했다. 골문은 바르트 페르브뤼헌이 지켰다.
오스트리아는 마르코 아르나우토비치가 원톱에서 공격 포인트를 노렸다. 파트리크 비머-마르셀 자비처-로마노 슈미트가 2선에서 뛰었고 플로리안 그릴리치와 니콜라스 자이발트가 3선에서 공격과 수비를 조율했다. 포백은 알렉산더 프라스-필립 린하르트-막시밀리안 뵈버-스테판 포슈였고, 골키퍼 장갑은 파트리크 펜츠가 꼈다.
어쩌면 이날은 네덜란드에 '운수 좋은 날'이었다. 무승부만 거둬도 16강에 직행할 수 있었던 상황이라 부담없이 경기할 수 있었다. 오스트리아도 승점 1점 확보에 16강에 갈 수 있었기에 크게 무리하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네덜란드 계획은 킥오프 휘슬이 울리고 6분 만에 꼬였다. 왼쪽 측면에서 프라스의 크로스를 말런이 걷어내려고 했지만, 골망으로 빨려 들어가 자책골을 범했다. 오스트리아 입장에선 엄청난 행운이었지만, 네덜란드에게는 예기치 못한 불운이었다.
네덜란드는 동점골을 위해 공격을 해야 했다. 스리톱 자원 중 한 명인 말런이 라인더르스의 킬러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만들었다. 침착하게 밀어 넣었다면 좋았겠지만, 왼발 슈팅이 골대를 벗어나면서 동점골 기회를 날렸다.
네덜란드는 결정적인 기회를 날렸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베테랑 공격수 데파이가 각포의 크로스를 헤더로 조준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정확하게 골망을 겨냥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전 자책골 이후 꽤 두드리던 네덜란드는 기어이 후반에 동점골을 뽑아냈다. 후반 2분 상대 볼을 침착하게 끊은 뒤 조직적인 역습 패턴을 이어갔다. 각포가 시몬스의 패스를 받아 정확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고, 오스트리아 골망에 빨려 들어가며 경기 균형을 맞췄다.
네덜란드는 동점골 이후 역전의 발판을 만들려고 했는데 또 어그러졌다. 오스트리아에 손쉽게 측면 공간을 허용한 뒤 실점했다. 그릴리치가 후반 14분 골 라인을 벗어나려던 볼을 가까스로 살려 크로스를 시도했고 슈미트가 네덜란드 박스 안에서 헤더로 마무리해 포효했다.
경기 흐름은 후반 중반부터 난타전이었다. 결정적인 기회를 살리지 못했던 데파이가 후반 30분 베고르스트의 패스를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해 동점골을 터트렸다. 핸드볼 파울 가능성에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이 진행됐지만 특별한 문제는 없었고, 네덜란드 득점으로 인정됐다.
네덜란드는 겨우 동점골을 만들었는데 결국 실점했다. 부실한 수비 조직력과 집중력 부족을 반복하며 오스트리아에 또 골망을 허락했다. 후반 36분 자비처가 바움가르트너의 패스를 받아 '무각' 상황에서 슈팅했는데 바르트 페르브뤼헌 골키퍼를 뚫고 골망이 출렁였다.
뒤집으려던 추격 의지, 어쩌면 무승부를 원했을 네덜란드에 찬물을 끼얹는 골이었다. 오스트리아 공격력은 더 불이 붙었고 어시스트를 적립했던 바움가르트너가 한 차례 더 골망을 뒤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로 무효였다.
네덜란드는 후반 추가 시간에 동점골을 위해 총력을 다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 골망을 흔들지 못하면서 충격적인 대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조 1위에 올랐지만 최종전에서 승점 확보 실패로 조 3위까지 떨어지고 말았다.
조 3위로 떨어졌지만 16강 진출에는 성공했다. 유로2024에선 조 3위 중 성적 좋은 네 팀이 토너먼트에 진출하게 된다. 아직 모든 팀 순위와 전적이 가려지지 않았지만 슬로베니아와 네덜란드가 F조까지 3위 팀 중 가장 좋은 성적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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