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4억 벌던 ‘호크 아이’ 코로나 백수 “딸 양육비 줄여달라”

할리우드 스타 제레미 레너, 딸 양육비 감액 소송

마블 영화 시리즈에서 ‘호크 아이’라는 캐릭터로 인기를 끈 미국 영화 배우 제레미 레너(49)가 이혼한 전처(前妻)에게 딸 양육비를 낮춰달라는 소송을 냈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월평균 4억원이 넘던 수입이 모두 끊기고 오히려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배우 제레미 레너(오른쪽부터)와 그의 딸, 전처인 소니 파체코. /데일리메일

14일(현지 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레너 측에서 미 로스앤젤레스(LA) 법원에 “전처에게 딸 에바(7) 양육비로 매달 지급하고 있는 3만 달러(약 3500만원)를 1만1000달러(1300만원)로 줄여 달라”고 요구하며 제출한 레너의 소득 추이가 기록된 문건을 입수해 보도했다.

문건에 따르면 레너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간 월평균 34만 4649달러(4억 640만원)를 벌어들였다. 배우와 가수, 작곡가 등으로 활동하면서 이런 돈을 벌었다고 레너 측은 밝혔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주 수입원이던 할리우드가 폐쇄되면서 지난 5월 순수익은 1만 8368달러(216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레너 측은 한동안 주머니 사정이 개선될 것 같지 않다면서 법원에 “대부분의 영화 제작 일정이 연말(年末) 전까진 재개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제레미 레너가 양육비를 줄여달라며 법원에 제출한 소득 감소 증명 문서. /데일리메일

레너 측이 밝힌 한달 고정 지출은 9만8000달러(1억 1560만원) 수준이었다. LA에 침실만 9개가 있는 고급 저택에 대한 담보로 매달 1만 8279달러가 나가고, 식료품과 생활용품 등으로 매달 5651달러 정도를 쓴다고 했다. 세탁과 청소 등에 대한 용역비로도 매달 3393달러, 네바다주에 있는 별장을 유지하는 데도 월평균 1만 1438달러가 쓰인다고 레너 측은 밝혔다.

그러나 레너가 파산 지경에 이른 것은 아니다. 시세가 약 700만달러(82억6000만원)로 추정되는 LA 고급저택이 있고, 네바다주 별장도 200만 달러(23억 6000만원) 수준의 재산 가치가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레너는 100만 달러 이상의 주식과 채권을 가지고 있으며, 현금으로만 13만 5000달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너의 총 자산 규모는 1900만달러(22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레너는 전처인 소니 파체코(29)와 2014년 12월 갈라섰다. 결혼 10개월 만의 이혼이었다. 딸 에바에 대한 양육권은 공동으로 가지기로 했지만, 법원은 레너에게 딸 명의의 펀드계좌에 양육비를 월마다 3만 달러 지급하라고 2018년 4월 명령했다.

/제레미 레너 페이스북

1971년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레너는 1995년 영화 ‘시니어 트립’에서 조연으로 데뷔했지만, 오랜 기간 무명 배우였다. 이후 여러 영화에서 주로 조·단역으로 간간이 스크린에 모습을 내비치던 그는 2008년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의 ‘허트 로커’에서 주인공 ‘리엄 제임스’ 역을 맡으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허트 로커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폭발물 제거반 EOD를 그린 영화로, 미국에선 2009년 개봉됐다. 이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를 누르고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을 포함 6개 부문 최다 수상을 기록했다.

/인스타그램

레너는 이후 마블 시리즈인 ‘토르:천둥의 신(2011)’과 ‘어벤져스(2012)’ ‘캡틴 아메리카(2016)’ ‘어벤져스:엔드게임(2019)’ 등에서 호크 아이 역을 맡아 큰 인기를 끌었다.

[김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