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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영 잃은 현대건설, 우승후보 자격 유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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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미리보기 ⑥] 수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양형석 기자]

지난 비시즌 동안 각종 언론과 배구팬들의 관심을 독차지한 팀은 단연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였다. 흥국생명은 국가대표 주전세터 이다영을 영입하면서 '슈퍼 쌍둥이'를 합체시켰고 지난 6월에는 '배구여제' 김연경과 계약하면서 대한민국 여자배구 국가대표 주전 3명이 한 팀에 모인 '슈퍼팀'을 탄생시켰다. 프로출범 직전 장소연, 강혜미, 구민정이 뭉쳐 겨울리그 5연패를 달성했던 현대건설 이후 이렇게 화려한 멤버 구성은 처음이었다.

그런데 도저히 적수가 없을 것 같았던 흥국생명이 첫 실전이었던 지난 9월 컵대회 결승에서 GS칼텍스 KIXX에게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코트에서 상대보다 한 발 더 뛰고 동료들끼리는 더욱 힘차게 격려하자는 GS칼텍스의 이른바 '미친개 작전'이 흥국생명의 조직력에 균열을 일으킨 것이다. 1989년생 한수지를 제외한 멤버 전원이 1990년 이후에 태어난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GS칼텍스는 컵대회 이후 흥국생명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이렇게 흥국생명과 GS칼텍스가 배구팬들의 관심을 양분해 차지하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팀이 있다. 바로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던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였다. 비록 시즌이 조기종료되면서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은 얻지 못했지만 현대건설은 분명 지난 시즌 V리그 여자부 최고의 팀이었다. 정규리그 1위를 하고도 우승팀이라는 타이틀을 얻지 못했던 현대건설의 이번 시즌 목표도 당연히 '우승'이다.

외국인 선수 조기 교체에도 정규리그 1위 차지
 

▲  매 시즌 MVP급 활약을 이어오던 양효진은 지난 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MVP에 선정됐다.
ⓒ 한국배구연맹


 
2018-2019 시즌 외국인 선수 베키 페리가 기량 미달로 조기 퇴출된 현대건설은 대체 외국인 선수 밀라그로스 콜라(등록명 마야) 합류 이후 상승세를 탔지만 초반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정규리그 5위로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이다영 세터를 중심으로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조직력이 잘 맞았고 정지윤이라는 신인왕도 배출했다. 현대건설에서 신인왕이 탄생한 것은 2008-2009 시즌의 염혜선(KGC인삼공사) 이후 10년 만이었다.

시즌 후반의 안정된 전력이라면 새 시즌에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판단한 이도희 감독은 외국인 선수 마야를 잔류시켰다. 그리고 FA시장에서 지난 두 시즌 동안 부쩍 성장한 윙스파이커 고예림을 영입했다. 고예림은 작년 컵대회에서 황민경과 레프트 콤비를 구성하며 맹활약했고 현대건설을 우승으로 이끌며 대회 MVP에 선정됐다. FA시장에서 고예림을 영입했던 현대건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한 것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 마야가 무릎부상으로 조기퇴출됐지만 2015-2016 시즌 득점왕 출신인 대체 외국인 선수 헤일리 스펠만이 긴 공백에도 팀에 잘 적응하며 마야의 자리를 메웠다. 결국 현대건설은 시즌 최종전이 된 GS칼텍스와의 '삼일절 매치'에서 승리하며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현대건설이 정규리그 1위에 오른 것은 마지막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2010-2011 시즌 이후 무려 9년 만이었다.

국가대표 붙박이 주전 센터인 '거요미' 양효진은 11시즌 연속 블로킹 1위에 올스타 팬투표에서도 단골로 1위를 차지하는 스타지만 유독 정규리그 MVP와는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양효진은 지난 시즌 득점 6위(429점, 국내선수 3위)와 공격성공률 1위(43.70%), 블로킹 1위(세트당 0.85개)에 오르며 데뷔 후 첫 정규리그 MVP에 선정됐다. 사실 예년에 비해 양효진의 활약이 크게 두드러진 건 아니지만 MVP에 선정되기엔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신장이 크지 않아 블로킹에서는 다소 약점이 있지만 공격과 서브리시브에서는 팀에 없어서는 안될 큰 역할을 한 '레프트 듀오' 황민경과 고예림의 활약도 돋보였다. 특히 고예림의 경우 이적 첫 시즌이었음에도 마치 현대건설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것처럼 팀에 잘 녹아 들었다. 리베로 김연견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현대건설에서 황민경과 고예림의 활약이 없었다면 정규리그 1위는 상상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새 외국인 거포 루소는 현대건설에게 '축복'이 될까
 

▲  여자부에서 손 꼽히는 파워를 자랑하는 정지윤의 레프트 변신이 성공하면 현대건설은 더욱 위력적인 공격력을 갖출 수 있다.
ⓒ 한국배구연맹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이 끝난 후 FA대어 이다영이 흥국생명으로 이적했다. 이다영은 염혜선 이적 후 지난 세 시즌 동안 거의 전 경기를 교체 없이 출전했을 정도로 팀 내 비중이 높은 세터였다. 하지만 다른 것도 아닌 '가족'과 함께 뛰고 싶다며 이적을 선택한 이다영을 말릴 방법은 없었다. 대신 현대건설은 FA자격을 얻은 황민경과 옵션 포함 3억 원, 김연견 리베로와도 옵션 포함 2억 원에 계약을 체결하며 이다영 외 추가이탈을 막는데 집중했다.

이다영이라는 주요전력을 잃었음에도 현대건설이 이번 시즌을 자신하는 이유는 거물 외국인 선수 헬렌 루소 때문이다. 2순위 지명권을 가진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가 켈시 페인을 지명하하면서 현대건설에 입단한 루소는 벨기에, 스위스, 폴란드, 이탈리아, 터키 리그에서 활약했던 경험이 풍부한 선수다. 특히 지난 시즌엔 수준 높은 터키리그에서 득점 2위와 윙스파이커 부문 베스트7에 선정된 바 있어 V리그에서도 큰 활약이 기대된다.

현대건설은 IBK기업은행 알토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새로운 주전세터 이나연을 영입했다. 이나연은 신장(173cm)은 크지 않지만 기업은행과 GS칼텍스를 오가며 주전세터로 많은 경험을 쌓았고 담력도 강한 편이다. 특히 이다영 세터를 키워낸 명세터 출신 이도희 감독을 만났고 현대건설에 뛰어난 중앙 공격수 자원이 많은 만큼 이나연에게는 현대건설 이적이 재도약을 위한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번 시즌 현대건설의 운명을 쥐는 선수는 정지윤이 될 확률이 높다. 이도희 감독은 사이드의 공격력을 높이고 블로킹이 좋은 이다현을 활용하기 위해 정지윤을 윙스파이커로 변신시킨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정지윤은 윙스파이커로 활용하기엔 아직 서브리시브가 선배들(황민경, 고예림)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하다. 국가대표 센터로 활약하기엔 신장(180cm)이 아쉬운 정지윤이 날개 공격수로 변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역대 프로스포츠에서 전 시즌 1위 팀이 이토록 팬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경우도 드물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현대건설은 주변의 불필요한 관심에서 벗어나 시즌준비에 몰두할 수 있었다. 사실 현대건설은 주전세터와 외국인 선수가 바뀐 것을 제외하면 지난 시즌 1위 전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번 시즌 현대건설을 흥국생명, GS칼텍스와 함께 우승후보로 분류해도 전혀 무리가 없는 이유다.

 

기사제공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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