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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투백 MVP와 우승 실패' 그리스 괴물의 모순된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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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이동환 기자] 2020년은 야니스 아데토쿤보에게 슬픈 해로 기억될 것이다. 정규시즌에서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밀워키의 2년 연속 리그 1위를 이끌며 백투백 MVP를 차지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마이애미에 완패하며 우승 도전이 또 다시 실패로 끝났다.

아데토쿤보를 향한 시선이 비관적으로 바뀌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규시즌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아데토쿤보와 밀워키의 미래도 함께 불투명해지고 있다. 과연 아데토쿤보는 자신에게 새겨지고 있는 주홍글씨를 걷어낼 수 있을까. 그리고 아데토쿤보와 밀워키의 미래는 어떻게 달라질까.



 



정규시즌, 더할 나위 없었다

2017년 생애 첫 올스타에 선정됐던 야니스 아데토쿤보는 지난해 생애 첫 MVP에 선정되며 리그 최고급 선수로 자리잡았다.

211cm의 큰 신장과 긴 팔을 가졌음에도 현란한 스텝을 활용한 돌파로 상대 페인트존을 완전히 박살냈다. 2018-2019시즌 아데토쿤보는 페인트존에서만 평균 17.5점을 쏟아부었는데 이는 2위 앤써니 데이비스(14.3점)를 여유 있게 제친 리그 전체 1위 기록이었다.

스페이싱과 팀 조직력 구축에 일가견이 있는 마이크 부덴홀저 감독을 처음 만나면서 아데토쿤보는 더 크게 날개를 폈다. 평균 32.8분 출전해 27.7점 12.5리바운드 5.9어시스트 야투율 57.8%를 기록한 아데토쿤보는 결국 생애 첫 정규시즌 MVP를 거머쥐었다. MVP 투표에서 101장의 1위 표 중 78표를 가져가며 투표 점수 941점으로 2위 제임스 하든(776점)을 크게 제쳤다. '그리스 괴물'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문제는 플레이오프였다. 1라운드에서 디트로이트를 4전 전승으로, 2라운드에서 보스턴을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꺾은 밀워키는 동부 결승에서 만난 토론토에 2승 4패를 기록하며 탈락의 쓴맛을 봤다.

1차전과 2차전을 잇달아 잡아냈을 때만 해도 파이널 진출을 눈앞에 두는 듯했으나, 3차전부터 토론토에 내리 4경기를 내주며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아데토쿤보의 한계가 명확하게 드러난 시리즈였다. 토론토는 3차전부터 카와이 레너드를 아데토쿤보의 마크맨으로 붙였는데, 이 같은 토론토의 매치업 변화에 아데토쿤보가 크게 고전하면서 시리즈 분위기가 급격히 바뀌었다. 빠른 사이드 스텝과 상체 힘에 바탕을 둔 레너드의 수비에 아데토쿤보의 페인트존 공략은 효율이 급격히 내려갔고, 시리즈가 끝날 때까지 아데토쿤보는 이에 대한 파훼법을 찾지 못하면서 파이널 진출에 실패하는 아픔을 겪었다.

2019-2020시즌도 같은 일이 반복됐다.

정규시즌은 이번에도 괴물이었다. 평균 출전 시간이 오히려 감소했음에도(32.8분→30.4분) 아데토쿤보의 평균 기록은 오히려 더 뛰어올랐다. 아데토쿤보는 평균 29.5점 13.6리바운드 5.6어시스트 야투율 55.3%를 기록하며 올해도 정규시즌 MVP를 거머쥐었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슈팅도 보완해가는 모습이었다. 아데토쿤보는 지난 시즌 대비 3점슛 시도를 눈에 띄게 늘렸고(경기당 2.8개→4.7개) 그 중 1.4개를 성공하며 데뷔 후 처음으로 경기당 3점슛 성공 개수가 1개를 넘어섰다.

3피트 이내 야투 시도 빈도는 줄이고(57.3%→48.2%) 그만큼 3점슛 시도 빈도를 늘리면서(16.3%→23.7%) 전체 야투율 감소를 피할 수 없었지만(57.8%→55.3%) 선수효율지수(PER)는 30.89에서 31.86으로 오히려 상승했다. 이는 1962-1963시즌의 윌트 체임벌린(31.82)을 넘어선 역대 단일 시즌 PER 1위 기록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번에도 플레이오프에서 드러났다. 1라운드에서 올랜도를 4승 1패로 가볍게 넘어선 밀워키는 2라운드에서 만난 마이애미에 1승 4패로 무기력하게 패하며 허무하게 시즌을 마감했다.

슈팅력이 불안하고 페인트존 공략에 치중하는 아데토쿤보의 문제가 1년 전과 마찬가지로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마이애미는 자유투 라인 앞에 노골적으로 2명, 3명이 벽을 세우며 아데토쿤보가 스텝을 밟으며 페인트존으로 진입할 수 있는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이 같은 마이애미의 수비를 다른 밀워키 슈터들이 공략하는 데도 실패하면서 시리즈 분위기가 완전히 마이애미로 넘어갔다.

설상가상으로 아데토쿤보는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4차전에 11분 29초만 뛰고 5차전은 아예 결장하면서 시리즈 막바지에는 팀의 무기력한 패배를 가만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아데토쿤보와 밀워키의 한계가 더 명확해진 시리즈였다.



 



플레이오프의 아데토쿤보, 무엇이 문제인가

플레이오프의 야니스 아데토쿤보는 무엇이 문제인 걸까.

앞서 언급했다시피 2019-2020시즌에 아데토쿤보는 나름대로 변화와 발전을 모색했다. 3점슛을 더 많이, 적극적으로 시도했고 림으로 돌진하다가 턴어라운드 페이더웨이 점프슛을 던지는 상황도 많이 보여줬다. 종종 림조차 맞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최소한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슛을 던졌다는 점에서 필라델피아의 벤 시몬스와는 크게 비교됐다.

문제는 이 같은 변화가 아직은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점. 3점슛 성공 개수가 1.7개까지 늘어나긴 했지만 3점슛 성공률은 30.7%에 머물렀다. 그저 3점슛 시도가 늘어난 만큼 더 넣은 정도였다. 3점슛이 안정적으로 장착됐다고 말할 만한 슈팅 효율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아데토쿤보는 순간적인 스피드와 하체 힘을 활용한 순간적인 페인트존 돌파에만 두 시즌째 의존했고, 이를 간파한 마이애미는 아데토쿤보를 어렵지 않게 막을 수 있었다. 신장이 작아도 사이드스텝이 민첩하고 손질이 좋은 안드레 이궈달라, 제이 크라우더를 아데토쿤보에게 붙이며 돌파 제어에 초점을 뒀다. 최대 장기인 돌파가 막히자 아데토쿤보의 공격 효율은 급감했고, 이는 곧 밀워키 팀 전체의 경기력 저하로 이어졌다.

점프슛이 약하고 돌파에 의존하는 선수는 경기 템포가 낮아지고 세트 오펜스 빈도가 높아지는 플레이오프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데토쿤보는 그런 선수의 전형적인 모습을 지난 2년의 플레이오프 동안 보여줬다.

트랜지션 상황에서의 림 공략이 줄어들자 아데토쿤보는 전반적인 경기 지배력이 크게 감소했다. 세트오펜스에서 아데토쿤보가 할 수 있는 것은 상대 수비가 만드는 벽을 예측하며 동료들에게 패스를 연결하는 것밖에 없었다. 이를 크리스 미들턴, 에릭 블레소가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밀워키의 경기력은 고구마 먹은 듯 답답해지기만 했다.

물론 밀워키의 2년 연속 플레이오프 실패를 아데토쿤보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조력자인 크리스 미들턴, 에릭 블레소 등의 경기력도 들쑥날쑥했고 마이크 부덴홀저 감독은 플레이오프에 약한 모습을 또 다시 보여줬다. 상대가 아데토쿤보를 봉쇄하기 위한 수비법을 가지고 왔다면, 밀워키는 이를 역이용해서 그 수비법을 쓰지 못하도록 만들거나 아예 다른 지점에서 전술적 우위를 가져갔어야 했다. 하지만 부덴홀저를 비롯한 밀워키 코칭스태프는 의미 있는 반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밀워키의 허무한 시즌 마감에는 분명 아데토쿤보뿐만이 아니라 동료 선수들과 밀워키 코칭스태프의 책임도 상당히 크다.



 



그러나 아데토쿤보 본인이 좀 더 성장할 필요도 분명히 있다.

점프슛이 약한 선수가 플레이오프에서 고전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최근에만 있었던 일이 아니다. 아데토쿤보 이전에도 많은 선수들이 같은 문제로 고민했다. 심지어 르브론 제임스조차도 20대 중반까지는 슈팅력 부재와 상대의 새깅 수비로 플레이오프에서 약점을 노출했다. 아데토쿤보 역시 선배들과 같은 한계를 경험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가장 쉬운 근본적인 해답은 슈팅력을 개선하는 것이다.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지만, 슈팅력만 바뀌어도 전술적으로 많은 변화구가 생긴다.

상대의 새깅 수비를 앞에 두고 유유히 점프슛을 꽂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핀다운 스크린을 받아 가볍게 점프슛을 터트릴 수도 있다. 점프슛을 장착하면 포스트업을 활용해 턴어라운드 점프슛으로 공격을 마무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2대2 게임의 스크리너로 역할하며 팝 아웃을 통해 캐치앤슛을 터트릴 수도 있다. 이래서 농구에서 슛이 정말 중요하다.

아데토쿤보 본인도 2020년 오프시즌을 전략적으로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2020-2021시즌은 크리스마스 이후에 개막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예년에 비하면 오프시즌이 짧지만, 평소 농구에 대한 진지한 태도를 보여온 아데토쿤보라면 이 시간을 알차게 보낼 가능성이 높다. 과연 아데토쿤보는 달라진 모습으로 새 시즌을 맞이할 수 있을까.



 



그리스 괴물과 밀워키의 미래

만약 2020-2021시즌에도 아데토쿤보와 밀워키가 우승 도전에 실패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것 하나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NBA 판도가 크게 요동칠 것이다.

마이애미와의 시리즈에서 패하며 시즌을 마감한 후, 아데토쿤보는 밀워키 공동 구단주 중 한 명인 마크 라스리를 직접 만났다. ESPN의 보도에 따르면 아데토쿤보와 라스리는 함께 점심을 먹으며 3시간에 달하는 미팅을 가졌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라스리는 아데토쿤보에게 사치세를 납부해서라도 우승 도전을 도울 수 있는 로스터를 구축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는 후문이다. 2021년 아데토쿤보의 FA 선언을 앞두고 밀워키 구단도 승부수를 던지는 것이다. 크리스 폴을 비롯한 여러 선수가 밀워키행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아데토쿤보는 시즌 마감 이후 SNS 팔로잉을 대거 정리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가족을 제외한 모든 계정에 대한 팔로잉을 끊었고, 밀워키 구단과 동료 선수들 역시 그 대상이었다. 이는 곧 밀워키 로스터에 어떤 변화가 생기더라도 감내하겠다는 무언의 선언인 동시에, 어떻게든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수준의 로스터를 만들어달라는 무언의 압박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만약에 밀워키가 2020-2021시즌에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시즌을 끝낸다면 2021년 FA 시장에서는 역대급 혼전이 펼쳐질 것이다. 이미 마이애미, 토론토, 댈러스 등이 아데토쿤보 영입을 노릴 수 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 2019년 FA 시장에서 마이애미가 지미 버틀러를 사인 앤 트레이드로 영입한 상황을 참고해 샐러리캡 여유분이 안 되는 팀들도 아데토쿤보 영입을 일단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과연 야니스 아데토쿤보와 밀워키 벅스의 미래는 어떻게 흘러갈까. 지금부터 1년 동안 펼쳐질 '아데토쿤보 드라마'에 NBA 팬들의 눈과 귀가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진 제공 = 로이터/뉴스1

이동환 기자 

기사제공 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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