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최창환 기자] “재밌는 인연이다.” 소문이 무성했기 때문일까. 이재도(33, 180cm)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덤덤히 트레이드를 받아들였다.
고양 소노는 4일 빅딜을 단행했다. ‘불꽃슈터’ 전성현을 창원 LG에 넘겨주며 이재도를 영입했다. 이정현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은 물론, 향후 이정현의 입대 공백에도 대비하기 위한 트레이드였다.
이재도로선 생각지도 못한 트레이드였다. 지난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 지난달 20일 LG와 계약기간 3년 보수 5억 5000만 원에 재계약한 후 불과 보름 만에 트레이드를 통해 떠나게 됐기 때문이다.
발표는 4일에 이뤄졌지만, 트레이드와 관련된 소문은 5월 말부터 무성하게 떠돌았다. 이재도로선 첫 트레이드도 아니었다. 이재도는 2017-2018시즌 초반 부산 KT(현 수원 KT)와 안양 KGC(현 정관장)가 단행한 트레이드를 통해 팀을 옮긴 경험이 있다. 이재도와 김승원이 KGC로, 김기윤과 김민욱이 KT로 향했다.
2번째 트레이드인 데다 소문도 퍼져서일까. 이재도는 덤덤하게 이적을 받아들였다. 결혼 준비로 바쁜 와중에도 전화 인터뷰를 통해 트레이드 소감을 전하는 한편, 3시즌 동안 응원을 보내준 LG 팬들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트레이드 소문이 무성했다.
솔직히 생각지도 못했다. ‘어안이 벙벙하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다. 포지션상 생각할 수 없는 조합이었기 때문이다. LG는 슈터(유기상)가 있고, 소노도 좋은 가드(이정현)가 있어서 상상을 못했다. 물론 1명 더 있으면 좋은 부분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좋게 생각하면 양 팀이 필요에 의해 진행한 트레이드다. 나는 2017년에 트레이드를 경험한 적도 있다. 그때에 비하면 충격이 덜하다.
LG에서의 3시즌을 돌아본다면?
생활, 농구와 관련된 부분은 모두 좋았다. LG를 선택했던 것에 대한 후회는 전혀 없다. 3시즌 동안 동행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지만, LG 팬들의 기대에는 못 미치지 않았나 싶다. 그래도 팀을 위해 열심히 뛰었다는 것만 기억해 주신다면 뿌듯할 것 같다. 3년이라는 짧은 시간만 있었지만, LG 팬들의 열정은 최고였다. 앞으로 LG에 없지만, 이재도라는 선수도 응원해 주시면 감사드리겠다.
절친한 사이인 전성현과 트레이드됐는데?
얘기를 듣자마자 바로 통화를 하긴 했다. 서로 몰랐던 상태에서 갑자기 진행이 됐다. 지난주 월요일(5월 27일)까지만 해도 만나서 술도 한 잔했는데 이후 이렇게 될 줄 상상도 못했다. 둘 다 지금까지 뛰어온 시간에 비하면 적은 시간만 남은 베테랑들이다. 덤덤하게 받아들인 후 서로 고양, 창원 집은 어떤지 물어봤다(웃음). 평소에도 워낙 많은 얘기를 나누는 사이다. 재밌는 인연이다.
김승기 감독과 재회하게 됐다.
아직 별다른 얘기는 안 하셨다. 팀 합류 시기에 대해서만 말씀하셨다. 소노는 3일에 소집됐지만, 나는 곧 결혼식이 있다. 신혼여행도 다녀와야 하니까 천천히 들어오라고 배려해주셨다. 나에 대해 잘 알고 계시고, 나도 감독님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돌아보니 3번째 만남이다. 신인 시절 KT 코치셨다. 헤어졌다가 안양에서 감독과 선수로 만났고, 소노에서 재회했다. 감독님이 나를 좋아하는 건지, 내가 감독님을 따라가게 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이 부분 역시 재밌는 인연이다(웃음). 함께 했을 때 좋은 추억도 있는 만큼 소노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고참 역할을 잘 수행하겠다.
상대 팀에서 본 이정현은 어떤 선수였나?
너무 무서운 존재였다. 3년 차에 불과하지만, 파괴력은 모두가 인정하는 선수다. 같은 팀에서 뛰게 돼 마음이 편하다. (이)정현이를 돕는 역할이든 어떤 역할이든 팀이 원하는 부분에 맞추도록 노력하겠다. 그 부분은 감독님도 크게 걱정 안 하실 거라 생각한다. 빨리 팀의 방향성에 대해 듣고 싶다. 적응은 큰 문제없을 것이다. 코치님들도 아는 사이고, 젊은 선수들을 제외하면 다 인연이 있다. LG에서 함께했던 (정)희재 형, (임)동섭이 형뿐만 아니라 (김)영훈이는 군대 동기다. (홍)경기 형과는 KT에서 함께 뛰었다.
새 시즌 목표는 우승인가?
당장 우승을 바라볼 전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플레이오프가 먼저다. 플레이오프만 올라가면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목표는 플레이오프다. 최근 2시즌 연속 4강에 올랐으니까 올 시즌도 4강 이상을 목표로 준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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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