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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머니볼'? 빌리 빈 단장, MLB 떠나 EPL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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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 고효율, 세이버 메트릭스 주도... 축구에서 새 도전 나설까?



[김상화 기자]

'머니볼'로 유명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빌리 빈 부사장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축구팀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지난 13일(한국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빈 부사장이 오클랜드 구단 운영에서 손을 떼고 EPL 소속 리버풀 FC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빌리 빈은 MLB 오클랜드 외에도 래드볼 애퀴지션이라는 업체의 공동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그런데 이 회사가 또 다른 MLB 구단인 보스턴 레드삭스, EPL 리버풀 등을 소유한 펜웨이 스포츠와 합병을 추진하면서 문제가 야기되었다. 현재 빈 부사장은 오클랜드 지분 1%를 보유 중이어서 이른바 '이익 충돌'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올해 안에 인수 협상이 마무리 되면 논란을 없애는 목적 외에도 "새로운 도전을 위해 EPL행을 선택할 것"이라고 WSJ 등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지난 1997년 시즌 종료 후 오클랜드 단장에 부임해 팀을 이끌었던 빈 부사장이 물러난다면 메이저리그 뿐만 아니라 한국 프로야구에도 큰 영향을 끼친 '머니볼' 신화의 퇴진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의 거취는 국내외 야구 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저비용 고효율 운영? 프로야구의 혁명 가져온 '머니볼'
 

▲  영화 <머니볼>의 한 장면
ⓒ 소니 픽쳐스 릴리징 브에나 비스타 영화(주)


 
지난 1998년 시즌부터 오클랜드 단장을 맡으면서 빈 부사장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야구단을 재편하면서 메이저리그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오클랜드는 뉴욕 양키스로 대표되는 막강한 자본의 대도시 연고팀(이른바 '빅마켓팀') 상대로는 선수 영입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오클랜드처럼 살림살이 넉넉치 못한 구단은 효율적인 방식으로 전력 강화를 모색해야 했다. 당시 빈 단장은 오랫동안 야구 전문가 및 팬들이 중요시 생각해왔던 홈런, 타점 등 일반적인 기록 대신 저평가 받아온 출루율, 장타율 등의 기록에 눈을 돌렸다. 이는 타율은 낮더라도 출루율이 높은 선수가 팀 승리에 더 큰 기여를 한다는 나름의 믿음에 바탕을 둔 것이다. 

이를 위해 한정된 예산 속에서 저평가 받은 선수들을 저렴한 가격(연봉)에 영입하고 각자에게 맞는 역할을 재부여한다. 이 과정에서 빌리 빈 단장은 세이버 메트릭스( 야구를 통계학적/수학적으로 분석하는 방법론)를 야구단의 운영 및 경영에 적극 활용하고 나섰다.  배리 지토, 팀 허드슨, 마크 멀더 등 일명 '영건 3인방'으로 대표되던 젊은 선발투수진을 앞세워 2002년 그해 리그 전체 최다승(103승) 및 20연승의 돌풍을 일으키며 MLB에 파란을 일으켰다. 

일련의 과정 및 활용 방식은 경제 저널리스트 마이클 루이스에 의해 <머니볼>이란 저서로 재탄생했고 2011년엔 브래드 피트 주연의 동명 영화로 제작되기에 이른다.  지금은 머니볼 이론을 활용하지 않는 구단이 없을 만큼 보편적인 야구단 운영 기법으로 정착되고 있다. 홈런, 타점, 다승 대신 WAR(대체선수승리기여도), OPS(출루율+장타율), WHIP(이닝당 주자출루허용) 등에 큰 비중을 두고 선수를 평가하는 등 달라진 관점에서 선수 및 팀을 분석하는 건 어느새 당연한 일이 되고 있다. 

프로야구계에 새로운 파장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빌리 빈의 '머니볼'은 충분히 높은 가치를 평가 받아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계 및 비판도 존재한다. 가장 큰 약점은 "머니볼 만으로는 우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클랜드의 가장 최근 월드시리즈 우승 기록은 지난 1989년으로 빈 단장이 부임하기 훨씬 이전의 일이다. 

장점 못잖게 한계도 존재한 머니볼
 

▲  영화 <머니볼>의 한 장면.
ⓒ 소니 픽쳐스 릴리징 브에나 비스타 영화(주)


 
102승을 달성하며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2위에 오른 2001년 오클랜드는 뉴욕양키스(95승)에게 디비전 시리즈에서 2승을 먼저 거두고도 내리 3연패를 당해 탈락했다. 영화에서도 비중있게 소개된 20연승 돌풍을 일으키며 103승을 거둬 서부지구 1위를 차지한 2002년 우승에 도전했지만 역시 디비전 시리즈에서 미네소타 트윈스에게 2승3패로 밀려 대권 도전 문턱에서 오클랜드는 또 한번 좌절을 맞봤다.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를 마감하고 오랜만에 올라선 2012년과 2013년 역시 디비전 시리즈에서 탈락하는 등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오클랜드로선 전통적으로 단기전 승리를 이끌어줄 S급 선수의 부재가 큰 약점으로 작용했다. 정규 시즌 한국 144경기, 미국 162경기라는 장기레이스에선 두터운 선수층을 지닌 팀들이 안정적으로 팀을 운영하기 마련이다. 주전 선수의 체력 안배를 위해 백업 멤버를 고르게 활용하기 때문에 특급 선수가 부족하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은 거둘 수 있었다. 이는 WAR 4.0급 스타선수는 없지만 WAR 1.0대 수준의 고만고만하지만 "가성비 좋은" 여러 명으로 이를 대신하면서 경기를 승리로 가져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주전 선수 중심의 최정예 전력으로 맞대결을 펼치는 포스트시즌은 사정이 다르다. 확실한 주전 선수 위주로 엔트리를 구성하고 팀의 주력 선발투수들이 총가동되는 등 경기에 투입되는 선수의 능력치는 정규시즌 대비 급격히 올라가기 마련이다. 특히 한국시리즈 및 월드시리즈 등 단기전 싸움에선 초특급 에이스 투수와 최고 강타자의 존재가 절대적인 역할을 담당하곤 했다. 

최근의 KBO에서만 놓고 보더라도 반덴헐크(전 삼성), 니퍼트 (전 두산), 린드블럼 (전 두산) 등 그해 리그 최고 외국인 투수들과 양현종(KIA), 김광현 (전 SK) 등 국내파 에이스 투수들이 한국 시리즈에서 전천후로 활약하면서 우승 보증수표 노릇을 톡톡히 담당했다. 게다가 이런 임무를 맡아주는 선수들의 몸값(연봉)은 리그 최상급에 달한다.게다가 지금은 가난한 구단이건 부자 구단이건 가릴 것 없이 세이버 메트릭스를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이렇다보니 "머니볼" 뿐만 아니라 전력 증대를 위해선 가용 범위 내에서의 자본 투입을 비롯한 추가적 수단 활용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견해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타 종목에서도 빌리 빈은 성공할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 선수로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빌리 빈은 일찍 은퇴한 후 구단 말단직원부터 시작해서 이젠 야구팬들과 영화팬들에게까지 이름이 널리 알려진 프로 스포츠계 성공 신화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그렇기에 MLB 대신 전혀 다른 분야인 EPL 도전은 놀라움과 흥미로움을 동시에 선사한다.

축구는 다양한 세이버메트릭스 기록들을 분석해서 경기에 활용하는 야구와는 전혀 성격이 다른 종목이다. 또한 (야구에서도 자본은 중요하지만) 유럽 명문 축구단의 성패는 자본력에 달려 있다는 평가도 많다. 오클랜드는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데 반해 리버풀은 가장 최근 시즌인 2019-2020시즌 EPL 우승을 차지했고 UEFA 챔피언스 리그, 슈퍼컵 등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둔 강팀이기도 하다. 야구계의 혁신을 주도했던 인물임을 감안하면 EPL로의 이동을 기대해봐도 좋을 듯하다.

 

기사제공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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