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가평군 GS칼텍스 숙소에서 구단 반려견 ‘킥스’(래브라도 리트리버)와 시간을 보내는 외국인 선수 러츠. 킥스는 구단이 개설한 인스타그램 팔로어만 3000명이 넘을 정도로 팬들에게도 사랑 받고 있다. 사진 출처=킥스 인스타그램
경기 가평군에 있는 프로배구 여자부 GS칼텍스 서울 킥스의 선수단 숙소에는 생후 8개월 된 래브라도 레트리버 한 마리가 있다. 6월 허세홍 구단주가 선물한 강아지 ‘킥스’다. 넓은 숙소를 신나게 돌아다니는 킥스는 어느새 구단의 마스코트가 됐다. 킥스를 자신의 방으로 데려가기 위해선 순서를 기다려야 할 정도로 선수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기혼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선수가 주로 숙소생활을 하는 배구단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건 GS칼텍스만이 아니다. 남자부 대한항공의 믹스견 ‘쩜보’는 경기 용인시 선수단 숙소의 터줏대감이다. 선수들이 인근 신갈호수에서 러닝훈련을 할 때마다 동행하는 ‘러닝 파트너’이기도 하다. 4년 넘게 숙소에 있는 동안 많은 선수를 겪다 보니 이제는 새로운 얼굴이 와도 심드렁하다는 후문. 대한항공 관계자는 “3년 넘게 함께했던 가스파리니가 2018~2019시즌을 끝으로 떠난 뒤 외국인 선수에게는 마음을 잘 안 주고 있는 것 같다. 지금 뛰고 있는 비예나가 쩜보의 마음을 얻으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웃었다.
같은 용인 지역의 여자부 흥국생명 숙소에는 유기묘 흥국이, 생명이가 있다. 1년째 함께 지내는 두 고양이를 위해 선수들은 직접 집도 장만해 주고, 사료도 챙겨주며 정성을 쏟고 있다. 휴대전화 바탕화면에 고양이 사진을 해놓은 선수들도 있을 정도로 사랑을 받고 있다.
충남 천안 현대캐피탈 숙소에서 최태웅 감독과 함께 한 반려견 ‘네바’(시베리안 허스키). 천안=양회성 기자
충남 천안에 있는 남자부 현대캐피탈 스카이 워커스 숙소에는 반려동물이 네 마리나 있다. 러시안 블루 고양이 스카이와 워커, 시베리안 허스키 네바, 그리고 올해 새 식구가 된 닥스훈트 ‘훈이’다.
반려동물 사랑은 종목을 가리지 않는다. 프로농구의 경우 한때 감독들이 숙소에서 맬러뮤트 등 대형견을 키우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반려동물에 각별한 애정을 쏟는 스포츠인도 많다. ‘골프 여제’ 박인비(32)는 반려견 리오(골든 레트리버)가 보물 1호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직후 남편에게서 받은 선물. 특히 리오를 위해 테라스를 전용 놀이터로 꾸미고, 외출을 위한 전용차량까지 마련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프로야구 두산 김태형 감독(53)도 경기가 없는 날이나 비시즌에는 대형견인 중앙아시아 셰퍼드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강홍구 기자
기사제공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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