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팬이 됐다" 반전으로 끝난 학교 폭력 기자회견

그래픽=고경민 기자

학교 폭력을 행사한 프로야구 선수 A와 피해자가 서로 화해했다.

피해자 B 씨는 15일 서울 강남구 코지모임공간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어제 A가 찾아와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구했다"면서 "진심어린 사과를 받아들여 더 이상 과거의 일을 묻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화해한 만큼 구단과 선수의 이름을 알리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당초 B 씨는 CBS노컷뉴스에 A가 학창 시절 후배들에게 물고문을 하고 흉기로 위협하는 등 학교 폭력을 자행한 사실을 폭로한 바 있다.([단독]"물고문에 흉기 위협"..美 마이너 출신 프로야구 선수 '학폭 의혹') 이에 A는 허위 사실이나 과장된 부분이 많다면서 향후 법적 대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B 씨는 야구 기자단에 15일 기자 회견을 하겠다고 자청했다. 이런 가운데 A가 B 씨와 그 가족을 찾아 용서를 구했고, 화해가 이뤄진 것이다.

B 씨는 "A가 폭력을 일부 인정을 했고, 내가 기억하는 만큼 자신이 기억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했다"면서 "완전한 화해와 용서를 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는 반대 입장이 됐다"면서 "A의 팬이 돼서 응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의 마음 고생도 털어놨다. B 씨는 "A의 폭력이 너무 강렬해서 다른 선배들의 폭력은 장난 수준이었다"면서 "당초 폭로할 생각이 없었는데 가족이 구단에 항의하자 A가 '기억이 안 난다'는 답을 해서 분노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야구와 완전히 인연을 끊고 영상도 볼 수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A가 사과하면서 응어리가 풀렸다는 것이다. B 씨는 "이제부터는 야구도 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A에 대한 분노를 가라앉히고 무분별한 비난을 멈춰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금전적 보상은 없었다는 것이다. 이날 동석한 한국성범죄무고상담센터 관계자는 "A로부터 일체의 보상금을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B 씨는 향후 A와 함께 학교 폭력 근절 캠페인도 함께 한다는 계획이다. B 씨는 "내가 당해보니 학교 폭력이 정말 안 좋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근절을 위한 시민 활동에 나서기로 했고, A도 도움을 주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어린 선수들이 구타와 학대로 꿈을 저버리고 제대로 살지 못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당부했다.

 

기사제공 노컷뉴스