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 4차전 열린 사직체육관, 3차전보다 많은 1만1천217명 모여
3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 부산 KCC와 수원 KT 경기. KT 허훈이 KCC 허웅의 수비를 뚫고 슛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농구 대통령’ 허재의 아들들이 왕좌를 놓고 싸우는 명승부에 2경기 연속 1만명이 넘는 구름 관중이 몰렸다. 특히 프로농구 2경기 연속 ‘1만 관중’ 기록은 13년 만이다.
부산 KCC와 수원 kt의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4차전이 열린 부산 사직체육관에는 공식 집계 기준 1만1217명의 관중이 몰렸다. 지난 1일 3차전(1만496명)에 이어 이 경기장에 연속으로 1만명 이상의 관중이 입장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번 챔프전은 허웅(KCC), 허훈(kt) 형제의 맞대결로 치러져 연일 화제를 모은다.
사직체육관은 팬들의 환호·응원 소리가 경기장 구석구석을 메웠다. 평소 3, 4층 관중석을 운영하지 않지만 3차전에 이어 이날 경기도 좌석을 모두 개방했다.
KBL에 따르면 2경기 연속 '1만 관중' 기록은 2010-2011시즌 원주 동부(현 DB)와 전주 KCC(현 부산 KCC)의 챔프전 5, 6차전 이후 13년 만이다. 13년 전 챔프전 2경기는 중립 지역인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과거 챔프전 중립 경기 제도에 따라 KBL은 5, 6, 7차전을 양팀의 홈이 아닌 제3지역에서 개최했다.
13년 전 동부와 KCC의 시리즈를 포함해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중립 경기가 열렸던 4차례(1997-1998시즌 6·7차전, 1999-2000시즌 5·6차전, 2009-2010시즌 5·6차전) 챔프전에서 연속 1만 관중 기록이 나왔다.
2008-2009시즌 서울 삼성과 전주 KCC의 챔프 4, 5차전이 열린 잠실실내체육관에도 1만명 이상 관중이 모였다. 다만 이때는 중립 경기가 아니었다. 잠실실내체육관은 삼성의 홈구장이다.
KCC를 이끄는 전창진 감독은 경기 전 "이렇게 많은 관중이 왔으니 좋은 경기를 해야 한다. 이기든 지든 이런 기회는 많이 없다"며 "나도 여러 번 챔프전을 경험했지만 이정도 (팬들이) 열광하는 건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전에는 중립 경기라는 특수성 때문에 (1만 관중이) 가능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것도 아니다"라며 "우리가 부산으로 와서 첫 시즌인데 사직체육관에 이렇게 관중이 와주신다면 내년에도, 그 이후에도 계속 오실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전 감독은 허웅, 최준용, 송교창 등 국가대표 선수들이 대거 모인 '슈퍼팀' KCC의 서사가 팬들을 불러 모은 것 같다고 이번 열풍을 분석했다. 그는 "농구도 이렇게 할 수 있다는 자긍심을 느끼게끔 하는 게 KCC의 역할이 아닌가 싶다. 그러면 나머지 9개 팀도 부러워할 거고, 관중을 위해 구단이 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시즌 (고양) 소노가 헝그리 정신을 발휘해 팬들에게 감동을 줬듯이 우리는 과감한 투자로 스타 플레이어를 데려왔고, 그 선수들이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게 있다"고 웃었다.
박동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