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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대표팀 감독 'V리그 직관 중'... 누가 눈에 띄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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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대표팀 외국인 감독들, 개막 전부터 전 경기 직관 중

 

▲  모랄레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왼쪽). 라미레스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 감독
ⓒ FIVB·AVC

 

 

한국 남녀 배구 대표팀의 외국인 감독들이 2024-2025시즌 V리그 경기들을 직관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현재 남자배구 대표팀은 브라질 출신의 이사나예 라미레스(41) 감독이 맡고 있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푸에르토리고 출신의 페르난도 모랄레스(42) 감독이 지휘하고 있다. 두 감독은 올해 3월 한국 대표팀 감독에 선임됐다. 대한배구협회가 남자배구 대표팀에 외국인 감독을 선임한 건 이번이 최초이다.

두 남녀 대표팀 감독은 지난 14일 한국에 입국했다. V리그에서 국내 선수들의 경기력을 직접 살펴보기 위해서다. 실제로 19일 개막 전부터 23일까지 V리그 전 경기를 경기장을 찾아가 직관 중이다. 그리고 24일 고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남녀 대표팀 선수들은 경기 직후 라미레스, 모랄레스 감독을 찾아가 반갑게 대화를 나누거나 식사를 함께 하기도 했다. 두 감독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당일 V리그 현장 모습을 찍은 영상, 선수들과 식사를 함께 한 사진 등을 올리기도 했다.

세대교체 대표팀 선수들, 감독과 반가운 재회

남녀 배구 대표팀은 올해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점차 발전하는 모습도 보였다.

여자배구는 지난 5~6월에 열린 2024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에서 'VNL 30연패'를 끊어냈고, 최하위에서도 탈출했다.

올해 여자배구 대표팀은 윙 공격수 강소휘(한국도로공사), 정지윤(현대건설), 박정아(페퍼저축은행), 표승주(정관장), 문지윤(GS칼텍스), 미들블로커 이다현(현대건설), 정호영(정관장), 이주아(IBK기업은행), 세터 김다인(현대건설), 김지원(GS칼텍스), 리베로 한다혜(페퍼저축은행) 등이 주전 멤버로 활약했다.

남자배구는 지난 6월에 열린 2024 아시아 챌린지 컵 대회에서 3위에 그쳤지만, 조별 리그에서 아시아 4강 팀인 카타르에 풀 세트 혈전 끝에 3-2로 승리하기도 했다. 이 대회에 아시아 최강 일본, 이란은 출전하지 않았다. 이미 VNL 출전국이기 때문이다.

남자배구 대표팀도 윙 공격수 허수봉(현대캐피탈), 임동혁(대한항공), 임성진(한국전력), 김지한(우리카드), 정한용(대한항공), 신호진(OK저축은행), 이우진(몬차), 미들블로커 이상현(우리카드), 최준혁(대한항공), 세터 황택의(KB손해보험), 한태준(우리카드), 리베로 박경민(현대캐피탈) 등으로 세대교체가 본격화됐다.

내년에 여자배구 대표팀은 5~6월에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 남자배구 대표팀은 9월에 세계선수권 등 중요한 국제대회에 출전한다. 남녀 모두 올해 대표팀에서 활약한 선수는 물론, 새롭게 떠오르는 선수 발굴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정윤주 강렬한 인상... 박정아·김연견 맹활약


 

▲  '화기애애한 식사' 여자배구 대표팀 모랄레스 감독(맨 오른쪽)과 현대건설 대표팀 선수들 (2023.10.22)

ⓒ 모랄레스 감독 인스타

 


그렇다면, 대표팀 감독들이 직관한 가운데 어떤 국내 선수들이 V리그 초반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을까.

여자배구에선 지난 19일 열린 2024-2025시즌 V리그 개막전 현대건설-흥국생명 경기에서 흥국생명 아웃사이드 히터 정윤주(21·176cm)가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경기의 중계 방송사 MVP로 선정됐다.

흥국생명은 이날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올 시즌 '절대 1강'으로 평가 받은 현대건설에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했다. 선수들의 경기력과 감독 전략 측면에서도 사실상 완승이었다. KOVO컵 때 부진했던 흥국생명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이 경기에서 정윤주는 중요한 순간마다 득점을 성공시키며 12득점을 올려 공격에서 큰 기여를 했다. 수비에서도 서브 리시브에서 연속 무너지지 않았고, 후위 수비도 민첩하고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또한 국내 선수의 최대 약점인 파이프 공격(중앙 후위 시간차 공격)도 과감하게 시도했고, 서브도 줄기차게 점프 스파이크 서브를 구사하며 상대를 위협했다. 관건은 V리그 6개월 동안 꾸준한 활약으로 자신의 역량을 증명하느냐다.

현대건설은 미들블로커 이다현(23·185cm), 리베로 김연견(31·164cm)이 제 몫을 했다. 이날 팀 동료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두 선수는 대표팀 선수로서 자존심을 지켰다. 특히 김연견 리베로는 리시브 효율 46%, 디그도 무려 34개나 성공시켰다. 현재 수비 종합과 디그 부문에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20일 정관장-GS칼텍스 경기는 정관장이 3-0으로 압승을 거뒀다. 정관장 표승주(32·182cm), 박은진(25·187cm)도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염혜선(33·176cm) 세터도 토스와 경기 운영에서 맹활약했다.

22일 한국도로공사-페퍼저축은행 경기는 지난해 최하위 팀 페퍼저축은행이 3-0 완승을 거두며, 올 시즌 돌풍을 예고했다.

페퍼저축은행의 박정아(31·187cm), 이한비(28·177cm)는 지난 시즌보다 몸 상태와 경기력이 한층 올라온 모습을 보였다. 박정아는 이날 공격성공률 63%, 공격효율도 54%나 됐다. 이한비도 공격성공률과 공격효율 모두 60%를 기록했다. 올 시즌 FA 이적으로 페퍼저축은행에 합류한 한다혜(29·163cm)도 대표팀 리베로다운 수비력으로 전력 상승에 큰 보탬이 됐다.

남자배구 허수봉·이준, 단연 돋보인 활약


 

▲  2024-2025 V리그 경기장을 찾은 남자배구 대표팀 라미레스 감독(가운데)과 우리카드 대표팀 선수들 (2024.10.20)

ⓒ 라미레스 감독 인스타

 


남자배구에선 19일 개막전 대한항공-OK저축은행 경기에서 대한항공 이준(25·187cm)이 단연 돋보였다. 25득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준은 지난 9월에 열린 2024 통영 KOVO컵 대회에서도 주전으로 맹활약하며 대한항공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이준이 곽승석, 정지석, 정한용에 이어 팀 내 주전급 아웃사이드 히터로 급부상한 것이다. 그러면서 대한항공 외국인 감독의 국내 선수 육성 성과가 또다시 빛을 발하고 있다. 정한용(23·194cm)도 3세트부터 주전으로 출전했음에도 15득점, 리시브 효율 50%를 기록하며 공수에서 큰 기여를 했다.

20일 우리카드-현대캐피탈 경기는 현대캐피탈이 풀세트 혈전 끝에 3-2로 승리했다. 현대캐피탈 허수봉(26·195cm)은 21득점, 공격성공률 54%, 공격효율 51%, 리시브 효율 38%를 각각 기록했다. 아웃사이드 히터로서 공격과 수비 모두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남녀 대표팀 감독의 직관은 23일에도 계속된다. 남자부는 한국전력-대한항공, 여자부는 IBK기업은행-현대건설 경기가 열린다.

물론, 대표팀 감독들이 V리그 1~2경기를 보고 선수 기량을 판단하지는 않는다. 고국에 돌아가서도 영상을 통해 V리그 모든 경기들을 꼼꼼하게 살펴보기 때문이다.

다만, 감독이 직접 경기장에서 지켜본 경기력은 더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다. 어떤 선수들이 감독의 눈도장을 받고, 내년 대표팀에 승선할지 주목된다.


 

박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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