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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타임머신] 이 아이는 자라서 ‘국가대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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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생 양효진(오른쪽 첫 번째). 사진=선수 제공.


유망주를 포기할 수 없었다. 주위에서 설득에 나섰다. 양효진을 처음 배구의 길로 인도했던 선생님의 선생님까지 뛰어들었다. 집으로 찾아와 새벽까지 간곡한 부탁을 이어갔다. 배구를 계속하면 무조건 실업팀에 갈 거라고 장담했다(당시엔 프로팀이 없었다). 양효진은 “가끔 선생님을 만나면 그때 이야기를 한다. 난 끝까지 울면서 안 하겠다고 버텼다. 선생님 덕분에 지금까지 배구를 하게 됐다. 감사하다”고 미소 지었다.

재능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었다. 양효진은 “기초 체력은 부족했지만 볼 감각이 좋았다. 어렵지 않더라. 금방 늘었다”며 “대회에 나가면 중학생 언니들이 내게 잘한다고, 타고났다는 칭찬을 자주 해줬다”고 밝혔다. 그는 “운동하면서 내성적이던 성격이 외향적으로 바뀌었다. 자존감이 낮았는데 활발해지며 달라졌다”고 웃었다.

부산여중에 입학해 다시 배구공을 잡았다. 그때부터 ‘반드시 운동선수로 성공해야겠다’는 다짐을 마음에 새겼다. 운동에 대한 두려움을 없앴다. 흥미를 느꼈고 배구의 매력에 빠졌다. 초등학생 때부터 해온 센터를 자신의 포지션으로 굳혔다.

남성여고에 진학해 고민이 생겼다. 팀 상황이 어려웠다. 선수가 부족했고 대회에도 잘 나가지 못했다. 운동을 쉬고 있는 일반 학생들을 데려와 겨우 최소 인원 7명을 맞췄다. 양효진은 “내 배구 인생이 여기까지인가 싶었다. 팀 성적이 나야 하는데 잘 안 되니 너무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2007~2008시즌 KOVO 여자 신인선수드래프트. 남성여고 양효진은 1라운드 4순위로 현대건설의 지명을 받았다. 그는 “내 이름이 불리는 순간 다행이라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2019~2020시즌 정규리그 MVP 양효진. 사진=KOVO


정상에 오르고도 한동안 ‘쉼’을 몰랐다. 그는 “약 10년간 배구에 몰두해서 살았다. 앞만 보고 달렸다”며 “어느 날 돌아보니 어릴 때 꿈꾸던 것들을 이뤄냈더라. 그 사실만으로도 행복하고 감사했다”고 했다.

하나씩 내려놓기 시작했다. 양효진은 “항상 압박감, 중압감을 짊어지고 살았다. 나를 너무 기계처럼 다뤘다. ‘이렇게 하다간 배구선수 양효진 외에 인간 양효진은 죽어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모든 걸 너무 움켜쥐려고만 하면 안 되더라. 충분히 노력하고 그래도 안 되는 것엔 죽도록 매달리지 않기로 했다”고 터놓았다.

은퇴할 때까지 ‘프로답게’ 코트 위에 서는 게 마지막 목표다. 그는 “내 이름에 맞는 기량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 하지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며 “실력을 떠나 배구를 향한 열정, 진심만큼은 항상 최고이고 싶다. 프로 정신이 정말 대단했던, 사람도 참 좋았던 선수로 남았으면 한다”고 진심을 내비쳤다.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여느 때처럼 구슬땀을 흘린다. 양효진은 “나이가 들고 몸이 아파도 더 열심히 뛰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어릴 때부터 나를 응원하고 지지해주신 팬분들이 계시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를 잘 이겨내 경기장에서 다시 팬분들을 뵙고 싶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선수 제공, KOVO

기사제공 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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