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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더한 설기현과 경남, 영입 준비로 분주하다 [이근승의 킥앤러시]

드루와 0
-파격으로 시작한 2020년 경남 FC, 굳건한 신뢰 확인하며 한 시즌 마쳤다 
-“7살 위 수석코치 선임 이유? 내 부족한 부분을 채울 분”
-“여름 이적 시장 지나면서 팀이 더 단단해졌다”
-“올 시즌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 나갈 시기. 효율적인 투자로 성과 낼 것”
 
 
 
경남 FC가 새 시즌 더 큰 도약을 준비한다(사진=엠스플뉴스, 한국프로축구연맹)
 

 

 
[엠스플뉴스]
 
승격 좌절로 흔들리지 않는다. 코칭스태프, 선수단, 프런트 사이 신뢰가 끈끈하다는 걸 확인했다. 경남 FC는 내년 더 큰 도약을 준비한다. 
 
경남은 올 시즌을 눈물로 마무리했다. 11월 2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플레이오프(PO) 수원FC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남(3위)은 올 시즌 K리그2 정규리그 순위에서 수원FC(2위)보다 한 계단 아래였다. K리그2 준PO, PO가 무승부로 끝날 시 정규리그 상위 팀을 승자로 한다는 한국프로축구연맹 규정에 따라서 수원FC가 승격을 확정했다. 
 
딱 1분을 버티지 못했다. 경남은 전반 27분 최 준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백성동, 도동현, 박기동 등이 추가골을 노렸다. 그라운드 위 10명의 필드 플레이어가 수비에 가담해 K리그2 최다득점 팀의 공격력을 약화시켰다. 그러나 전광판의 시간이 멈추고 4분의 후반 추가 시간까지 지난 후반 99분 44초. 수원FC 안병준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경남의 승격은 좌절됐다. 
 
경남 설기현 감독은 “PO 결과가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라며 “수원FC가 정규시즌에서 우리보다 승점 15점을 더 획득한 이유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올 시즌 훌륭한 선수들을 만나 승격 문턱까지 왔다. 선수들이 수원FC와 마지막 승부에선 올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K리그1으로 향하지 못한 건 온전히 감독의 잘못이다. 선수들과 팬들에게 죄송하다. 이 경험을 성장의 동력으로 삼아서 내년엔 꼭 승격이란 결실을 보겠다.” 설 감독의 얘기다. 
 
- 새 출발 알린 경남, 시작은 ‘파격’의 연속이었다 -
 
 
경남 FC 미드필더 백성동(사진 가운데)(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경남 FC의 2020년 준비 과정은 파격적이었다. 2019시즌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부산 아이파크에 패하며 강등된 아픔을 잊고 빠르게 팀을 재정비했다. 
 
시작은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주역 설기현 감독의 선임이었다. 설 감독은  벨기에 주필러리그 RSC 안더레흐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레딩 FC, 풀럼 FC 등에 몸담은 유럽파 선수였다. K리그에선 포항 스틸러스, 울산 현대, 인천 유나이티드 등을 거쳤다. 
 
하지만, 지도자 경력은 풍부하지 않았다. 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건 2015년 은퇴 후 맡은 성균관대학교 축구부가 유일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26일 김종부 감독과 결별한 경남의 선택은 설 감독이었다. 
 
코치진 구성에서도 파격은 이어졌다. 설 감독은 자신보다 7살 위인 김종영 코치에게 수석코치를 맡겼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경남의 코칭스태프 구성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설 감독이 유럽에서 오래 뛴 까닭에 마인드가 확실히 다르다”고 말했다. 
 
“체육계는 선·후배 관계가 확실하다. 감독이 선배, 수석코치와 동행하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다. 2003년 포항 스틸러스 최순호 전 감독이 3년 선배 박항서(현 베트남 축구 대표팀)를 수석코치로 불러들인 사례가 유일할 정도다.” 위 관계자의 생각이다. 
 
설 감독과 김 코치가 인연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친분이 없다. 김 코치는 포항제철 아톰즈(포항 스틸러스의 전신), 삼익악기 실업축구단, 울산현대미포조선 돌고래축구단 등을 거친 무명이다. 그런 김 코치에게 수석코치를 맡긴 이유는 간단했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사람을 골랐다는 게 설 감독의 설명이다. 
 
경남의 파격은 전지훈련에서도 이어졌다. 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처음 경험해보는 축구”라며 “아주 재밌고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는 공통된 얘길 했다. 
 
“한 단어로 감독님의 축구를 표현하는 건 어렵다. 시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밝은 얼굴로 훈련에 임한다. 훈련이 기다려지는 것이다. 고무적이다. 더 배우고 익숙해져야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팬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축구를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훈련할 때부터 재밌는 축구라면 실전에선 얼마나 더 흥겨울지 궁금하다.” 2월 경상남도 남해 전지훈련 당시 백성동의 말이다. 
 
경남은 철저한 역할 분담으로 2020시즌 준비를 이어갔다. 설 감독은 공격 훈련에만 신경을 쏟았다. 
 
“전문가들이 있다. 예를 들어 경남의 체력 훈련은 100% 하파엘 카베나기 피지컬 코치가 맡는다. 하파엘 코치가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하면 난 무조건 따른다. 평생 관련 분야를 연구한 분이다. 공격수 출신 내가 피지컬 코치보다 효과적인 체력 훈련을 진행할 순 없다. 상대 수비 공략 방법을 찾아서 알리고, 매 경기 개인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내 일이다.” 설 감독의 말이다. 
 
- 경남은 일찍부터 2021시즌 준비를 시작했다 - 
 
 
경남 FC 네게바는 올 시즌 K리그2 19경기에서 뛰며 2골 2도움을 기록했다. 네게바는 십자인대 수술과 재활로 이전만큼의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경남 FC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완성도 높은 경기력을 보였다. 설기현 감독은 2-3-5 포메이션을 선호했다. 후방에서부터 짧은 패스로 공격을 전개하는 빌드업 축구를 만들어갔다.
 
하지만, K리그2는 호락호락한 무대가 아니었다. 후방 빌드업이 익숙하지 않은 선수들이 적응에 애를 먹었다. 상대의 강한 압박에 실수를 반복했다. 제주 유나이티드와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란 전망과 달리 7위까지 내려앉았다. 
 
그랬던 경남이 반등했다. 정규리그 최종전 대전하나시티즌과 경기에선 6위였던 순위를 3위로 끌어올렸다. 경남, 대전, 서울 이랜드 FC, 전남 드래곤즈 등 4개 팀이 2장의 준PO 티켓을 두고 벌인 경쟁에서 살아남았다. 
 
경남은 수비보다 공격에 힘을 싣는다. 올 시즌 K리그2 27경기에서 40골을 넣었다. K리그2 최다득점 3위다. 수비(27경기 37실점) 조직력을 더하면 내년엔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게 축구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경남 수뇌부도 올 시즌 성과에 만족을 나타냈다. 경남 박진관 대표이사는 “시즌 중반까지 우리가 준비한 만큼의 경기력이 나오지 않아 걱정했던 게 사실”이라며 웃었다. 
 
“여름 이적 시장을 지나면서 단단해졌다. 어떤 팀을 만나든 경남만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결과까지 가져왔다. 설 감독이 팀을 잘 이끌어주고 있다.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보일 수 있도록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경남이 초반의 어수선함을 극복하고 PO에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다.” 박 이사의 올 시즌 평가다. 
 
경남은 11월 29일 올 시즌 일정을 마쳤다. 그러나 구단 프런트는 쉴 틈이 없다. 내년엔 더 발전한 경기력을 보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박 대표이사는 “올 시즌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시기”라며 “도민구단 특성상 막대한 투자를 할 순 없지만 효율적인 투자로 최고의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축구계엔 경남이 이적 시장 개장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소문이 널리 퍼졌다. 이적 시장에 정통한 축구계 관계자는 “박 대표이사의 말처럼 막대한 투자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설 감독이 원하는 선수는 꼭 영입하겠단 게 경남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음과 같은 생각을 전했다. 
 
“외국인 선수가 우선이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인 선수가 경남으로 향할 수 있다. K리그2에서 기량을 증명한 측면 공격수도 후보다. 설 감독은 수비보다 공격에 힘을 싣는다. 영입 리스트에 올라 협상을 진행 중인 선수 가운데는 공격수가 많다. 구단 수뇌부가 설 감독을 믿는다. 지원도 약속했다. 경남은 비시즌 가장 눈여겨봐야 할 팀 가운데 하나다.” 
 
K리그1 승격엔 실패했지만 신뢰는 더 두꺼워졌다. 경남이 내년엔 어떤 경기력으로 축구계 눈을 사로잡을지 궁금하다.
 
 
이근승 기자

기사제공 엠스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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