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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떠난 송광민 “나와 보니 보이는 것도 있어…어딜 가든 열심히 경쟁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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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송광민이 한화 소속이던 지난달 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키움전 2회 역전 득점하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광민(37)의 올 가을은 바쁘다. 이미 지난 11일 팬들과 함께 김장봉사를 한 후 14일에는 공주를 찾아 공주고 동문, 공주고 야구부 후배, 팬들과 연탄봉사도 했다. 틈틈이 다음달 6일 결혼식도 준비해야 한다. 지난 16일부터는 개인훈련도 시작했다. 시즌이 끝나면 밀렸던 개인일정을 하는 여느 선수들처럼 그의 가을도 많은 일정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올 가을은 그에게 특별하다. 아니 조금은 묘하고 허무할지도 모른다. 2006년 데뷔 후 15년 동안 몸 담아 왔던 한화 이글스 선수라는 수식어를 더 이상 쓸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송광민은 지난 6일 이용규(35), 최진행(35), 윤규진(36), 안영명(36) 등과 함께 한화의 방출명단에 포함됐다. 막상 통보를 받았을 때는 담담했는데 어느 정도 주변을 정리하고 운동을 해야 하는 때가 오자 달라진 입지가 조금씩 실감나기 시작했다.

올 시즌 타격부진으로 6월 처음 2군에 갔을 때 그는 조금씩 팀과의 마지막을 예감할 수 있었다. 7월부터 이별을 예감하며 하반기 시즌을 치렀다. 그랬기에 통보가 왔을 때 큰 감흥이 생기지 않았다. 워낙 팀이 많이 졌다. 그 역시도 중심에서 책임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베테랑으로서 팀을 다잡고 싶어 어느 때보다 노력했지만 성적은 따라오지 않았다.

송광민은 “야구를 너무 못 한 거다. 아무리 개개인의 성적이 좋더라도 팀의 성적이 안 좋으면 묻히는 것 아닌가. 나이는 먹어가고 준비는 나름대로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이렇게 됐다. 최원호 감독대행이 오셔서 그래도 꾸준히 기회를 주시고 경기에 내보내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2년 지명을 받고 2006년부터 1군에 뛰기 시작한 송광민은 13시즌 동안 타율 0.286, 111개의 홈런에 530타점을 올렸다. 2016년과 2017년에는 타율 0.320 이상에 10개가 넘는 홈런, 80타점 언저리의 성적을 냈다. 한화의 1루를 생각하면 김태균이 떠오르는 것처럼, 한화의 3루에는 항상 그가 떠올랐다.



송광민이 한화 소속이던 지난달 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전에서 2회 초 1타점 2루타를 치고 2루에 안착하며 더그아웃을 향해 세리머니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광민은 “충청도가 고향이다. 공주 출신이라 이 팀을 빙그레 때부터 봐왔다. 군 입대 때문에 팬들 걱정을 시키고 여러 일도 있었지만 그랬기에 정말 정이 많이 쌓인 구단이었다. 2군에 가고 더그아웃에서도 제3자가 돼 경기를 보니 감회가 정말 새로웠다. 후배들의 경기하는 모습도 보니 후배들이 정말 잘해줬으면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사랑했던 한화였기에 지금의 상황은 낯설기만 하다. 그래도 선수로서 자신을 새롭게 보는 기회가 되고 있다. 송광민은 그 언젠가 비시즌 캐나다 휘슬러의 스키장을 갔던 이야기를 꺼냈다. 야구가 정말 안 될 때 야구생각만 하면 머리가 아팠는데 그렇게 새로운 풍경을 보고나니 머리가 비워졌고 새로운 각오가 섰다고 했다. 정말 새로운 팀을 찾아야 하는 지금이 그에게는 새로운 풍경을 마주하는 상황과 같았다. 익숙한 상황을 벗어났으니 달라진 마음가짐으로 서려고 한다.

송광민은 “이제 급한 일들은 다 끝나서 가볍게 산에도 올라가면서 훈련을 하려고 한다. 12월이 중요할 것 같다. 빨리 움직인다고 해서 몸 상태를 유지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웨이트와 유연성을 목적으로 부상을 방지할 수 있는 몸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팀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다. 송광민은 “스스로 야구를 잘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가진 장점으로 오래 뛰고 싶다. 주전, 백업이나 포지션에 관계없이 항상 경쟁하며 자리를 빈틈없이 메울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화는 그에게 첫사랑이었고 추억을 줬다. 갈 곳을 찾지 못해 은퇴를 하게 되더라도 계속 응원하고 싶은 팀이다. 그 팀과 팬들에게 떳떳하기 위해 송광민은 다시 드넓은 광야로 나섰다.

 



하경헌 기자 

기사제공 스포츠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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